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들의 ‘CEO 승계프로그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어 전반적으로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특정 지주사 타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 13일 금감원 출입매체 경제·금융부장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들어 일부 지주사의 지배구조를 검사했는데, CEO 승계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프로그램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검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사의 자율성을 저해하겠다는 생각은 없고, 특정 개인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셀프연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 원장은 현 CEO 선정 과정의 가장 대표적인 문제로 현직 회장이 회추위(회장추천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을 지적했다. 현직 회장이 연임 예정일 경우 회추위에서 배제되는 게 상식인데, 이걸 어느 지주사도 지키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된 임추위에 후보자로 참여해 설명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우리은행이 전 직원들에게 인사원칙을 사전 공개했다. 최근 ‘채용비리’ 사태와 ‘계파갈등’ 논란으로 인한 조직 내 불만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13일 손태승 은행장 내정자의 은행 내 특별방송을 통해 인사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미리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손 내정자는 이날 방송을 통해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먼저, 본부장급 승진인사 때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후보군 선정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기로 했다. 영업그룹 임원들로 구성된 ‘승진후보자 평가협의회’와 외부기관과 연계한 ‘다면평가 시스템’을 신설해 영업력과 품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지점장급 이하 승진은 영업실적과 근무평가를 반영한 인사고과 기준으로 선발한다. 또한, 본인의 인사서열을 공개함으로써 승진여부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사이동의 경우에는 영업력이 우수한 직원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업점으로 배치해 직원 간 영업노하우가 공유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본부
[인더뉴스 박한나 기자] 연말을 맞아 각종 시상식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도 사회에 귀감이 된 숨은 공로자들을 발굴해 공적을 치하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등은 연말 시상식 시즌을 맞아 보험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들을 치하하기 위해 시상식을 개최했다. 먼저, 생보협회(회장 신용길)와 손보협회(회장 김용덕)는 지난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보험범죄 근절에 공로가 큰 경찰관과 보험업계 조사자를 대상으로 ‘2017 보험범죄방지 유공자 시상식’을 열었다. 올해로 17회를 맞이한 이번 시상식에서는 광주서부경찰서 김윤태 경위 등 4명이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상하는 등 보험범죄방지 유공자 136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신용길 생보협회장과 김용덕 손보헙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보험범죄방지 유공자로 선정된 경찰수사관과 보험업계 조사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날 박동욱 동양생명 SIU파트 수석과 김모훈 SIU파트 책임은 생명보험협회장상을 수상했다. 생명보험협회장상 수상자인 박동욱 동양생명 수석과 김모훈 동양생명 책임은 지난 1년간 각각 12건(36억 5000만원), 6건(38억 8000만원)의 보험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를 이용해 (다른)오랑캐를 제압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범시킨 ‘금융그룹 감독 혁신단(이하 혁신단)’을 보고 떠오른 말이다. ‘관치(官治)’의 온상인 금융업계의 병폐를 관치로 해소하려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금융위원회가 신설한 혁신단의 주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지주회사법에 적용받는 금융그룹들을 제외한 금융그룹들(삼성, 현대차, 미래에셋 등)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첫 번째다. 이는 ‘감독제도팀’에서 담당한다. 다음으로 ‘지배구조팀’은 모든 금융그룹(금융지주사 포함)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위험요인을 평가해 통합감독에 반영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지주사 CEO들의 ‘셀프연임’ 문제도 여기서 다루게 된다. 은행이나 보험 등 금융산업은 원든 원치 않든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따라서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힘깨나 쓰는’ 관 출신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거나 권력자에 줄을 대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형 금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를 “금융거래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거래소 인가나 선물 거래소 도입 등 제도권으로 편입은 불가하며, 무분별한 투기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1일 출입기자단 송년회 자리에서 최근 가상화폐 논란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논의해 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방향이 맞춰져 있다”며 “절대 거래소를 인가하거나 선물 거래소를 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무부처가 법무부인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비트코인 