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정 농촌사회학자ㅣ추석이 즐거웠던 때는 딱 초중생 때까지였다. 스무 살 명절부터는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대학생 때 IMF 외환위기를 맞아서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추석, 노점에서 어린이 양말 몇 켤레를 고르던 엄마가 기억난다. 검은 봉지에 담긴 양말은 어린 사촌동생들 것이었다. 포장이라도 제대로 할 걸, 검은 비닐봉지에 들려있던 그 양말이 부끄럽고 싫었다. 명절이어서 더 싫었다. 명절만 아니었다면 큰엄마가 조카들에게 주는 평범한 선물이었을 텐데 말이다. 설날과 추석 중 아무래도 명절 선물은 추석에 더 무게추가 쏠린 듯 하다. 찾아보니 한국전쟁이 정점이던 1952년 9월, 추석차례 지내라며 극빈자들에게 무상으로 잡곡 몇 줌과 외미(외국에서에서 들여온 쌀)를 유상으로 분배한다는 계획이 눈에 띈다. 어떻게 해서든 명절을 지내려던 절실함이었다. 농업과 생산기반 시설은 파괴되고 구호물자로 근근이 버터야 하던 전쟁 때도 '전쟁고아'와 '상이용사'들에게 독지가들이 쌀과 밀가루를 기부하기도 했다. 물론 전쟁 중에 최고명절은 추석도 설날도 아닌 ‘크리스마스’였다. 미국이나 유럽국가 등지에서 보내주는 의연품을 받기 위해 교회나 성당 앞에 줄을 섰다. 극빈의 시대
정은정 농촌사회학자ㅣ10여 년 전쯤, 내가 태어난 집에 찾아가 보았다. 어릴 때 떠나와 고향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은데도, 태어난 자리에 찾아가 생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 그 본성을 우연히 따른 날이었다.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당시의 기억을 가질 수 없고, 가족과 친지, 이웃들의 말에 의지를 해야 한다. 나는 우연히 인터넷 항공지도로 내가 태어난 집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집에서도 온갖 등초본을 열람할 수 있어서 생의 흔적을 찾기는 더 수월하다. 인생 최초의 기록이 남아있는 주민등록등초본을 떼어 보니 프린터에서 쉬지 않고 서류가 쏟아져 나왔다. 40대 중반 나이에 도합 스무 번이 넘는 이동 기록이 남아있다. 그렇게 태어난 집을 찾아 사진도 한 장 찍어 간직해 두었고, 내가 다녀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이 헐렸다. 주민등록등본에 남아있는 이사의 이력은 한 가족의 생애사를 압축해 놓은 것이기도 하다. 충청도에서 서울로 떠나와 평균 2년에 한 번씩 이동을 한 셈이다. 짧게 살았을 때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한 적도 있다. 지금은 전세 계약이 2년이지만 80년대만 해도 1년이 계약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자식이
정은정 농촌사회학자ㅣ명절을 앞둔 대목장 구경은 재미가 크다. 추석과 설날 대목장 중에서도 설 장날이 구경하기엔 낫다. 추석 때는 여름 기운이 미처 가시지 않아 억지로 익힌 과일들이 구색을 갖추느라 진을 뺀다. 햅쌀도 때가 일러 싸라기 없이 투명하고 통통하게 잘 여문 쌀도 구하기가 어렵다. 음력 8월 바닷속은 아직 뜨거워 제철도 아닌 씨알 작은 생선이 호객용으로 어물전 한 칸을 차지하고 있어 안쓰럽다. 하지만 설날 대목장은 다르다. 제주도에서는 사시사철 채소를 뭍으로 올려보내고 남해나 포항 일대에서 푸릇푸릇한 시금치가 올라온다. 더운 여름에 녹아난 채소보다는 잘 말렸다가 불린 나물들이 맛이 들었을 때이기도 하다. 팔도의 장터를 다니다 보면 고장마다 독특한 물산이 있다. 아무래도 바닷가 쪽에서는 어물들이 다채롭고, 내륙에는 고기와 나물 장이 흥하다. 그래도 방앗간과 떡집이 제일 바쁜 것만큼은 팔도 공통이다. 이제 설날 음식은 ‘떡국’이라는 도식이 만들어졌지만 우리집은 설날 하면 ‘만두’다. 충북 내륙에서는 떡만둣국을 세찬으로 쓰는데 만두 빚는 일은 추석 송편보다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다. 송편은 쌀만 찧어와 깨나 콩 같은 소만 마련해 빚으면 되지만, 만두소 만드
정은정 농촌사회학자ㅣ명절이 부담스러워지면서 어른이 된다. 의무는 많아지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도 명절이 좋았다. 이름 붙은 날인만큼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동전이 아닌 지폐로 돈을 찔러 주어 기다릴만한 날이었다. 여느 때와 달리 호주머니가 열리는 일이 없는 엄마도 명절 때는 그래도 양말이라도 한 켤레 새로 사주거나 가끔 새 옷도 얻어 입을 수 있었다. 나처럼 형제자매 많은 집 막내들은 옷을 물려 입기만 했기 때문이다. 추석이면 떠오르는 송편 빚던 기억 우리 집은 추석 전에 상당히 부산스러웠다.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은 유과였다. 삭힌 찹쌀 반죽에 ‘꽈리’를 일게 해야 하는데 그때 아버지의 힘이 필요했다. 차진 찹쌀 반죽을 다듬이 방망이로 힘차게 돌리면 꽈리가 퐁퐁 터졌다. 그렇게 해야만 공기층을 만들어져 튀겼을 때 바삭해진다. 꽈리를 튼 반죽덩어리를 잘라 그늘에서 며칠 단단하게 말린 뒤 기름에 튀겨내고, 조청을 발라 깨나 쌀튀밥을 붙이는 손 많이 가는 과자를 만들면 추석 입구였다. 송편도 많이 만들었다. 송편 소로는 깨와 밤, 동부콩과 검정콩이었다. 깨와 흑설탕을 함께 섞은 깨송편은 언제나 인기가 높았고 늘 모자랐다. 떡을 쪄
