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국내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259960]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협업모델 'CPC(Co-Playable Character)'를 선보였습니다.
이곳에서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CPC'를 발표하며 "CPC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라며 "기존 NPC(Non Player Character)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상황을 유연하게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NPC는 미리 입력되어 있는 텍스트 송출과 행동만 가능했지만 AI를 기반으로 한 CPC는 마치 실제 플레이어와 교류하는 것처럼 대화하고 호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어 자사의 대표 IP 프랜차이즈인 PUBG와 3월 출시 예정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등 여러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 본부장은 "CPC가 게임 업계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와 표준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AI 기술이 게임 산업에 가져올 큰 변화를 믿고 엔비디아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행사에서는 CPC가 적용된 PUBG IP 프랜차이즈와 인조이의 시연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먼저 PUBG IP 프랜차이즈 영상에서는 이용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상황에 맞춰 전략을 세우며 플레이 스타일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등 고도화된 작업을 수행하는 'PUBG Ally'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조이 영상에서는 'Smart Zoi'를 선보였습니다. Smart Zoi는 실제 사람과 같은 성격과 감정을 지닌 CPC로 이용자와의 깊이 있는 상호작용을 통해 몰입감과 생동감을 살린 시뮬레이션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또 다른 국내 게임 개발사인 위메이드[112040] 역시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콘텐츠를 게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메이드는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만든 신작 '미르5'에 등장하는 AI 보스 '아스테리온'을 공개했습니다.
아스테리온은 엔비디아와 함께 머신 러닝과 SLM이 적용된 AI 모델을 파인 튜닝해 개발되며 자신이 싸우는 플레이어들의 정보와 스킬을 분석해 공격 대상을 정하고 전투에 임합니다.
CES 기간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아스테리온이 과거의 유사한 전투 사례를 바탕으로 최적의 전투 행동을 선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고정된 패턴을 가진 기존의 보스 형태가 아닌, 매번 새로운 전투 방식을 전개해 플레이어들에게 전투의 재미를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라는 것이 위메이드의 설명입니다.
이와 같이 향후 게임 산업에 AI가 적용된다면 기존의 게임 플레이 방식이 확장되는 것은 물론,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 나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올해 지난해 6월,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렐루게임즈는 AI 기반 채팅 기능을 활용한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정식 출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AI를 탑재한 안드로이드에 의해 발생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내용인 해당 게임은 오픈AI의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대화형 AI 서비스 GPT-4o를 자체 기술로 게임에 맞춤 적용해 타 추리 게임보다 월등히 높은 자유도를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게임 내 용의자에게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질문을 해도 답변을 받아낼 수 있으며 게임 진행도에 따라 대화의 내용과 패턴도 계속해서 AI를 통해 바뀌어나갑니다.
한 게임 AI 분야 종사자는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할수록 학습을 통해 성장하지만 게임은 패치나 업데이트가 없다면 그러지 못했다"라며 "AI가 적용된다면 이제 게임도 플레이어들과 함께 성장하고 변화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