거래를 일종의 금융거래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는 (비트코인 거래를) 금융거래로 보지 않으며, 따라서 발을 빼는 것도 아니고 발을 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에 비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와 사정이 다르다”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미국 선물 거래의 역사가 원래 민간회사에서 출발했고, 시카고 상품거래소도 현재 민간회사가 운영 중”이라며 “우리는 파생상품 거래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보험상품의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오히려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연금 미리받는 종신보험’ 등이 대표적인 예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개선이 시급합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8일 오후 ‘제7대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취임식’ 행사 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취임 후 목표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조연행 회장은 최근 주의깊게 지켜보는 사안으로 보험상품명의 문제를 언급했다. 현재 판매 중인 보험들의 상품명이 그 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 못 하고 있다는 것. 조 회장에 따르면 대표적인 예가 최근 몇 년 새 생명보험사들에서 출시 중인 ‘연금 미리받는 종신보험’이란 이름의 ‘종신보험’ 상품들이다.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죽음을 보장하는 보장성상품이기 때문에 연금과 같은 저축성상품과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저축성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높고 그만큼 수수료도 많이 뗀다. 하지만, ‘연금’이 강조된 이러한 상품명을 보고서 소비자들이 종신보험임을 명확히 인지하기 어렵다는 게 조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일부 보험상품명이 그 상품을 잘 나타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선량한 소비자들을 현혹할…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 “‘무색무취(無色無臭)’가 내 장점이다.” 최근 몇 주 사이 신임 은행장에 취임 혹은 내정된 두 사람이 각자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들이다. 전자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난달 21일에, 후자는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한 말이다. 대개 어떤 조직의 새로운 리더가 된 사람은 초반에 자신의 리더십의 방향이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허인 행장과 손태승 행장은 이런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일단은 스스로를 감추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 무슨 이유일까? 두 사람의 속사정은 차이가 난다. ◇ 허인 KB국민은행장, 과거 ‘KB사태’ 교훈? 지난 2014년, KB금융그룹은 ‘KB사태’로 일컬어지는 그룹 내분 사태를 겪었다. 은행의 주 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이건호 당시 KB국민은행장이 감사를 벌여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사외이사진이 감사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이에 이건호 행장이 감사보고서 등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KB사태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임영록 당시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건호 행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Sh수협은행이 출범 1주년 맞았다. 지난 10월 취임한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공적자금 상환’을 은행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매년 3000억원의 수익을 통해 향후 5년 내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수협은행(은행장 이동빈)은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점에서 ‘Sh수협은행 출범 1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동빈 행장은 기념사를 통해 “올해의 성장을 토대로 연간 3000억원 수준의 세전이익을 창출해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하자”며 “이를 통해 수협의 정체성과 어업인 및 회원조합 지원 기능을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협은행은 IMF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01년 정부로부터 1조 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지금까지 127억원 밖에 상환하지 못했다. 이 행장의 말대로 연 3000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공적자금 조기 상환은 충분하다. 또한 이 행장은 수협은행을 ‘경쟁력 있는 강한 은행’으로 만들기 위해 ▲자율경영기반 구축 ▲소매금융 경쟁력 강화 ▲질적성장과 내실경영 ▲수익창출 기반 확대 ▲강한 기업문화 구축 등 5대 핵심과제를 추진한다. 