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현대해상이 지난달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출시한 유병자·고령자를 위한 간편심사보험을 출시한 첫 달 높은 매출을 달성해 업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이달 1일부터 같은 콘셉트의 상품을 내놔 추격에 나섰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도 현재 비슷한 유형의 간편보험을 준비 중에 있다. 반면, 중소 보험사들은 유병자·고령자·간편보험이라는 3가지 리스크가 있는 상품이다보니 상품출시를 준비하지 못 해 입맛만 다시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8월에 출시한 유병자·고령자를 위한 간편보험이 내놓은 지 한 달만에 매출 3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병자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삼성화재가 월 매출 약 6억원, 메리츠화재가 3억원 안팎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자 경쟁사들은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손보사 중에서는 이미 상품을 준비 중인 곳도 있지만, 검토단계에 머물고 있는 회사도 있는 상황. 일부 회사의 내부에서는 뒤늦게라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 상품팀의 고민은 깊다. 특히, 유병자를 위한 상품 개발 경험이 없는 중·소형사의 경우 자체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위험률 책정과 보장범위 선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 병력이 있거나 고령자를 위한 상품이다보니 리스크 부담이 커 쉽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이에 따라 회사별로 유병자·고령자 간편보험에 대한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르면 내달 중으로 간편보험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봄 건강보험으로 유병자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메리츠화재도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시장에서 (유병자·고령자보험)니즈가 많다는 것을 회사에서도 익히 알고 있다”며 “지금 상품개발팀에서 (유병자·고령자)간편보험을 준비하고 있어 조만간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손해보험을 포함해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은 속내가 다소 복잡하다. 이들 보험사는 현재 검토 단계에 머물렀을 뿐 출시계획은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지만, 연내로 상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 지난 5월 각 사에 유병자와 고령자를 위한 상품을 준비하라는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상품감독국 관계자는 “당국에서 올해 추진하고 있는 20대 금융개혁 관행 중에 금융소비자 사각지대 해소의 일환으로 유병자와 고령자를 위한 상품개발이 있다”면서 “각 사별로 해당상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에서는 현재 유병자·고령자에 대한 통계를 집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소형사에서는 상품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금감원은 오는 17일 ‘고혈압·당뇨병·간질환’등 만성질환 보유자의 보험가입에 대한 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