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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미들] 마흔, 워킹맘은 사표를 던지고 섬으로 갔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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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26, 2023, 08:11:07

15년 대기업 근속 뒤로하고 제주행
4년간 주말부부, 제주살이하며 실천한 '여유로운 삶'
"사십대 워킹맘에게 다양한 삶의 선택 보여주고파"

 

한국은 195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사실상 유일한 국가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의 사십대는 개발도상국에서 태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오롯이 겪은 세대이자 한국 사회의 정확히 중간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입니다. [인더미들 in the middle]은 인더뉴스가 한국 사회의 중추로 자리잡은 사십대들의 삶과 일, 그리고 꿈꾸는 미래를 들어보는 인터뷰 입니다. 세대의 가교이자 시대의 중심에 서 있는 사십대들의 진솔하고 다양한 목소리가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을 조율하고 해법을 찾는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나를 당당하게 만드는 성취를 놓을 수가 없었다. 누구의 딸, 아내, 엄마가 아닌 오롯한 내 이름으로 누리는 인정을 포기하기 싫었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95p>

 

출판사 마음연결에서 최근 선보인 에세이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이제 마흔 초반을 넘어선 민선정 작가의 두 번째 책입니다. 몇 해전 같이 글쓰기 공부를 했던 지인들과 함께 <퇴근할까 퇴사할까/더블유미디어>를 낸 이후 실제로 퇴사를 감행하고 서울에서 제주도로 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일상을 또박또박 담아냈습니다.

 

11월 중순 서울 종로에서 만난 민 작가는 "4년간 제주살이로 서울의 높은 빌딩들에 이제 적응이 잘 안 된다”며 “서울에 올 때마다 제주의 자연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종로 일대는 민 작가가 회사를 다니면서 숱하게 지나쳤던 거리임에도 어느덧 낯선 풍경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역의 명문 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진학해 종로구 명륜동에서 대학을 다닌 민 작가는 법대생이었지만 사법고시는 딱히 끌리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언론사 입사도 준비했지만 명함을 얻게 된 곳은 이른바 대학생 선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국내 대기업의 금융계열사였습니다.  

 

민 작가는 "처음 입사하고 했던 업무가 손해사정이었는데 해보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특히 저 때문에 팀 전체의 고과 평가가 낮아지는 시스템 속에서 고민이 참 많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초반부에는 민 작가의 직장생활 이야기가 주로 담겨있습니다. 민 작가가 팀의 인사고과 평점을 낮추는 어리바리했던 신입사원에서부터 결국 같이 입사한 동기들 가운데 가장 오래 다니고 승진도 빠를 것이라는 평판을 뒤로 두고 15년 근속을 채운 후 퇴사하는 과정을 적었습니다.

 

"회사에서 배운 것도 적지 않았고 또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분명했지만 결국 행복한가?’ 라고 자문해보면 여기에서 확답을 내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대학때 온라인 닉네임을 '내가 바라는 나'로 쓸 만큼 무언가 내 스스로를 위해 성취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편인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고 또 복직하는 과정에서 여러 갈등을 겪으면서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더 강해졌습니다."

 

'내가 바라는 나'에서 '내가 바라는 삶'으로의 전환은 민 작가 뿐만 아니라 결혼을 해서 가족 공동체를 꾸리는 이들이 경험하는 인생의 큰 변화입니다. '나'란 단어에는 오직 하나의 개인만이 존재하지만 '삶'이란 단어에는 나를 둘러싼 가족들까지 아우르기 때문입니다.

 

민 작가는 육아휴직 기간 중 제주살이를 통해 아이가 자연과 교감하며 감수성을 키우고 온전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잊고 있던 행복과 삶의 가치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성취와 맞바꿀 수 없는 가족의 시간들이 있다는 걸 받아들입니다. 다시 복직을 하고 일에 매진했지만 회사나 혹은 서울의 시간표가 '가족의 시간'을 수용하기에는 여전히 여유가 없었습니다.

 

 

마흔 살이 되던 해, 민 작가는 사표를 쓰겠다는 결심을 굳힙니다. 제주로 내려가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선언합니다. 맞벌이하던 남편은 아내의 결정을 기꺼이 존중해 주고 제주와 서울을 오가야 하는 주말부부 생활을 감내해 주었습니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이처럼 지금 한국 사회의 중추로 꼽히는 40대 맞벌이 부부들이 겪는 육아 및 회사 생활의 생생한 애환들이 잘 녹아있습니다. 이른바 '워라벨'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 불가능성'을 확인하는 경우가 아직은 더 많습니다. 민 작가는 그 과정에서 겪었던 감정의 질곡들을 담담히 적었습니다.   

