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보험영업 = 보험아줌마’로 통했던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될 지도 모른다. 여성설계사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보험영업에서 남성설계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유가 뭘까?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3월과 4월에 열린 연도대상에서 손해보험사로는 메리츠화재·LIG손해보험·현대하이카다이렉트·롯데손해보험이, 생명보험사는 PCA생명·우리아비바생명·AIA생명 등에서 남성설계사가 대상을 차지했다.
작년 실적을 반영하는 올해 연도대상에는 특히 남성설계사들의 수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 열린 LIG손보 연도대상(지난 5일)에는 두 명의 남성 설계사가 공동대상을 수상했고, 메리츠화재도 오늘(7일) 진행한 연도대상에서 설립 92년 만에 최초로 남성설계사가 대상을 받아 이목을 끌었다.
한화손해보험에서도 창립 후 처음으로 정수웅 설계사가‘남성 보험왕’으로 등극했으며, 현대해상도 강순모(남, 대리점부문) 씨와 천안사업부 천안신화지점 김휘태(남, 설계사부문) 씨가 연도대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들어 유난히 남성 설계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가 뭘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성설계자 수가 점점 늘고 있고, 여성설계사들 못지않게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라고.
한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남성설계사의 수가 꾸준히 늘고 그에 따른 영업실적에서 좋은 결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에 대상을 탄 모 설계사의 경우도 지난 몇 년간 금상을 수상하다가 올해 대상을 탄 경우”라고 설명했다.
남성설계사의 높은 영업실적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 많은 남성들이 보험영업에 뛰어들면서 활약상이 커지고, 활약상이 커지면서 여성 위주의 설계사 문화와 인식을 바꾸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20여년 전에 외국계 보험사가 우리나라에 정착할 당시 국내사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남성설계사를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했다”며 “이를 시작으로 이제는 많게는 9:1정도의 남성비율이 압도적인 보험사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남성들이 처한 사회적 상황도 활약상의 또 다른 이유로 거론된다. 남성 설계사들은 집안의 가장으로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영업에 매진한다는 것. 또한, 영업력을 키우기 위한 전문성을 갖추는 데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복수의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남성들은 여성 설계사와 달리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한다거나 재무공부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풀타임 직업으로 일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전략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시각이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남성설계사의 활약이 점점 커지는 건 사실이지만, 특별한 영업방법이나 장점을 말하기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