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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일의 눈부시계] 스위스 바젤월드에 나타난 ‘조선 춘화’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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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26, 2019, 14:04:39

MOI 김한뫼 대표, ‘나전칠기’ 이어 ‘춘화’ 라인 만들어..“한국 시계산업 토양 탄탄해지길”

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한복차림의 남자가 연인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얼굴은 저고리를 입은 여인의 등에 반쯤 가려졌다. 여자는 담뱃대를 물고 곁눈질로 주위를 살폈다. 이 춘화는 MOI 워치의 새 시계 다이얼에 그려진 그림으로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 지난 3월 등장했다.

 

MOI 워치(대표 김한뫼)는 나전칠기에 쓰이는 전통 상감기법으로 다이얼을 2014년부터 디자인했다. MOI 워치가 바젤월드에 출품한 시계들은 옻칠한 자개의 은은한 빛과 색으로 전량 판매에 이어 네덜란드·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중국·미국 등에서 추가 주문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기존 ‘나전칠기’ 라인에 이어 옻으로 조선시대 춘화를 그린 ‘춘화’ 라인을 준비 중이다. 김한뫼 대표가 바젤월드에 차고 간 춘화 시계는 많은 시계 제작자·바이어들에게 “충격적이다”라는 평을 들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 스위스 건너간 춘화 시계, 정식 출품 아니어도 주문 쇄도

 

김한뫼 대표는 스위스 시계회사 아르티아(ArtyA)의 대표인 이반 아르파와 함께 자개 시계를 만들어 2017년부터 바젤월드에 출품했다. 이반 아르파는 세계적인 시계 디자이너로 국내에선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기어S3 디자인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춘화 시계는 아르티아를 통해 바젤월드에 출품하지 않고 김 대표가 직접 차고 갔다. 우리나라의 전통공예를 담은 시리즈만큼은 김 대표가 직접 이끌고 싶다는 의지에서다. 하지만 전시품이 아니었음에도 춘화 시계는 박람회 기간 내내 가격과 주문 문의를 받았다.

 

다이얼의 춘화는 김 대표가 수작업으로 옻칠해 완성했다. 인물의 선과 머리카락은 옻을 쌓아 올리듯 덧칠해 은은한 빛을 낸다. 김 대표는 “블랑팡 등으로 유명한 에로틱 시계 장르에 한국적인 소재와 기법을 사용한 것이 신선하게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글 새긴 휠·자개 다이얼 밴드로 ‘한국의 美’ 더해

 

 

춘화 시계 뒷면의 톱니바퀴엔 한글로 ‘사랑’과 ‘정력’을 새겼다. 수동시계는 크라운(용두)을 감으면 톱니바퀴인 크라운휠과 랫채트휠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동력을 얻는다. 크라운휠과 랫채트휠에 각각 ‘사랑’과 ‘정력’을 새겨 ‘사랑은 정력의 원천’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케이스는 40mm로 다이얼 밴드(옆면)는 자개에 옻을 칠한 상감기법으로 한국적인 미를 더했다. 무브먼트는 스위스 ETA 6497을 사용했다. 내구성이 높아 고장이 적기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제품력 향상을 위해 다년간 검증을 거쳐 정확하고 잔고장 없는 무브먼트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브먼트는 직접 오버홀한다”며 “COSC 인증범위 내 시간 오차에 합격한 제품을 출고한다”고 덧붙였다.

 

엘리게이터 가죽 무늬가 새겨진 스트랩은 유명 시계 부품사인 버전(Bergeon)의 러버 스트랩으로 격한 운동 시에 땀이 나도 쉽게 세척할 수 있어 위생적이다. 시계 앞면과 뒷면의 글라스는 긁힘에 강하고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했다. 가격과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

 

◇ 자개·그림 이은 금박...옻칠, 국내 시계 경쟁력 될 수도

 

 

MOI 워치는 옻칠로 그린 춘화 시계를 준비해 내년 바젤월드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옻나무가 자라지 않는 스위스에서 옻칠로 만든 시계는 우리나라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궁궐이나 몽유도원도를 다이얼에 그려 새로운 라인을 만들 생각도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현재 김 대표는 아르티아와 함께 금박으로 디자인한 시계 다이얼을 만들고 있다. 금박 전문가와 함께 다이얼에 금을 입힌 뒤 옻칠한 다이얼이다. 순금 본연의 색상으로 부드럽고 우아한 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김 대표는 옻칠과 상감기법을 배우기 위해 나전칠기 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자개 제작 기술을 배웠다. 황동으로 만든 시계 다이얼에 옻이 붙지 않아 신소재 공학 자료를 찾고, 덧칠로 시계가 두꺼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3년 동안 연구해 ‘나전칠기’ 라인을 완성했다.

 

◇ “국내 시계 토양 만들 것”

 

국내 시계 브랜드를 론칭해 한국적인 디자인을 더한 김 대표의 목표는 우리나라 시계 산업의 토양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내 사업이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에 하나 실패하더라도 누군가 나를 선례 삼아 도움을 받는다면 그것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김 대표는 국내에서 시계 무브먼트를 배울 수 있는 강좌를 열고 있다. 기본·심화·고급 과정으로 나눠 이론부터 실습까지 가르쳐 많은 시계 매니아들이 찾고 있다. 마지막 단계인 고급과정까지 마친 수강생만 올해 5명 정도다. 수강생들은 창업을 하거나 스위스·독일 시계 학교로 유학을 간다.

 

최근 김 대표는 스위스 뇌샤텔의 국제시계학교인 보스텝(WOSTEP)에 폴리싱 단기 과정을 건의했다. 습득이 빠른 한국인들이 보다 빨리 성장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보스텝은 이를 받아들여 3월부터 폴리싱 단기 수업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시계 산업 토양이 탄탄하지 않다”며 “한국적인 시계가 세계에 알려지고 맞춤형 커리큘럼을 받는 등의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시계 분야 진출을 꿈꾸는 이들이 자신감을 얻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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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일 기자 jdi@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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