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롯데마트가 상품 출시 이후 9개월 간 균일가를 유지하는 '온리프라이스'를 선보였다. 모든 제품의 패키지는 흰색 바탕의 상품 포장지에 붉은 색으로 가격 표시를 하는 것으로 통일했다. 제품마다 가격은 1000원부터 1만원이 넘는 등 다양한 편이다.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2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번 온리프라이스 정책은 대형마트의 EDLP(Every Day Low Price, 상시 최저 가격)가격 정책과 달리 최적의 가격(The best price)를 제안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이번 가격 정책을 프로덕트 엔지니어링(Product Engineering)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프로덕트 엔지니어링이란 주로 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상품 개발의 과학적인 접근 방식으로, 상품 선정부터 개발, 생산, 관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상품을 면밀히 분석하고 파트너사와 협업해 상품을 개발한다.
온리프라이스 박스 종이컵 개발 당시 롯데마트는 경쟁사, 도매시장, 대리점 등 모든 종이컵을 면밀히 분석해 종이컵의 두께(평량), 코팅 필름 등의 상품 성공 핵심 요인을 찾아냈다. 종이컵의 주 원재료인 천연펄프가 원가 결정의 핵심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여기에 고객의 가장 큰 불만사항인 종이컵 누수 방지를 위해 수십 차례 테스트를 거쳤다. 이 후 종이컵을 제조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구하기 위해 전국의 종이컵 제조공장을 직접 찾았다.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가 없었던 미그린산업(주)이라는 도매 전문 중소기업을 발굴했고, 1000개의 1만원이라는 가격의 종이컵을 개발했다.
이번 온리프라이스 박스 종이컵은 기존 상품보다 30% 저렴하다. 미그린산업은 공장 증설이나 추가적인 생산인력 투입없이 월 1500박스(판매가 기준 매출 1억 5000만원)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10월까지 출시된 온리프라이스 134개 상품을 생산하는 총 60개 파트너사 중 77%(46개사)가량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37%인 17개 파트너사는 그동안 유통업체와 직접 거래가 없었던 신규업체거나 제조공장이다. 온리프라이스 국내산 21곡 크리스피롤 미니를 출시한 개미식품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2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21곡 크리스피롤 미니는 지난 2월 출시해 9월까지 60만 봉 이상 판매했다.
전미란 개미식품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은 좋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채널 판로확보가 늘 고민이었는데,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를 통해 전국 점포에 팔리게 됐다”면서 “월 매출 8억~9억원 가량 됐는데, 온리프라이스 출시 이후 3억원 이상 매출이 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온리프라이스 과자류와 육개장, 섬유유연제 등은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을 통해 수출길에 올랐다. 향후에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과 수출사무소를 통해 해외 수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남창희 롯데마트 MD본부장은 “영세 파트너사들에게 제품에 대한 선지급금을 포함해 조기 대금지급과 공동투자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보다 공정한 이익과 가치의 분배를 통해 상품 개발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온리프라이스는 고객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상품 중심으로 '소모성 일상용품(Commodity)'을 중심으로 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온리프라이스’와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카테고리 내 1등 NB(Natioanal Brand)상품을 비교한 결과, ‘온리프라이스’ 상품의 품목별 평균 단위당 가격은 NB 상품 대비 50% 이상(51.3%) 저렴했다. 재구매율도 타사 상품보다 5~10% 높게 나타나 ‘온리프라이스’ 상품을 경험한 고객은 제품 신뢰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롯데마트는 총 750여 품목 중 390여 품목을 '온리프라이스' 상품을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고객들이 연간 가계 지출 비용을 약 30%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남창희 롯데마트 MD본부장은 “온리프라이스 원칙과 철학을 바탕으로 향후 10년 간의 롯데마트 상품기준과 프라이싱 전략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매년 신규 파트너사(중소기업)을 10곳 이상 발굴해 온리프라이스를 롯데마트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