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KB금융그룹에 뉴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KB금융을 이끌어온 윤종규(68) 현 그룹 회장은 탄탄한 연임가도를 스스로 접고 명예로운 퇴진을 택했습니다.
석달여 임기만료를 앞두고 나온 윤 회장의 '용퇴' 선언은 새로운 리더의 전면 등장과 함께 KB금융의 일신을 촉진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7일 KB금융에 따르면 윤 회장은 최근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바통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용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회추위가 지난달 20일 차기 회장 인선작업에 돌입한 뒤 채 한달도 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윤 회장은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있는 사람이 후임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며 기대섞인 희망도 회추위에 전했습니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올해 11월20일까지입니다.
4연임도 가능한 유력주자 윤 회장의 선택을 업계에선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연임 횟수를 떠나 오늘날 국내 금융권을 선도하는 유수의 금융회사로 KB금융그룹 도약을 주도한 인물이 윤 회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해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하면서 내분과 혼란을 수습하고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몰두했습니다. 또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른바 '리딩금융그룹'에 이르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윤 회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비은행부문 사업을 강화합니다.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지배구조를 갖춘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는 업계 안팎의 평가는 이를 근거로 합니다.

윤 회장의 리더십은 KB금융의 '내실성장'에도 주효했습니다.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2017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KB금융은 이어 2021년 4조4096억원, 2022년 4조1217억원 등 2년연속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윤 회장이 K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2014년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KB금융 내부적으로도 윤 회장의 용퇴를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건 이 때문입니다. 회추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취임 당시 꿈꾼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뤘기에 이젠 그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됐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이 이사회에 보여준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존중하는 모습은 KB 지배구조의 기틀을 만드는 기회가 됐다"며 "미래의 CEO에게도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윤 회장의 9년 리더십이 스스로 종언을 고하면서 차기 KB금융 리더는 새로운 인물의 부상이 확실시됩니다.
지난달 차기 CEO 선정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KB금융은 당장 오는 8일 1차 압축후보군(쇼트리스트) 6명을 결정합니다. 이들은 인터뷰와 심사를 거쳐 3명으로 추려집니다. 오는 29일 윤곽을 드러낼 2차 쇼트리스트입니다.
회추위는 9월8일 2차 인터뷰로 3명 후보자를 심층평가하고 투표로 최종후보자 1인을 확정합니다. 이후 최종후보자가 관련법령에서 정한 자격검증을 통과하면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절차를 거쳐 11월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KB금융 차기회장으로 공식 선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