특히, 이 행장은 리테일 기반 확대를 강조하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김태영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취임식에서 은행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에 적극 건의·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1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변화는 금융산업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은행산업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블록체인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핀테크 기술을 능동적으로 활용해 소비자 니즈 파악, 금융서비스 개발·제공 등 은행산업의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권은 ‘은행권 블록체인 인증시스템’을 공동으로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는 금융인프라 구축을 위해 관련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김태영 회장은 “4차 산업 시대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원은행들과 함께 정책당국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회장은 은행연합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은행산업을 둘러싼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변화 속도가 빠른 지금이야말로 은행연합회가 길라잡이 역할을 충실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노동계 측에서 강력히 요구 중인 ‘노동이사제’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채용비리를 통해 입사한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난 뒤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손태승 내정자는 1일 오전, 우리은행 5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은 직원들의 여건·복지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노조가 은행의 경영에 대해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금융권의 화두인 노동이사제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손 내정자는 “노동이사제 문제는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난 뒤에 말해야 할 것”이라며 “다른 금융기관이나 공기업 등에서 하는 것을 봐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내정자는 이광구 은행장을 사퇴로 몰고 간 채용비리 사태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검찰의 수사가 결론이 나면 대상자에 대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사전에 미리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고, 수사 결과의 경중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채용비리 사태의 근원으로 알려진 은행 내 ‘계파갈등’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과장하는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의 신임 회장이 민간 출신 인물로 내정되면서, 일찌감치 관(官) 출신 인사를 협회장에 앉힌 손해보험협회가의 겸연쩍게 됐다. 앞으로 관치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단골 손님’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생보협회(회장 이수창)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신용길 KB생명보험 사장을 생보협회 34대 회장에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은행연합회(회장 하영구) 역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김태영 전 부회장과 신용길 사장은 모두 민간 출신 인사들이다. 당초 은행연합회장은 관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등이 대표적이다. 생보협회장도 업계에서는 관 출신 인사를 선호한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세간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은행연합회와 생보협회가 민간 출신 회장을 내정한 이유는 관치 논란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퇴직 고위 관료 출신 올드보이(OB)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자, 금융권 인사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
[인더뉴스 박한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훈장을 받는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도뇌르(Légion d’Honneur)’ 훈장을 수훈한다고 29일 밝혔다. 레종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제정한 것으로 프랑스 정부가 정치·경제·문화·학술·체육 등 각 분야에서 공로를 세운 사람을 선정해 서훈한다. 한국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정명훈 지휘자, 임권택 감독, 이창동 감독 등이 이 훈장을 받았다. 신창재 회장은 1993년부터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힘써왔다. 신 회장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문학과 사상 교류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대산문화재단은 1992년 교보생명의 출연으로 설립된 공익재단. 한국 최대 종합문학상인 ‘대산문학상’을 비롯해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외국문학 번역지원, 국제문학포럼, 대산창작기금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수한 문학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고 해외에서 출판될 수 있도록 후원해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돕는 ‘숨은 조력자’라는 평이다. 재단은 영어·불어·독어·스페인어 등 4개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연임 관행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내년에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29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 발표를 위해 직접 나섰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최 위원장은 금융권 인사 논란 관련 질문을 받자 “은행권 금융지주사는 특정 대주주가 없어 해당 CEO가 본인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CEO가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만든다는 논란이 있다”며 “승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아 CEO 유고 때 즉각 승계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그래서 장기 경영 공백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본인 이후 