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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왠지 어색한 GC녹십자 CI?..속사정 들여다 보니

Tuesday, February 27, 2018, 06:02:00 크게보기

교체 전 녹색 십자가 CI, 마약판매점 이미지와 비슷해 해프닝 발생
회사측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도약하기 위해서 교체한 것일 뿐”

[인더뉴스 조은지 기자] 지난달 변경된 GC녹십자의 CI(기업 아이덴터티)를 두고 세간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CI가 도안의 형태와 색깔 등에서 녹십자의 기업 이미지와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는 게 첫번째 얘깃거리다.

 

특히, GC녹십자는 미국을 비롯해 해외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 예전에 녹색 십자가 모양의 로고가 해외에서는 마약 판매점에 사용되는 이미지와 비슷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기존 CI를 바꾼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1월 기존에 사용하던 녹색 십자가 모양의 로고와 기존 ‘녹십자 홀딩스’사명을 국문과 영문 구분 없이 GC로 변경했다. 

 

‘열정’과 ‘도전’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건강’과 ‘번영’을 상징하는 녹색을 사용, CI변경은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취지로 제작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뀐 로고가 오히려 기업이미지를 모호하게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새로운 CI는 기존의 각진 모양의 십자가와는 모서리 부분이 동그랗게 다듬어져 있다. 색깔도 짙은 녹색과 옅은 녹색, 빨간색과 노란색 등이 뒤섞여 있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알록달록한 바람개비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띠고 있다.  

 

제약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로고는 녹십자라는 것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형태였는데, 바뀐 로고는 '녹십자'라는 사명과는 다소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며 “새로운 CI가 녹십자의 정체성을 재확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에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녹십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새 로고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면서도 “뭔가 급조된 인상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로고가 바뀐 데에는 피치 못 할 사정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녹십자가 운영 중인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약(마리화나)을 구매하러 들어온 소비자들이 있었는데, 이 같은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 것이 녹십자가 급하게 새로운 CI를 제작하게 된 배경이 됐다는 게 골자다. 

 

녹십자의 직원인 A 씨는 “사내 회의 중 한 임원이 로고가 바뀐 이유를 살짝 언급한 일이 있었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녹색 십자가 모양이 해외에서는 마약과 관련된 심볼과 비슷해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생겨서 CI를 바꾸게 됐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장이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유력해 보인다. 미국은 녹십자가 해외 진출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인 데다, 마리화나가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콜로라도주는 21세 이상 성인이면 합법적으로 오락용 마리화나를 피울 수 있다. 106개의 판매점이 몰려있는 덴버 시내에서는 녹색 십자가 간판을 달고 있는 상점들에서 마리화나를 판매하고 있다. 


'메디컬 마리화나'는 의료용이며, '레크레이셔널 마리화나'는 기호용이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의료용과 기호용 마리화나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마리화나는 마약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어 외부 벽에 녹색 십자가 모양이 그려져 있고 ‘MEDICAL’만 적혀져 있는 경우도 있다.

 

현재 미국 내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주 또는 특별구는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알래스카, 네바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DC 7곳으로 알려졌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오는 7월부터 소매 판매가 허용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GC녹십자는 미국 내에 판매법인 신설 및 세일즈 전문가 영입 등 신규조직 구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미 진출을 대비해 지난 2015년 2200억 원을 투자해 착공에 들어간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 혈액분획제제 공장은 지난해 11월 준공식을 마치고 대규모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녹십자는 백신과 면역결핍치료제 등의 혈액제제를 수출하고 있다. 혈액제제는 혈액 내에 있는 의약품으로 만들 수 있는 성분들로 면역결핍치료제의 주요 원료가 되기도 한다. GC녹십자의 미국은 혈액제제 시장 중 절반을 차지하는 곳으로 선진시장 진출에도 큰 의미가 있다.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는 GC녹십자에 ‘마리화나(마약)’를 떠올릴 수 있는 녹색 십자가 CI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각진 십자가 모양에서 탈피한 데다 빨간색과 노란색까지 첨가한 새로운 CI를 만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녹십자의 원래 영문 명칭은 ‘Green Cross(녹색 십자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 바뀐 CI는 원래 이름의 의미와는 잘 부합되지 않는 것 같아 의아스러웠는데, 나름의 고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녹십자 관계자는 “녹색 십자가 모양이 두루 쓰이다 보니 마약과 연관이 되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기는 하겠다”며 “하지만, 글로벌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로고를 바꾼 것일 뿐이며, 확대해석은 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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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 기자 cho.ej@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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