 

이 외에도 줄 세우기 위주의 입시경쟁에 속에서 어떻게 해야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가? 고민하는 엄마의 고민도 나누고자 했습니다. '대안적인 삶'으로 꼽히는 제주살이의 구체적인 경험담을 통해 제주살이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습니다.

 

"책을 낸다고 인생이 확 달라질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책을 쓰는 과정에서 어떤 조직의 직책인 내가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사람들 마음에 닿도록 진솔하게 쓰는 작가'로 스스로 재정의할 수 있었고 내가 우선하는 가치를 지켜가는 삶을 살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민 작가는 밀레니엄 세대라 불리는 00학번입니다. 졸업과 동시에 직장생활을 시작해 2009년 결혼을 했고 2011년 딸을 낳았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워킹맘'이었고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해야 하는 사십대 입니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민 작가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동시대 같은 세대들에게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민 작가처럼 '여유'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마다 놓인 처지가 다른데다가 민 작가는 자신의 선택을 지지해주는 남편과 아이, 양가 부모님들이 있었습니다. 민 작가 역시 각자도생의 현실에서 ‘여유’를 선택한 데 따른 반대급부를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당장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이의 진로를 위한 고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남편에게만 '생계'를 맡겨 놓기엔 남편 어깨가 너무 무거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세대들이 다양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또 그런 모습에 힘을 얻는 후배 세대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퇴사해서 갑자기 행복해졌다기보단, 제 안의 불안과 걱정을 깊게 마주하며 답을 찾는 시간을 가진 덕분에 지금의 행복과 여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그런 제 경험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필요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돈이 또 시간과 마음을 잡아먹어선 안 된다는 깨달음을 나누고 싶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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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홍콩ELS 앞두고 나온 DLF 판결…‘DLF 불완전판매’ 함영주 문책 중징계 취소

홍콩ELS 앞두고 나온 DLF 판결…‘DLF 불완전판매’ 함영주 문책 중징계 취소

2024.02.29 23:53:31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권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로 바싹 움츠러든 가운데 비슷한 전례로 거론되는 과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에 대한 새로운 사법부 판단이 나왔습니다. 핵심은 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자(CEO)에 내린 제재 처분의 적절성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뒤집고 부당하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특히 홍콩ELS 손실을 둘러싼 금융당국 검사결과와 책임분담안 발표가 3월초로 임박해 있고, 금융회사 자율배상을 전제로 제재나 과징금 감경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미묘한 '밀고당기기' 시점이어서 이번 법원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규제의 칼을 든 당국으로선 축적된 법적 판단과 기준을 도외시하기엔 부담스럽고, 방패를 들어야 하는 금융사 입장에선 향후 쟁송의 정치한 논리 개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고법 행정9-3부(재판장 조찬영)는 29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전 하나은행장)과 장경훈 전 하나카드 사장 등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습니다. 사건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금융당국은 DLF를 불완전판매한 책임을 물어 2020년 3월 하나은행에 6개월 업무일부정지(사모펀드 신규판매업무) 제재와 과태료로 167억80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로 2019년 하반기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해외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 원금손실이 발생한 후폭풍입니다. 당시 하나은행장이던 함영주 회장도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문책경고 처분을 받았고 함 회장은 불복해 징계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신청을 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징계처분이 적법하다며 함 회장 등에 전부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습니다. 하나은행이 받은 업무일부정지 처분은 1심과 같이 적법하다면서도 함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와 장 전 사장에 대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입니다. DLF 손실이라는 같은 사안으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다가 최종심까지 내리 승소한 손태승 당시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적용된 대법원의 법적 논리가 함 회장 항소심에서 상당부분 받아들여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법원은 손 회장에 대해 "현행법상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아닌 '준수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융사나 임직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법리를 오해한 피고가 허용범위를 벗어나 처분사유를 구성했다"고 판시했습니다. 함 회장 소송을 맡은 재판부도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위반과 준수의무위반은 구별해야 한다"며 "일부항목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자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일부는 내부통제기준 준수의무위반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징계사유 중 일부만 인정돼 징계수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정당하지 않다"며 "기존 징계를 취소하고 징계수위를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법부 재판 결과에 양측은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공동 참고자료를 내 "2심 재판부 판결을 존중한다"며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상고 여부 등 향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나금융 측은 "이번 사건을 손님들의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 그룹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손님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보호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면서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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