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ING생명이 소멸시효과 무관하게 모든 재해사망보험금(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다른 생명보험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다른 보험사들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입장. 하지만, 재해사망 지급보험금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생보사 중 처음으로 지급결정을 내려 다른 보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을 비롯해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에 대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기존대로 대법원 판결을 받은 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보사 빅3는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지급과 관련 급작스러운 결정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보험금 미지급 규모가 가장 큰 ING생명이 하루 아침에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바꿨기 때문이다. 실제로 ING생명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번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지급 결정이 생보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미지급 규모가 가장 큰 ING생명이 지급하겠다고 결정하면서 다른 생보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자살보험금 관련 업계에 어떤 기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논리나 상황이 급변한 것도 아니었다”며 “가장 금액이 큰 회사가 보험금을 전부 지급하기로 하면서 입장이 순식간에 바뀌어 업계에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ING생명이 자살보험금 837억원을 지급하고 나선 배경에 회사 매각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자살보험금 제재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행정소송 중인 ING생명이 전격 소송을 취하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급작스런 입장 변화에는 분명히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을 것이다”며 “일각에서는 M&A 이후 금융당국의 승인 문제를 염두에 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다음 달에 잡혀 있는 당국과 행정소송 2심에서 1차 변론기일 전 결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