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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식약처의 이상한 전자담배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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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08, 2018, 14:06:07

[문정태의 타각打刻] 식약처 “함유량으로 유해성 비교 바람직하지 않다”며 타르 함유량 비교
자신들의 논리에 유리한 부분엔 ‘비교 가능’한 수치 제시..불리한 부분은 한쪽 수치만 보여줘

 

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담배 유해성은 흡연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해성분 함유량만으로 제품간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분석결과 내용 중 발췌)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는 합동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보도자료도 작성해 배포했다.

 

그런데, 정부가 배포한 보도자료는 여러 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스스로 유해성분 함유량만으로 제품간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보도자료의 제목부터 “담배 타르,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 더 많아”라고 달아 놨다. ‘전자담배에는 유해물질인 타르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담겨 있어서 건강에 더 좋지 않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풍겼다.

 

부제목에서도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발암물질도 포함”이라고 써서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의도했다.(이런 발암 물질들은 일반 담배의 20%정도에 그친다는 사실은 빼놓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도자료는 ‘보여주고 싶은 것(수치)만 보여준다’는 식으로 작성됐다.

 

 

<분석결과>에서 식약처는 수치가 커보이는 니코틴과 타르의 함량을 보여줄 때에는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들의 함유량의 범위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전자담배의 수치가 높아 보이도록 함으로써,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커보이도록 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함유량이 낮은(일반 담배의 20%수준) 발암물질의 성분을 보여줄 때에는 일반담배의 수치는 배제한 채 전자담배의 함유량만 표시했다. 일반 담배의 수치를 표시할 경우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작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석결과의 의의> 부분에서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의 주장만 장황하게 나열돼 있다.

 

식약처는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부분에서는 니코틴의 유해성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을뿐더러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쯤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전자담배는 일반담배를 대신해서 피우는 ‘담배’이지, 금연에 도움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다.)

 

식약처는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됐다는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는 “유해성분의 함유량만으로 제품 간에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식약처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또 “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자신들이 진행한 분석 결과를 통해 전자담배의 발암물질의 농도가 일반담배의 20%정도에 불과하다는 점(근거)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보도자료나 분석결과 자료에는 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애써 무시했다.

 

그러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공포감만 불러일으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언론에서는 “전자담배의 배신”이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그런 기사에는 “전자담배가 더 나쁜 거였구나”, “그냥 일반담배나 피워야겠다”는 댓글들이 수도 없이 달리고 있다.

 

식약처는 “전자담배가 더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일반담배에 비해서 덜 나쁘다고 볼 수가 없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보도자료를 찬찬히 다시 읽어보시기를 식약처 관계자분들께 권한다. 진짜 어떤 의도로 작성돼 있는 것 같은지를.

 

그리고, 부탁 하나. 무엇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 분석’을 진행했으며, 이런 보도자료를 배포했는지 알려주시기를 식약처에 요청드린다. 세간에 퍼져 있는 것처럼 ‘세금을 올리기 위한 사전 포석’은 아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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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태 기자 hopem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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