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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북스] 정권은 끝났지만 정책은 끝나지 않았다 <문재인의 약속>

Tuesday, January 03, 2023, 08:01:45 크게보기

이필재 외 6인/432쪽/율리시즈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문재인 정권 후반기였던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 사무국은 만장일치로 한국을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격상시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국제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64년 설립됐습니다. 당시 유엔 총회 결의에 따라 유엔무역개발회의 회원국은 그룹 A(아시아·아프리카 99개), B(선진국 31개), C(중남미 33개), D(러시아, 동구권 25개)로 나눴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 출범 당시 한국은 아시아·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인 그룹 A에 속했습니다. 그리고 57년 만에 한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 창설 이후 처음으로 선진국 그룹 B로 이동한 유일한 국가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외교부는 “우리 정부가 개방성, 투명성과 민주성의 원칙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오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개방과 자유무역에 기반한 다자체제에 대한 일관된 정책과 행동이 이번 계기에 유엔회원국들을 통해 인정받는 결실로 맺어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권 역시 이를 정권의 주요 업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격변과 촛불 시위, 대통령 탄핵으로 탄생한 문 정권은 이에 앞서 2019년, 인구 5000만명 이상,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30~50클럽의 7개 국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분명 수치상 문 정권의 성과는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결정적으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방치했던 제1야당의 대선 후보로 나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22년 3월 대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여당 후보와 득표차는 불과 24만4493표 였습니다.

 

<문재인의 약속>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기준으로 확인해본 일종의 정책평가서입니다. 7명의 저자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내세웠던 정책 과제를 총 10개의 주제로 나눠 실행 여부와 성과를 살펴봤습니다. 7명의 저자들은 중앙일간지나 문 정부의 위원회에서 책임을 맡아 일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민주 정부 설계를 위한 평가서’라는 부제에 맞게 ▲검찰개혁 ▲언론개혁 ▲한반도▲부동산▲과학기술 거버넌스와 탈원전 ▲인사 ▲교육개혁 ▲고용노동▲보건복지▲지방균형발전 등 총 10개의 주제로 문재인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합니다.

 

저자들은 “왜 촛불 정부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성공의 기록이든 실패의 기록이든 기록은 어떤 경우에든 소중하다고 강조합니다. 문 정부에 애정을 가졌던 저자들이기에 책 전반에 걸친 정서적 회한이 행간마다 깔려있습니다. 저자들이 국가 경영에 보다 유능하고 정치적으로 통합을 이루는 진보좌파 정권의 재창출 바람을 전제로 논지를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정권 교체 후 전 정부와 현 정부간의 반목은 한국 정치사의 비극과 상호 극한적 대립을 가져왔습니다. 무엇보다 진영의 중간지대에 있는 합리적이고 거시적인 정책들이 일관성을 잃고 기우뚱 거리며 국가적 낭비를 초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다수의 평범한 국민들에게 어떤 정책이 더 보탬이 되는지 여부보다는 정권 차원의 형이상학적인 관념논리가 이른바 진영의 무기로 차용되면서 생산적인 갈등이나 토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왔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정부의 정책 평가와 현 정부의 정책 유관성을 판단하거나 혹은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민주주의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근거와 데이터에 기반해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을 가능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검증되고 합의된 정책들을 펼치는 국정운영 시스템이라는 점은 진영 여부를 떠나 갈수록 극단적 목소리만이 커지는 한국 사회가 먼저 회복해야할 합의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다방면에 걸쳐 평가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권 탈환 혹은 정권 연장이라는 정치적 관점의 협소함을 넘어 ‘국가의 방향’ 차원에서 차분하고 찬찬히 짚고 넘어가야 할 유권자들의 국정 과제일 수 있습니다. 

 

<문재인의 약속>의 장점은 그 부분에서 저자들 특유의 필체로 한국이 계속 숙고해야 할 여러 아젠다를 읽기 쉽게 풀어내고 꾸준히 상기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준다는 점입니다. 그 작업이야말로 선진국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항목이기도 합니다. 역사를 보면 과거를 성과를 평가해 현재를 준비하고 미래를 설계한 국가들이 선진국이란 이름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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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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