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영풍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가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돼 모회사 영풍의 연결실적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코리아써키트는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중인 영풍 장형진고문의 장남 장세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기업입니다.
코리아써키트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밝힌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연결 매출은 1조4069억원으로 전년대비 5.61% 늘었습니다. 영업손실은 334억원으로, 적자가 4.03% 늘었습니다. 당기손익은 크게 악화됐습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216억원으로 전년 282억원 적자에서 4배이상으로 늘었습니다.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고 역대 가장 많은 손실을 냈습니다. 4분기에 집중적으로 순손실이 났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144억원인데, 4분기에만 10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대규모 순손실과 관련 코리아써키트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현금창출단위(CGU) 단위 손상검토에 따른 유형자산 손상차손 발생으로 당기순손실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형자산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위해 매입한 공장설비나 토지, 건물, 기계, 차량운반구 등을 말합니다. 이러한 자산의 실제가치가 기존 장부가치보다 현저하게 떨어졌을 때, 그 떨어진 만큼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합니다. 인식한 손상차손은 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판매하는 코리아써키트는 경기도 안산과 파주, 베트남 등에서 총 6개사업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자산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4분기에 특정 사업장의 유형자산에서 대규모 가치하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코리아써키트 대규모 적자로 모회사인 영풍의 실적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영풍은 지난해 석포제련소 가동률 하락에 따른 생산위축으로 실적악화가 우려되는데 코리아써키트 적자도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됩니다.
이런 상황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진행중인 영풍으로선 부담스런 대목입니다. 장형진 고문이 이끌고 있는 영풍 자체도 실적부진과 석포제련소 환경과 안전 문제 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향후 영풍을 이끌 3세 장세준 부회장의 코리아써키트까지 부진한 경영성과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수출규제에 나선 핵심소재와 전략광물을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가 산업계와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