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광일 MBK 부회장이 이미 국내기업 18곳에서 등기임원 등을 맡고 있어 과도한 겸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부회장이 사모펀드 MBK가 인수한 기업들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대표이사 1곳, 공동대표이사 2곳, 사내이사 1곳, 기타비상무이사 13곳, 기타비상무이사 겸 감사위원 1곳 등입니다.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제외해도 김 부회장의 겸직 수는 9개에 달합니다. 구체적으로 ▲홈플러스 대표이사 ▲딜라이브 기타비상무이사 ▲딜라이브 강남케이블TV 기타비상무이사 ▲네파 기타비상무이사 ▲엠에이치앤코 기타비상무이사 ▲롯데카드 기타비상무이사 ▲오스템임플란트 기타비상무이사 ▲오스템파마 기타비상무이사 ▲메디트 기타비상무이사 등입니다. 

김 부회장이 세계1위 비철금속기업 고려아연 이사회까지 합류할 경우 국내는 19개사, 중국 등 해외인수업체까지 포함하면 20곳을 훌쩍 넘길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국내 3대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과다한 겸임으로 인해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김 부회장의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습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라스루이스,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등이 김 부회장의 이사회 합류에 부정적 의견을 냈습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MBK-영풍측이 거버넌스 개선 등을 명분으로 이사회에 진입하겠다는 주장이 허울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에서 수십여개 보직을 겸직하며 선관주의 의무 등 충실한 이사회 운영과 거버넌스 개선이 가능하겠냐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가 겸직 제한 요건이 없는 점을 활용해 그 수를 무한정 늘리는 이른바 ‘문어발 겸직’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및 의견 자료'를 통해 "(김광일 후보가) 법률적 전문성 및 재무전략 능력 고려시 고려아연의 중장기 비전실천 및 경영 안정화를 위한 M&A, 재무, 법률, 회계 전문가로서 최적임 후보로, 기업성장 및 가치 증대에 핵심적인 역할수행을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스틴베스트는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불공정행위나 직원 배임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례들을 지적하는 등 과도한 겸직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