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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의 자카르타톡] 초연결 사회의 선택...인도네시아 영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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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24, 2019, 14:04:39

일상 속으로 영어 사용 급속히 확대...국가통합 기반 모국어 위협할 지경 개탄도

 

[인더뉴스 편집국] # 장면1 : 아이들은 조잘거리며 엄마·아빠와 영어로 얘기하고, 아이의 부모와 할머니는 인도네시아어로 대화한다. 정작 아이들은 모국어인 인도네시아어를 잘 못해 할머니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 장면2 :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 수다스럽게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가 인도네시아어로 말을 바꾼다. 절묘하게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를 7:3으로 섞어서 의사소통을 한다.

 

# 장면3 : 종업원이 영어로 말을 건네며 주문을 받으려 하자, 한국인으로 보이는 손님이 인도네시아어로 주문을 한다. 이 같은 풍경은 자카르타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공공장소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2억 6000만명이 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 세계 최대 섬 나라이며 300여 종족과 500여 지방어가 공존하는 특성상 국가통합을 위해 인도네시아어 교육을 강화해왔다.

 

특히, 32년 간 인도네시아를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 정권 때는 모든 표기를 인도네시아어로 하도록 강제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촉발된 민주화운동으로 수하르토 정권이 무너지고 개혁시대를 맞이하면서 정치, 경제와 사회·문화 등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맞는다.

 

1999년 개혁시대를 연 압두라만 와힛(일명 구스두르) 대통령이 다원주의를 주창하며 중국문화를 비롯한 외국문화에 대해 규제를 풀자,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사립학교가 급증하고 영어교육 열풍이 불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어교육 열풍이 모국어를 위협할 지경이라며 국가통합 기반인 인도네시아어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훗날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이 된 수카르노를 비롯한 젊은 독립운동가들은 네덜란드령 동인도시대인 1928년 제2차 청년회의 폐막 때 선언한 ‘청년의 맹세’(Sumpah Pemuda)에서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를 채택했다.

 

이 언어는 표준 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로 인도네시아 독립과 통합에 크게 기여한다. 수카르노에 이어 정권을 이어받은 수하르토는 보다 철저한 인도네시아어 교육을 실시했다. 수하르토 집권기에 우리가 보고 읽을 수 있었던 유일한 언어가 인도네시아어였다.

 

영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어의 위상이 추락한 것은 국가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건국 70년을 훌쩍 넘어선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초연결 모바일 시대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교육환경이 열악한 때인 20여년 전만해도 인도네시아 상류층은 자녀들을 호주, 미국 및 유럽 등지로 유학을 보냈고, 이들이 성장해 인도네시아로 돌아와 다양한 분야에서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혁시대 이후인 2000대 초부터 인도네시아 경제가 6%대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중산층이 확대돼 영어교육을 포함한 양질의 교육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중상층 이상에서는 영어실력이 사회적 지위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영어가 상류층의 언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하르토 정권이 붕괴된 후 20년 동안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 수백개가 문을 열었고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한 학교는 원어민 교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내국인을 고용해 부족하지만 일부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이 같은 교육을 받은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일상에서 영어 사용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영어 사용 확대 현상은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를 포함한 교육기관과 비즈니스는 물론 외국인이 관계된 다양한 행사에서 공무원들은 영어로 소통하거나 발표한다.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서툴지만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한국인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인도네시아어는 영문 알파벳을 사용하는 만큼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알파벳에 익숙해서 쉽게 영어와 친숙해질 수 있다. 영어에서 차용한 인도네시아어 어휘도 많고 영어와 어순도 비슷해 영어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사람에게 있어서 영어 학습환경은 우리보다 낫다. 우리나라의 입시 중심의 영어교육은 시험용인 만큼 실용성 면에서는 떨어진다. 또 영어로 말하면 잘난 척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영어학습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콩글리쉬(Konglish, 올바른 표현 broken English) 있듯이,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식 영어인 싱글리쉬(Singlish) 그리고 말레이시아에는 망글리쉬(Manglish)가 있다. 싱글리쉬는 호키엔어(중국어 방언)와 말레이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인도네시아에는 인도네시아어 어순에 특유의 억양과 발음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이 또한 의사소통 수단인 만큼 인글리쉬?(Inglish, 인도네시아식 영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인들이 영어를 잘 구사할 경우 얻는 혜택은 많지만 두 가지만 들자면, 먼저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정보와 지식을 얻고 전달할 수 있으며, 현지 사회의 중상류층과 교류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이끌 수 있다.

 

20여년 전만해도 우리에게 인도네시아어는 희소언어로 여겨졌고 잘하는 사람이 드물어서, 인도네시아어를 잘 하는 사람이 취업도 잘 되고 사업에서도 성공 확률이 높았다. 지금은 업무든 여행을 가든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국경을 넘나들며 사는 인도네시아 거주 한국인들에게는 국제공용어인 영어와 현지어인 인도네시아어가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양쪽 날개다.

 

☞ 신성철 대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30년간 거주 중이다. 1999년 현지 인터넷매체 ‘데일리인도네시아’를 창간해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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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박명기 기자 pnet2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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