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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진단] 쌍방울 ②줄줄 새는 계열사 자금…최종 향방 ‘주목’

Tuesday, July 16, 2024, 09:07:40 크게보기

투자조합 활용해 계열사로 수십억 자금 이동
계열사 퓨처코어 ‘해외법인 투자→대규모 손상’ 패턴 반복
광림 등 한계기업 활동 인물 집결..머니게임 반복 우려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쌍방울 그룹의 이른바 '자금 돌리기' 작업이 분주하다. 투자조합을 비히클(이동 수단) 삼아 수십억원이 계열사로 이동하는가 하면, 대규모 자금이 계열사 퓨처코어를 거쳐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쌍방울 그룹은 새로운 상장사 인수에 나섰고, 과거 광림 등 한계기업에서 활동한 인물들이 대거 집결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열사 간 자금·사채 회전..조합은 거들 뿐?

 

15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쌍방울 그룹 계열사 광림(거래정지 중)은 최근 8회차 전환사채(CB) 보유자가 풋옵션(조기 상환 청구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총 50억여원이다.

 

이 CB는 재작년 약 100억원 규모로 원에이엠조합을 대상으로 발행됐고, CB 보유자는 이미 지난해 50억원 가량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원에이엠조합이 들고 있던 CB 일부가 케이에이치건설에 넘어갔다. 당시 풋옵션 행사는 광림의 거래 정지가 지속되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사실상 광림에 묶인 자금을 다른 계열사로 옮기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쌍방울 그룹사인 아이오케이는 최근 케이비비조합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고 이 조합은 원에이엠조합과 주체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비비조합과 원에이엠조합은 모두 대표와 최대출자자에 각각 김덕현 씨와 케이에이치필룩스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광림 자금이 이 조합을 거쳐 아이오케이로 이동한 셈이다. 각종 호재성 유언비어가 나돌며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아이오케이 주가는 CB 발행 공시 다음날 10%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광림은 직접 보유한 아이오케이 CB도 처분 시도를 하고 있다. 광림은 그동안 100억원 가량의 아이오케이 CB 처분에 난항을 겪어왔다. 최초 처분 예정일은 지난 8일이었지만 잔금일 변경 등의 이유로 오는 26일로 미뤄진 상태.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각 대상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퓨처코어 '해외 투자→대규모 손실' 패턴 반복

 

광림 자금이 또 다른 계열사 퓨처코어(옛 SBW생명과학, 나노스)를 거쳐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광림과 쌍방울은 각각 퓨처코어 지분 37.9%, 22% 가량을 보유 중이다.

 

광림은 지난 2016년부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겠다며 퓨처코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퓨처코어의 사업 및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광림은 지난해 퓨처코어에 투자한 금액 중 300억원 가량을 손상 처리했다. 재작년 손상 차손 규모는 555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퓨처코어는 최근 나노스바이오텍의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지난 2021년 제약바이오 사업 분야 신규 진출을 공언하며, 미국 소재 나노스바이오텍에 1000만달러(약 118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지 3년여 만에 정리 수순을 밟는 것. 당초 공언했던 것과 달리 납입은 약 70억원에 그쳤고, 법인은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스바이오텍은 지난해 3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순손실 규모는 약 1억원이다. 회사도 영업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들며 청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노스바이오텍은 미국의 한 건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에서는 비상주 사무실(Virtual Offices) 임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 2021년부터 캘리포니아 소재 주소지(22750 Hawthorne Blvd Suite 209 Torrance, California 90505)를 사용한다고 밝혀왔다.

 

퓨처코어 해외 투자금 대다수가 손상 처리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필터부문 생산기지를 확보하겠다며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회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 256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됐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39억원을 손상 처리했다. 이 법인의 지난해 순손실은 78억원에 달한다.

 

이에 회사 자금이 반복적으로 해외로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퓨처코어는 필리핀, 중국 등 해외 법인에 총 200억원 가까이 투자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전액 손상 처리된 상태다. 퓨처코어는 지난 3월 종속기업투자주식의 손상차손 미인식 등의 이유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됐고, 현재 거래 정지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로 베트남 법인에서 원가절감 효과 및 생산통합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회계감사 시 베트남 법인에 대한 손상 이슈가 제기돼 해당 부분을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새로운 목표물에 헤쳐 모인 쌍방울 관련 인물들

 

이런 가운데 광림 등 여러 한계기업에서 활동했던 주체들이 재집결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비투엔은 지난 5월 디모아, 광림, 아이오케이 등 쌍방울 그룹사가 출자한 엑스트윈스1호 조합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이후 쌍방울 그룹사인 디모아 CFO인 송세열 씨가 사내 이사에 진출하기도 했다.

 

당초 엑스트윈스1호 조합 대표와 최대출자자에는 김아현 씨가 이름을 올렸고, 현재는 이름이 빠진 상태다. 김 씨는 과거 이니셜 1호 투자조합(옛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 조합원으로 비덴트 등에서 등장했다. 비덴트는 과거 쌍방울의 머니게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고, 지난해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비덴트 계열사였던 버킷스튜디오에서 활동한 디엠파트너스 대부(옛 라온홀딩스컴퍼니)라는 대부업체도 비투엔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 비투엔 지분 1.2%를 보유한 곳이다. 디엠파트너스 대부는 과거 바르트라는 이름으로 버킷스튜디오에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업체는 쌍방울 그룹사에 300억원 가량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최대주주 변경을 전후로 광림 관련 인물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투엔은 지난 5월, 자사주 120만여주를 큐비컨설팅이라는 업체에 매도하겠다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기간은 다음달 23일까지다.

 

큐비컨설팅은 자본금 5000만원에 재작년 설립된 법인으로 과거 시온에프앤시, 큐비컨설팅대부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대표에는 김지후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씨는 과거 광림을 포함해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엠피씨플러스(옛 한국코퍼레이션, 상장폐지) 등의 한계기업에서 두루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경기도 성남 소재 한 오피스텔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현장 취재 결과 실질적인 영업활동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또한 비투엔은 지난달 말, 2회차 CB를 컨피던트21이라는 조합에 재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규모는 25억원으로 대금 예정일은 다음달 26일이다. 이 조합 대표와 최대출자자에는 왕남열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거 광림 주가 급등 과정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왕 씨는 재작년 4월 디모아로부터 광림 CB를 사들였다. 이에 앞서 광림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1000원 중후반대를 답보하던 주가는 순식간에 4000원대로 치솟았다. 왕 씨는 CB를 사들인 당일 전환 청구권을 행사했다. 전환가액은 1580원으로 신주 상장일 기준으로도 수십억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광림 주가는 이후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고 현재 장기간 거래정지 상태에 놓이며 다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비투엔의 최근 주가는 2회차 CB의 전환가인 2355원을 밑돌고 있어 당장 차익 실현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머니게임을 시도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비투엔 주가는 지난달 말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 1일 종가 기준 243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거래소는 지난 1일 스팸관여과다를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납입능력 및 시기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참조☞[한계기업 진단] 쌍방울 ①아이오케이, ‘CB 털이’ 주의보…수상한 대부업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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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희 기자 br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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