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올 한 해 게임업계는 많은 화제와 논란, 사건·사고로 많은 업계 관계자, 유저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게임이 최고의 화제작이 되는가 하면, 기술의 발전과 법의 변경으로 업계 자체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도 했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게임업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기대에 못 미친 기대작, 예상치 못한 화제작
국내외를 막론하고 올해의 화제작들은 여러 의미에서 '화제'였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소니 산하의 파이어워크 스튜디오가 제작한 FPS '콘코드'의 대실패입니다. 4억달러로 추산되는 제작비를 투자했음에도 스팀 동접자 697명에 그치며 출시 2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초라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반면, 중국 게임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의 액션 RPG '검은신화: 오공'은 중국에서 나온 AAA게임이라는 기대 반 우려 반이 존재했으나 뛰어난 그래픽과 스토리, 게임성으로 스팀 최대 동시 접속자 241만명을 달성하며 기대 이상의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국내의 경우 시프트업[462870]의 콘솔 액션 어드벤처 '스텔라 블레이드'가 출시 첫날 100만장의 판매량을 올렸으며 TGA 어워드 후보에 오르는 등 기록을 세웠습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에 이른 현 국내 게임 시장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에 이어 흥행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는 콘솔 게임이 출시된 점에서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습니다.
중국 게임의 습격…모바일부터 서브컬쳐까지
올해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중국산 게임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올해 초에는 중국산 방치형 키우기 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인기 순위를 석권했습니다. '라스트 워', '버섯커 키우기'가 대표적인 게임으로 둘은 지금까지도 순위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소위 '키우기' 열풍이 불며 기존에는 중소 게임사들이 주로 제작하던 키우기류 게임에 대기업들이 손을 대기도 했습니다. 넷마블[251270]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러쉬'에 엔씨소프트[036570]마저 리니지 IP를 활용한 '저니 오브 모나크'를 최근 출시했습니다.

중국 게임은 키우기류 게임 뿐만이 아닌, 서브컬쳐 장르에서도 두각을 보였습니다.
올해 큰 인기를 끈 '젠레스 존 제로', '명조', 최근 출시한 '소녀전선2: 망명'까지 서브컬쳐류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큰 스케일의 게임들이 유저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물론 인기 순위 조작, 환불 거부 등 신뢰도 문제와 같은 이슈들도 존재했으나 중국 게임 업계가 후발주자라는 것은 이제 옛말이라는 것이 게임업계의 중론입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업계를 바꾸다
그동안 자율규제라는 명목 하에 공개되지 않았던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올해 3월22일을 기점으로 의무화되며 법적으로 공개됐습니다.
넥슨[225570]의 '메이플스토리' 내 유료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확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본격적으로 촉발된 소위 '보보보' 사태는 지난 1월 전자상거래법상 역대 최대 규모인 116억 원의 과징금으로 이어지며 이번 정보 공개 의무화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법적 의무화 이후 여러 게임사들이 확률을 잇따라 공개하며 사건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웹젠의 '뮤 아크엔젤'은 401레벨 이상 패키지에서 레전드 장신구 세트석 패키지를 0.25% 확률로 얻을 수 있다고 공지했으나 실제로는 149회차까지 0%의 확률, 150회차 이상에서부터 0.1%의 확률로 시작해 조금씩 확률이 증가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소위 '천장'이 아닌 '바닥' 시스템에 유저들은 분노했고 웹젠은 사과와 함께 환불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크래프톤[259960], 엔씨소프트 등 게임사들의 게임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했으며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게임업계도 피할 수 없는 양날의 검 'AI'
인공지능(AI) 열풍은 게임업계에도 불어 닥쳤습니다.
이미지, 영상, 소리까지 생성형 AI는 게임 제작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빠르게, 그리고 다양하게 만들어내며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형태의 콘텐츠를 생산해내기도 했으며 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배우 노조 SAG-AFTRA는 게임업계에 종사 중인 배우, 성우들의 파업을 승인하고 대형 게임사들에게 생성형 AI로부터 성우들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게임 제작과 플레이에도 AI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3월,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딥마인드'는 게임을 만드는 생성형 AI '지니(Genie)1'을 공개했습니다. 지니1은 2D게임을 삽입된 프롬프트와 이미지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으며 후속작인 지니2는 2D를 넘어 3D게임까지 생성하고 최장 1분까지 게임 플레이를 유지하는 발전 속도를 보여줬습니다.

생성형 AI 자체를 게임 플레이로 활용한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렐루게임즈가 GPT를 접목해 만든 추리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GPT와의 대화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해나가는 방식으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인만큼 2025년 게임업계는 AI로 인해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