경영 공백 없이 승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것은 CEO의 책임”이라며 “만약 CEO가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경쟁자를 다 인사조치해서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만들어 계속 (연임)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중대한 책무를 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 CEO…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고객이 중심이 되는 KB국민은행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21일 공식 취임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로부터 1주일이 지난 27일, KB국민은행은 ‘고객과의 상생’을 전면에 내걸면서 ‘연체 정상화 예측모형’ 개발을 발표했다. “고객 중심”을 강조한 허인 은행장의 첫 작품이다. ‘연체 정상화 예측모형’은 고객의 대출이 연체됐을 때, 고객의 금융거래 이력과 상환능력, 대출상품의 특성 등을 분석 후 향후 정상화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이 시스템을 통해 무분별한 연체독촉 활동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우량채권과 악성채권을 따로 분류해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은행 고객이 대출 연체 관련 독촉 전화를 비교적 덜 받을 수 있어 은행 소비자 권익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연체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도 “고객의 금융 거래 이력을 데이터화해 일괄적인 연체관리가 아닌 맞춤형 관리를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되도록 많은…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CJ그룹이 조만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5월 경영복귀한 이후 첫 번째 정기 인사로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를 교체한다. 23일 CJ그룹에 따르면 신현재 CJ경영총괄 부사장을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오는 24일 CJ그룹은 신현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부회장)은 미래경영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신 부사장은 2003년 CJ그룹에 입사해 CJ사업총괄 부사장과 CJ오쇼핑 경영지원실장 겸 글로벌사업본부장,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지난 2014년 지주사 경영총괄 부사장을 역임해 왔다. 그룹의 사업기획과 재무, 마케팅 등을 총괄한 것. 신 부사장은 이재현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CJ㈜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 회장을 대신해 신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CJ그룹은 제일제당의 식품과 소재 부문을 합치는 등 조직개편도 동시에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코카콜라 사업권은 한 약제상에게 2300달러(약 300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시장 가치는 412조에 이른다. 그는 원료를 직접 구매하고 누구에게도 열쇠를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교촌의 3대 치킨 소스 레시피를 아는 분도 한 명뿐이다. 이것이 교촌이 33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비밀이다"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이 오랫동안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 '고집'과 '상생' 원칙을 꼽았습니다. 치열한 치킨 경쟁 속 최근에는 경쟁사들에 밀리며 실적이 주춤한 상황입니다. 헤쳐나갈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교촌은 'K소스' 세계화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각오입니다. 업계 유일 소스 전용 공장..교촌 '3대장' 소스도 여기서 교촌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용 소스 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충북 진천 덕산읍에 위치한 자회사 비에치앤바이오의 종합 식품 생산 현장은 1만5375㎡의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조성됐습니다. 지난 26일 서울에서 2시간가량 걸려 도착하자마자 입구부터 푸드 트럭의 치킨 냄새가 방문객을 맞았습니다. 2017년 준공된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생산현장은 컵포장기, 파우치 포장기 등 5종(10대)의 충진설비와 10대의 배합탱크 등을 갖췄습니다. 하루 30~40톤의 소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최대 1만2465톤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교촌을 대표하는 '3대장' 치킨(간장⋅레드⋅허니) 소스도 이곳에서 만들어집니다. 치킨소스 제조에는 청양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 등 국내 농산물을 적극 활용합니다. 교촌 소스를 포함해 국내 주요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OEM/ODM 소스 2000여종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천 종합식품 제조 공장은 자동화 설비와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안전사고 예방과 위생에 특화된 '물 없는 공장'으로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제조시설을 갖췄습니다. 원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최첨단 자동화 로봇 설비 라인을 보유했습니다. 진천 공장의 소스 생산 과정은 4층(전처리&배합실)부터 2층(포장실), 1층(완제품 적재실)까지 ▲원료 입고·검수 ▲비가식부위 제거 및 세척·살균 ▲계량 ▲배합 ▲품질검사 ▲충진 ▲금속검출 및 중량선별 ▲제품포장 ▲완제품적재 및 이송 ▲보관 및 출하로 나눠 진행됩니다. 먼저 4층에서 가열이 필요한 주 원료 마늘을 전처리 살균합니다. 껍질과 꼭지가 제거된 마늘을 설비에 투입하면 벨트에서 1차 세척(버블세척)을 진행하고 2차로 마늘 겉면을 약 70℃ 온도에 살균 3, 4차 냉각해 분쇄합니다. 이렇게 전처리된 마늘과 다른 원료들을 배합실로 이동해 소스로 만듭니다. '적합' 판정을 받은 소스는 천장 배관을 통해 2층 포장실로 내려갑니다. 