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지금 복합점포에 방문해보니 상당수 방문객이 보험상품에 대해서 문의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복합점포가 운영되면 은행계열의 보험사 상품이 집중적으로 판매돼 지금 방카 25%룰이 무력화될 것입니다." (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

"정부입장에서 시장의 움직임을 적정한 수준에서 통제하는 것이 역할이며, 복합점포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고민해보겠습니다." (이동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복합점포에 보험상품 허용할지 여부를 두고 업계간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지와 은행계열 보험사의 독점으로 이어질지 등을 두고 찬반의견이 팽팽했다.

복합점포란 은행, 증권, 보험 등 다른 업종이 함께 입주해 고객에게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다. 올해부터 은행과 증권에 우선 허용됐으며 보험상품 판매의 허용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국회도서관 4층)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 김을동의원(새누리당) 주최로 '복합점포 확대가 금융산업에 미치게 될 영향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먼저,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이 판매될 경우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위원은 "복합점포가 확대되면 소비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며 "상주하는 직원이 보험계약을 관리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장은 "비은행계열 보험사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오히려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이 제한된다"며 "내용이 복잡한 보험상품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으로 불완전판매가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방카슈랑스 25%룰' 규제가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는 "복합점포에서 보험이 판매되면 은행계열 보험사 상품이 집중적으로 판매될 것"이라며 "방카에서 판매가 금지된 보장성 상품도 제한없이 판매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의 종류로 지난 2003년에 도입됐다. 2005년부터는 은행 계열의 보험사 상품을 25%까지만 판매하도록 제한했다.

설계사의 생존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오 대표는 "보험사 채널이 붕괴되면 43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가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복합점포에서 보험판매의 필요성은 (상품)판매시장 측면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며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 판매에 대해 긍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정부는 시장의 상황을 보면서 규제를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것이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금융지주회사에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며 "일종의 틈새시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방카슈랑스 규제가 사회적 합의로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것처럼 불필요한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이해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 취급허용에 대해 보험업계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계열의 보험사는 보험상품의 복합점포 판매를 찬성하는 반면, 삼성생명을 포함한 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는 보험상품이 복합점포에 추가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