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일상 스포츠 러닝이 대세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 러너가 늘어나고 기록·순위보다 재미를 중요시하는 '펀러닝'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유통업계도 러닝과의 접점을 다방면으로 확대하는 중입니다. 단순 제품 협찬을 넘어 패션과 결합하거나 색다른 주제로 식음료기업이 직접 대회를 기획·운영하는 움직임도 뚜렷합니다.
2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아웃도어 활동, 실내외 15종 경험률 조사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저변이 확대된 종목은 조깅·달리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3년간 조깅·달리기 경험률은 2021년 23%에서 2023년 32%로 늘었습니다. 스포츠업계에서는 국내 러닝 인구가 약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합니다.
경쟁 아닌 재미 초점 ‘펀러닝’..러닝 대회 직접 여는 식품기업들
과거 국내에서 열리는 러닝 대회·마라톤은 나이키나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스포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브랜드들이 주최하거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이색 콘셉트의 러닝 대회가 많아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러닝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콘텐츠가 재미 요소를 극대화하며 대회 참가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8월 자사 대표 아이스크림 설레임을 주제로 한 ‘2025 설레임런’을 개최했습니다. 한낮 온도가 30도를 넘는 무더위 날씨에 맞춰 대회 콘셉트도 ‘이열치열’로 잡았습니다. 5lm 단일 코스 곳곳에 맨발로 지압판을 통과하는 ‘열오르존’, 물총 세례, 냉수·온수 복불복존 등 ‘열 받는 미션’ 구간을 마련했고 마지막에 설레임을 맛볼 수 있게 하며 재미 요소를 극대화했습니다.
'치킨 런'도 등장했습니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가 5월 업계 최초로 개최한 러닝 이벤트 ‘굽네 오븐런’에는 3000명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오븐런 티셔츠와 치킨 머리띠를 착용하고 '인간 치킨'이 돼 지글지글 구워존, 기름 쏙 빠져존 등 러닝 코스를 즐겼습니다. 러닝이 끝난 후 굽네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치킨을 주제로 한 게임들이 펼쳐지며 열기를 이어갔습니다.
hy는 지난 6월 과채주스 브랜드 ‘하루야채’와 ‘런’을 합성한 ‘하루런’을 선보였습니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하루런은 내외부 시설물에 대표 제품 4종을 연상시키는 4종의 키 컬러를 적용해 시각적 효과를 더했습니다. 1600명이 참가한 가운데 하루야채 모델 배우 임시완이 함께 코스를 완주해 호응을 얻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러닝 대회를 직접 개최함으로써 브랜드 경험을 넓힐 수 있다. 제품 시식뿐 아니라 오감으로 브랜드를 느끼게 해주는 게 핵심”이라며 “참가자들의 나이가 다양해지고 있는 점도 대표 제품의 기존 타깃층을 넘어 다른 연령대에 다가가기 쉽게 만들어 준다. 러닝 이후 이벤트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홍보도 자연스럽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러닝과 패션을 결합하려는 시도도 활발합니다. 롯데백화점은 2017년부터 잠실 롯데월드몰 잔디광장에서 ‘스타일런’을 열고 있습니다. 국내 유통사 유일의 러닝 행사입니다. 7회째를 맞은 올해는 참가 인원을 지난해보다 20% 늘렸고 총 6000명의 러너들이 참가했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참가자 수는 4만명에 달합니다.
올해부터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러닝 컬쳐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리브랜딩의 첫 단추로 K패션 브랜드 마뗑킴과 손잡고 참가자들에게 볼캡, 기능성 티셔츠 등 컬래버레이션 러닝 키트를 제공했습니다. 캐주얼하면서도 기능적인 스포츠 웨어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러닝코어룩’ 트렌드를 겨냥한 움직임입니다.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웰니스 라이프와 패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더블유 스타일런’을 기획했습니다. W컨셉 앱에서 모집한 참가자들에게 숏슬리브, 레깅스 등 20만원 상당 키트를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인접 지역에 밀집 행사가 예정돼 취소됐습니다. 쿠팡플레이가 서울과 부산에 개최한 ‘무한도전런’에는 참가자들이 '소지섭리턴즈 특집'을 오마주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도심을 달렸습니다.
마블런, 미니언즈런, 디즈니런...러닝으로 개성 표현하는 ‘MZ 러너’
지금의 러닝 붐을 이끄는 건 2030세대입니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래저’가 러닝으로 번지면서 MZ세대에 러닝은 개성을 표현하고 자기 통제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SNS 인증샷’이 중요해지면서 대회 테마도 한층 다채로워지는 중입니다. 식품기업들은 이 같은 러닝 대회에 대표 제품을 지속 후원하고 현장 부스 운영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국내에서 매년 열리는 마블 테마 러닝 축제 ‘마블런’은 참가자의 85%가 MZ세대입니다. 올해는 모집 이틀 만에 조기 마감됐습니다. 하이트진로는 마블런 종료 지점에 부스를 꾸리고 참가자들에게 테라 라이트 시음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bhc는 참가자 전원에서 뿌링클 나초가 포함된 완주 패키지를 제공했으며 서울광장 이벤트 부스에서 bhc 할인권을 증정했습니다.
과일 생산·유통 전문 기업 돌코리아는 지난 6월 ‘미니언즈런 2025 서울’에 공식 후원사로 참가자들에게 스위티오 바나나 총 9000개를 제공했습니다. 동아오츠카는 ‘2025 서울마라톤’에 포카리스웨트와 생수 마신다를 공식 음료로 전달했고 현장에서는 러너 체형 분석 등 스포츠 사이언스에 기반한 다양한 부스를 운영해 러너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디즈니런 서울 2025’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롯데칠성음료는 칠성몰에서 식물성 음료 오트몬트 구매자 중 추첨해 대회 참가권을 지급했습니다. 디즈니런 서울은 국내에서는 처음 열린 러닝 행사로 올해 1만50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이외에도 웅진식품은 ‘2025 오렌지런’에 이온음료 이온더핏을, 일동후디스는 ‘2025 3.1런’에 하이뮨 단백질 제품을 후원했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전 소비층을 대표해 가장 영향력과 파급 효과가 큰 소비 계층이라고 볼 수 있다. 한 가정이 소비를 할 때 대체로 그 의사결정에 주류를 형성하는 사람들”이라며 “젊은 층에 높은 관심을 받는 러닝을 활용해 건강 증진과 관련지으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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