이 공간은 청결 구역으로 음압관리시스템으로 공기를 관리하는데 병원과는 반대로 '양압' 관리가 이뤄집니다. 분진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1층에서는 무인 대차(AGV)가 움직이며 냉장 창고에 팔레트를 자동으로 입고합니다. 여기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교촌 소스는 원물의 영양손실을 최소화하는 '비가열 공법'으로 만들어집니다. 신선하고 진한 맛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매운맛의 '레드 소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청양 홍고추를 가열하지 않고 직접 짜내 매운맛을 내는 방식입니다.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생산품질혁신본부 상무는 "유통기한이 가열공법에 비해 짧고 제조 원가는 비싸지만 국내산 프리미엄 식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청양홍고추를 직접 착즙하는 등의 비가열 제조공법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붓질과 계약재배로 대표되는 교촌의 '고집과 상생' 코로나19를 지나는 와중에도 치킨 프렌차이즈들은 대체로 성장세를 유지한 가운데 지난해 교촌만 실적이 눈에 띄게 부진했습니다. 가격 관련 부정적 이미지와 함께 신제품 등 화제성에서 밀리며 매출이 전년보다 14% 줄었습니다. 8년간 1위였던 순위는 2년 사이 3위로 떨어졌습니다. 반등이 필요한 교촌입니다. 올해 교촌은 실적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20년 만에 판교로 신사옥을 이전하며 새 비전 '진심경영'을 발표했습니다. 6월에는 2년 만에 신제품 '교촌옥수수'를 출시했습니다. 수제맥주 '문베어'를 포함해 지난해 '교촌필방', 올해 한식당 '메밀단편' 등 신사업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거래처와의 '상생'을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농가와의 계약재배 역시 상생 전략의 일환입니다. 교촌은 계약재배로 지역 농가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계약재배를 활용하면 회사는 대규모 원물을 안정적으로 수급 받을 수 있고, 농가 입장에서는 유통 부담을 줄이고 거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교촌은 최상의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청양고추'의 대표 산지 충남 청양은 물론 경기 여주, 강원 원주, 충북 단양 등 각지의 청양홍고추 산지 농가를 발굴해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후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국 지역별로 농가를 분산·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원활한 공급망 확보에도 유리합니다. 비에이치앤바이오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계약재배 등을 통해 수매한 국내 농산물은 총 3825톤에 육박합니다. 이 기간 매입한 청양홍고추 2800톤 중 58%가 계약재배 물량입니다. 마늘(700톤)과 아카시아꿀(315톤) 등 소스에 쓰이는 식재료 대부분을 국내산 농산물로 수급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계약재배 농가로부터 시장가격과 관계없이 정해진 납품가격으로 일괄 구매하고 납품 후 2주 이내에 대금을 정산해주며 농가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고 있습니다. 운송은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직접 맡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납품 시 세척, 선별, 건조, 포장 등을 생략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교촌은 간장, 레드, 허니로 대표되는 치킨소스를 제조하기 위해 우리 농산물의 상당 수를 계약재배로 들여와 지역 농가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며 "교촌치킨 소스의 원천에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교촌의 경영철학인 ‘진심경영’이 담겨있다"고 말했습니다. K소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냅니다. 교촌치킨은 현재 7개국(미국·캐나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두바이·중국·대만)에 진출해 있습니다. 모든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는 치킨에 제공되는 소스는 이곳에서 제조됩니다. 이슬람 문화권 수출을 위해 2020년에 수출용 소스류 7종 할랄 인증(KMF)을 획득했습니다. 송 대표는 "전 세계 프렌차이즈 중 소스만 가지고 엄청나게 성장을 하는 회사들이 있는데 소스만큼은 교촌도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K푸드는 치킨에서 나올 것 같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소스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SK브로드밴드[033630]가 B tv에 SK텔레콤[017670]의 생성형 AI '에이닷(A.)'을 결합한 'B tv 에이닷 서비스'를 26일 선보였습니다. 이날 서울 중구 SK남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브로드밴드는 B tv의 목표가 'AI 기반 미디어 포털'임을 강조했습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은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은 "'AI 기반 미디어 포털'이 B tv의 목표가 맞다"며 B tv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설명에 따르면 9월 기준 B tv 가입자의 33%가 AI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2월 'AI B tv'를 선언하고 지속적으로 B tv에 AI 서비스를 적용해오고 있습니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Customer 사업부장은 "지난해 12월 'AI B tv'를 선언한 뒤로 다른 경쟁사들도 TV에 AI를 접목시키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기존 B tv에 있던 서비스 'NUGU'가 존재했으나 이번 에이닷과의 결합을 통해 훨씬 진화된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NUGU와 에이닷은 NLU, LLM 기반의 AI 모델입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NLU는 입력된 문장의 키워드와 의도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다면 LLM은 키워드와 더불어 문장의 맥락과 의도를 함께 파악해 보다 정확한 답변을 내놓는다는 점입니다. AI 서비스의 범위에서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NUGU는 B tv의 VOD와 실시간 콘텐츠 정도로 범위가 제한됐지만 에이닷은 OTT, 유튜브, 웹까지 콘텐츠 제공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에이닷에게 "지금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가 뭐 있어?"