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신한투자증권은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위한 금융권 최초의 공동영업팀을 출범한다고 8일 밝혔습니다. 시범 운영 거점은 ▲신한 Premier 패밀리오피스 청담센터(은행∙증권 복합채널) ▲신한 Premier 청담금융센터(증권)로 두 센터를 중심으로 공동영업 체계를 신설∙운영할 계획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자본시장 중심의 ‘머니무브’ 확대와 고액자산가 니즈의 다변화에 따라 기존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PWM채널 고객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채널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PWM채널의 고객 수가 증가하고 고객의 니즈 또한 세밀화 되면서 차별화된 맞춤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그룹 차원의 역량 결집 및 공동관리 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신한 Premier 청담금융센터는 2024년 신한투자증권 업적평가대회에서 ‘바른이익 대상’을 수상하며 내부 성과뿐 아니라 고객만족 측면에서도 최고 수준의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존 PWM복합점포 협업 모델을 넘어 증권 점포가 참여하는 자본시장에 특화된 자산관리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이번에 출범하는 공동영업팀은 패밀리오피스센터 PB와 신한투자증권을 대표하는 지점 우수 PB로 구성됩니다. 금융권 최초로 지점 간 우수 PB인력 풀을 고객중심으로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기존 복합점포(PWM)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시도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기존 은행∙증권 복합채널을 통한 포트폴리오 관리에 더해 우수PB들의 투자전략과 리스크 관리를 통한 한층 강화된 신한 Premier만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신한 Premier 청담금융센터(증권) 내에 ‘신한 Premier 커뮤니타스 Lounge’도 새롭게 설치될 예정입니다. 이는 신한 Premier 원주금융센터에서 첫선을 보인 후 두번째로 마련되는 공간으로, 한곳에서 은행과 증권의 금융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편리한 원스탑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공동영업팀 출범이 신한 Premier 채널혁신의 시작점으로 앞으로도 고객중심 자산관리를 위해 은행과 증권의 전문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이 소상공인 위기극복 지원을 위해 7조5000억원 규모의 특별지원프로그램(IBK소상공인 더드림패키지)을 가동합니다. 먼저 경영애로부문(3조원) 입니다. 소상공인 위기극복지원대출 1조원(9월말), 골목상권 소상공인 활력대출 1조원(10월), 가산금리 상승분 특별감면 프로그램 1조원(9월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내수회복 지연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 긴급특별자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소상공인 위기극복지원대출은 매출감소와 원가상승으로 인한 경영애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며 대출한도는 운전자금 최대 1억원, 시설자금 최대 5억원을 제공합니다. 대출금리는 최대 1.8%p까지 감면합니다. 골목상권 소상공인 활력대출은 프랜차이즈 가맹업 또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을 영위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운전자금 최대 5000만원, 대출금리는 최대 1.5%p까지 감면해 줍니다. 가산금리 상승분 특별감면 프로그램은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부진 등 사유로 신용등급이 일시 하락한 소상공인에 기존 대출만기 연장시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가산금리 감면을 지원합니다. 성장지원부문은 총 2조5000억원 규모입니다. 소상공인 가치성장대출(1조5000억원)은 수출이나 기술보유, 디지털전환 등 지속성장이 기대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운전·시설자금을 최대 30억원 한도로 지원하고 대출금리는 최대 1.3%p까지 감면합니다. 소상공인 스케일업(up) 프로그램(1조원)은 매출·고용증가, 신규수출 등으로 외형확장하고 있는 소상공인에 1억원 한도의 운전자금을 제공하며 대출금리는 최대 1.5%p까지 감면합니다. 이와 함께 창업지원부문(2조원)은 창업 7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업장 마련을 위한 시설자금 1조8000억원, 원자재·인건비 등 필요 운전자금 2000억원, 맞춤형 컨설팅 등 창업기업 전용 종합패키지를 올해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중입니다. 사업장 마련 시설자금은 소상공인이 임대료 부담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초 사업장 구입시 소요자금의 90% 수준으로 최대 1.5%p까지 금리를 감면합니다. 