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LG전자가 ‘효자’인 가전제품과 TV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적자를 면치 못하던 스마트폰 사업과 전장 사업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전장 사업은 ‘황금알’로 거듭나며 내년 흑자전환 달성이라는 기대감에 부푼 반면 스마트폰 사업은 존속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29일 서동명 LG전자 MC경영관리담당은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단말사업이 가진 미래 경쟁력을 냉정히 판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방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적안을 모색하는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LG전자(대표 권봉석)는 지난 20일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모바일 사업 재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업 축소와 매각, 유지 등 모든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쌓은 적자만 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손실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해 외주생산(ODM) 비중을 크게 늘리고 국내 평택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하는 등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전략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LG벨벳’과 ‘LG 윙’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업계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지 못하는 이유로 가전사업과의 연동성을 꼽습니다. 집 안 가전제품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홈’ 환경에서 스마트폰이 모든 기기를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부여받기 때문입니다. LG전자도 자체 스마트홈 앱 ‘LG 씽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약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할 경우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서동명 담당은 “핵심 모바일 기술은 단말뿐 아니라 스마트 가전, 전장 부품에 중요한 자산”이라며 “사물인터넷(IoT), 차량-사물 통신(V2X) 등 기술 트렌드 대응을 위해 MC사업본부 및 CTO 내 표준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래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내재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폰 사업과 함께 적자를 거듭하며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전장 사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듭난 모습입니다. 특히 LG전자가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습니다.
배진용 VS경영관리담당 팀장은 “전장 사업은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부품, 차량 램프 등 세 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며 “지향점은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자동차 부품업체로 올라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각 사업별 전략 방향에 대해 “인포테인먼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강화를 중점 추진하고 전기차 부품 영역은 신설되는 합작법인(JV)으로 전기차 구동 부품 위주로 사업을 성장시킬 것”이라며 “차량 램프는 ZKW 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장 사업 전체 매출 규모는 약 5조8000억원으로 오는 2024년까지 매년 15%가 넘는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전기차 부품은 연평균 3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LG전자는 올해를 전장 사업 흑자전환 시점으로 못박았습니다. 배진용 팀장은 “올해 상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완성차 수요가 회복되며 매출이 늘었다”며 “지난해부터 신규 프로젝트가 본격 양산되며 올 하반기 매출은 현재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