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어제 콜센터에 전화했더니 대기자가 80명이 넘어 그냥 오늘 지점 방문 했어요. 점심시간인데 대기 줄이 거의 없어 빨리 처리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은행 점포는 한산한 반면 콜센터는 대기 인원이 몰리면서 업무 처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간 지난 1일부터 은행 점포의 풍경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이미 은행창구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직원 뿐 아니라 고객들도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봐야 합니다. 또 청원 경찰이 방문 고객마다 영업점 입장 시 체온을 측정하는 등 방역의 강도를 높인 상황입니다.
시중 은행의 방역 가이드 운영기준도 최대로 상향한 상태라 고객센터도 분산근무 비율이 확대됐습니다. 은행들은 향후 코로나 확산세에 따라 이 비율을 더욱 높일 방침입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28일 방역 가이드 운영기준을 2단계로 상향했습니다. 본부부서 이원화는 물론 본부직원 15%가 재택근무에 들어갔고, 영업점 방문 고객에 대한 체온 확인과 마스크 착용을 필수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도 내점 고객 중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고객은 출입을 통제합니다. 본부 직원 역시 재택·분산근무를 시행 중이며, 집단감염 우려가 큰 콜센터는 8곳으로 분산시켰습니다. 우리은행 고객센터 직원들도 분산근무 중에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은 재택·분산업무 비율을 30%로 확대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을지로 본점 22층에 근무하는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직원 모두 재택근무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가 심했던 1~2월에는 마스크 의무화를 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27일부터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고객은 영업점 입장을 못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도권 은행 영업점은 1일부터 단축근무에 돌입했습니다. 영업시간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줄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시중 은행 직원은 “우리도 시행 직전에 단축근무 얘기를 들었다”며 “원래 단축근무 같이 중요한 사항은 시간을 두고 적용하거나 미리 알려주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재확산세가 심각해 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시중 은행 점포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통상 은행 혼잡시간으로 분류되는 점심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대기자가 없어 바로 업무를 보거나 약간만 기다리면 될 정도로 여유가 있습니다.
한 은행 지점 직원은 “지점특성과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월말 월초에는 항상 고객이 많았는데 확실히 내점 고객이 줄었다”며 “방문을 원하는 고객들이 종종 전화해 지점에 사람이 얼마나 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전화로 업무를 보는 고객센터의 대기 시간은 이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2단계 거리두기 조치와 월말·월초 기간이 겹친데다가 분산근무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고객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따르면 근무 중 마스크 쓰기 의무화로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어 전화 대기 시간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은 전화 연결 시 분산근무로 인해 대기시간이 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안내하거나, 고객이 몰리지 않는 시간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한 은행 고객센터 직원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분산근무를 실시하고 있다”며 “바쁜 시기와 코로나 거리두기 기간이 겹쳐 콜이 상당히 밀려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