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서울에서 3시간 거리. 산 좋고, 공기 좋은 경상남도 양산에 최첨단 담배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은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생산하는 국내 첫 '듀얼 팩토리'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전용 담배 제품인 '히츠'가 국내 생산,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 판매되는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양산공장에서 생산, 공급하게 됐다. 아태지역에서 히츠를 생산하는 최초의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필립모리스는 11일 경남 양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히츠 판매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 12월 히츠의 국내 생산 계획을 밝힌 이후 오는 10월 말 첫 판매를 시작한다. 경남 양산에 3000억 규모를 투자해 히츠 생산 설비를 갖춘 공장을 증축했다.
지난 2017년 6월 공식 출시한 아이코스는 국내 처음으로 등장한 궐련형 전자담배기기다. 아이코스의 전용 담배 제품인 히츠는 올해 8월 기준 국내 전체 담배시장에서 점유율 8.1%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양산공장은 일반담배를 생산하는 기존 공장 옆에 히츠를 만드는 공장을 증축했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1989년 국내에 진출해 2019년 4월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2008년 연간생산량 100억 개비를돌파한 데 이어, 2015년 1억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말보로, 팔리아멘트, 버지니아 S, 라크를 포함해 이달부터 6가지 종류의 히츠도 판매한다. 그 동안 히츠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대표적인 히츠 생산국가는 러시아, 스위스, 이탈리아, 루마니아가 있는데 여기에 대한민국이 더해졌다.
필립모리스는 직원 340명 이상을 추가로 채용해 국내와 유럽 공장에서 히츠 생산을 위한 여러 교육훈련을 진행해 왔다. 실제로 방문한 공장 내부는 기계들이 쉼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새 담배에서 나는 담뱃잎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공장을 둘러본 첫 소감은 애연가들의 천국이란 느낌. 공장 곳곳엔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담배로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이 곳은 외부에서 구입한 담배를 반입할 수 없으며, 내부에서 비치된 담배 역시 외부(공장 밖)로 유출할 수 없다.
먼저 둘러본 일반 담배 생산 라인의 경우 담배 필터와 안에 채워넣는 과정 등을 거쳐 패키징하게 된다. 천장을 보면 긴 튜브들이 연결돼 있는데, 그 관을 통해 기계에서 다른 기계로 이동한다. 담배의 품질관리 역시 튜브로 연결된 자동화 시스템에서 매 10~15분마다 품질관리를 한다.
이번에 새로 증축한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 라인도 일반담배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다만, 담배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이 달라서인지 공장 내부에서 품어내는 담배 냄새가 일반담배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천장엔 긴 튜브관이 기계끼리 연결돼 있고, 패키지까지 자동화 시스템으로 움직였다.
히츠 제조 공정 과정은 3가지 종류의 필터(마우스필터·플리락틱 애시드 필터·할로우 아세테이트)가 슈터(각 필터를 컴바이너로 이동)로 이동한다. 이 후 토바코 플러그와 컴바이너(4가지 구성요소를 합쳐 히츠 제조) 과정을 거쳐 패커로 마무리된다. 기계 한 대 기준 1분당 500갑이 포장된다.
양산공장을 책임지는 공장장은 우크라이나 출신 아리나 아슈키나(Iryna Ashukina) 상무다. 우크라니아와 스위스, 루마니아 등의 생산기지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루마니아에선 공장장으로 일했다. 지난 2017년 8월 양산공장의 공장장으로 부임해 700명의 직원을 이끌고 있다.
아리나 아슈키나(Iryna Ashukina) 양산공장 공장장(상무)은 “새로운 히츠 생산시설에는 제품의 맛과 품질뿐만 아니라 유해물질 감소라는 제품 특성을 지키기 위해 최고 수준의 품질 경영 시스템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히츠를 생산하면 소비자에겐 어떤 장점이 있을까. 필립모리스는 유럽에서 수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류비 등을 절감할 수 있고,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보다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다만, 작년 전자담배 부과하는 세금이 오르면서 가격 인하 계획은 없어 보인다.
히츠 판매국가가 점차 확장되면서, 향후 한국필립모리스는 해외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 아리나 야슈키나 상무는 “국내 판매를 우선적으로 진행한 후, 수출에 대한 계획도 검토 중이다”며 “히츠 판매 국가가 작년엔 30개국이었는데, 현재 43개국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병철 전무는 "국내 아이코스 사용자들에 한국에서 생산된 히츠를 공급하게 된 것은 양산공장의 높은 품질관리 수준과 생산성을 보여준다"며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이 궐련형 전자담배 내수시장을 책임지고, 향후 수출의 길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필립모리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 근거가 되는 분석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