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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관치(官治)’로 금융적폐 청산, 가능할까?

Tuesday, December 12, 2017, 09:12:28 크게보기

‘금융그룹 감독 혁신단’ 출범과 관련해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를 이용해 (다른)오랑캐를 제압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범시킨 ‘금융그룹 감독 혁신단(이하 혁신단)’을 보고 떠오른 말이다. ‘관치(官治)’의 온상인 금융업계의 병폐를 관치로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금융위원회가 신설한 혁신단의 주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지주회사법에 적용받는 금융그룹들을 제외한 금융그룹들(삼성, 현대차, 미래에셋 등)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첫 번째다. 이는 ‘감독제도팀’에서 담당한다.

다음으로 ‘지배구조팀’은 모든 금융그룹(금융지주사 포함)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위험요인을 평가해 통합감독에 반영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지주사 CEO들의 ‘셀프연임’ 문제도 여기서 다루게 된다.

은행이나 보험 등 금융산업은 원든 원치 않든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따라서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힘깨나 쓰는’ 관 출신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거나 권력자에 줄을 대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형 금융그룹의 회장 자리도 마찬가지다. 과거 이명박(MB) 정권 시기 주요 금융그룹 회장 자리는 MB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 강만수 전 산은금융그룹 회장 등)의 몫이었다. 박근혜 정권 때도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출신들이 득세했는데,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대표적인 서금회 멤버다.

그동안 지속돼 온 금융권 관치 행태를 돌이켜 보면, 금융그룹의 지배구조에 칼을 대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금융권이 반감을 가지는 것은 인지상정처럼 보인다. 더구나 최근 금융협회장 인선에 관 출신 인사들이 대거 탈락하는 등 관치가 다소 약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타이밍이 좋지 않은 면도 있다.

하지만, 금융산업을 온전히 업계 종사자들에게만 맡겨두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 특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셀프 연임 등)은 그동안의 관치금융이 남긴 유산(?)이라는 점에서 자체 정화가 어려운 면이 분명히 있다. 

이는 관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이 일정 부분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 혁신단이 앞으로 3년만 운영되고 해체되는 ‘시한부’ 부서라는 점이다. 이번 금융당국의 개입이 과거와 같은 전형적인 관치가 될지, 아니면 ‘결자해지(結者解之)’가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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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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