지자체와 협약을 통한 이차보전 연계시 최대 2.0%p 금리를 추가로 낮춰 1%대 초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설비투자 후 원자재 구입이나 인건비 지급 등 운전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을 위해 기업은행은 신용·기술보증기금과 2000억원 규모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보증료(△0.2~0.5%p) 및 대출금리(최대 △1.3%p)를 감면해 창업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합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내수부진과 고물가 등 복합위기를 겪는 소상공인의 경영애로 해소와 성장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소상공인 위기극복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삼성화재(대표이사 사장 이문화)는 서초동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콜센터·고객센터 등 고객응대부서와 상품개발·계약관리·보상 등 25개 부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중심경영' 실천을 위한 'Sync-Big Session'을 개최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Sync-Big은 고객에 대한 생각을 하나로 모아(Sync·Think) 더 크게(Big) 확장한다는 의미로 고객 관점을 우선하는 조직문화를 전사적으로 정착하고자 기획됐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각 부서는 고객과 접점에서 수행하는 고유 역할을 공유하며 고객을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나눴습니다. 또 상호협업과 갈등조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면서 고객을 향한 전사적 연대를 강화하고 보다 효율적인 협업구조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삼성화재는 고객불만을 단순히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예방·응대·개선 전과정에서 고객중심 사고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특히 예방 측면에서 상품 개발·심사 단계부터 사전적으로 소비자보호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유기적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삼성화재는 부서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고객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개선 프로세스를 확립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화재는 행사에서 'Care to Share, One Team for Customers(해결을 넘어 공감으로, 고객을 위한 한마음)' 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을 직접 응대하거나 지원하는 모든 부서가 곧 고객 관련 부서"라며 "전사적으로 고객중심경영을 다시금 다짐하고 고객불만을 예방·개선하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적응증은 역류성식도염 치료입니다. 시장조사기관 IMS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항궤양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3조 원 규모로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 변화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급증하면서 치료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지난 2022년 출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3세대 치료제로, 기존 PPI(프로톤 펌프 저해제)의 단점인 느린 약효 발현, 짧은 반감기, 식전 복용 제한을 개선했습니다. 긴 반감기로 ‘야간 속쓰림’ 개선에 강점을 보이며, 위산 역류에 따른 만성 기침 완화 효과까지 임상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약물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대웅제약은 2026년 하반기 중국 발매를 목표로 현지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전략을 본격 전개할 방침입니다. 회사는 펙수클루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펙수클루는 출시 3년 만에 국내외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인도,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필리핀 등 6개국에서 판매 중입니다. 중국, 파나마, 콜롬비아 등에서는 품목허가를 받고 발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체 진출 국가는 30여 개국이며, 오는 2027년까지 100개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중국 품목허가는 펙수클루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세계 최대 항궤양제 시장인 중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치료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