라고 질문하자 '베테랑2'와 같은 현재 상영작을 즉각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멀티 턴 기능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고객은 에이닷에게 질문을 하여 받은 답변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질문하는 것이 가능하며 에이닷이 직접 이어지는 질문을 띄워줘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마치 대화하듯 콘텐츠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됩니다. B tv 에이닷 서비스는 이날 함께 공개된 AI 셋톱박스 'AI 4 vision'과 기존 B tv 셋톱박스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AI 4 vision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AI 셋톱박스로 4K를 지원하는 13M픽셀의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갖췄습니다. 고객은 이를 통해 홈트레이닝, 게임 등 모션 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AI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확대시키는 방향성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서 SK브로드밴드는 성장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강조했습니다. 김혁 담당은 "과거에 비해 TV 이용 시간이 줄었고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며 "그렇기에 흩어져있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한 데 모아 'B tv를 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서비스 중인 'AI 골프'와 '살아있는 영어'에 대해 고객들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혁 담당은 "AI가 추천한 콘텐츠를 보기 위해 영화, 방송, 키즈 등 다양한 월정액 상품에 각각 가입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B tv All+ 상품을 9월 초 출시했다"며 AI 서비스를 적용해 경쟁력을 갖춘 B tv의 수익 모델을 지속해나갈 것임을 설명했습니다.
K콘텐츠 위상과 함께 한국 드라마·영화 속 음식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습니다. 유튜브에 쏟아지는 각종 바이럴 마케팅은 기업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류는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수십년에 걸친 기업들의 현지 기반 다지기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 이들은 저조한 인지도와 낯선 유통체계,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등에도 뚝심으로 버틴 결과 글로벌 K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초코파이(오리온)⋅밀키스(롯데칠성음료)⋅꽃게랑(빙그레)은 러시아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 제품들입니다. 하지만 영향력 측면에서 이들을 압도하는 브랜드가 팔도의 라면 ‘도시락’입니다. 한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이 제품은 꾸준함과 전략적인 판단으로 러시아 ‘국민 라면’ 반열에 올랐습니다. 러시아 특허청은 아디다스, 샤넬 등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기업에만 상표권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표권 인정은 공익적으로나 사익적으로 강력한 권리 보호를 받게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2021년 러시아 특허청은 225번째로 팔도 '도시락' 상표권을 인정해 저명상표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입니다. 최근 국내 라면 기업들이 해외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만큼은 팔도의 아성이 견고합니다. 러시아에서 팔도의 라면시장(용기면) 점유율은 60%로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도시락의 러시아 매출은 2005년 7000만달러를 넘었고 2016년에는 2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매출이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5개년(2018~2022년) 평균 신장률은 15%에 육박하는 등 두 자릿 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러시아에서 '다쉬락(도시락의 현지 발음)'은 일반 컵라면을 지칭할 정도로 일반명사로 굳어졌습니다. 도시락 유통의 시초는 1990년대 초 부산항과 러시아를 오가던 보따리 상인들이었습니다. 보따리상이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들여온 사각 형태의 도시락은 기존 러시아 선원들이 먹던 수프 용기와 비슷했습니다. 각진 모양은 흔들리는 배와 기차 안에서 안정적인 섭취가 가능했고 국물을 마시기도 편리했습니다. 칼칼한 맛은 러시아 전통 수프와 비슷했습니다. 추운 날씨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 열차 등 장거리 여행이 보편화한 러시아에서 도시락은 간편하고 따뜻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되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습니다. 80~90년대 활발하게 발전하던 중공업과 달리 경공업 시장이 크지 않았던 것도 팔도가 제품화에 나설 최적의 타이밍으로 작용했습니다.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어나자 팔도는 1997년 현지 사무소를 열었고 진출 첫해 러시아 판매량은 7배 증가하며 현지인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는 사무소를 개설한 지 1년 만에 찾아왔습니다. 극심한 재정난을 이기지 못한 러시아가 1998년 모라토리엄(지급 유예)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서방의 경제제재와 유가 급락 등으로 루블화 가치는 급락했고 외국인 투자 철회 등 연쇄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경영 환경이 악화한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러시아에서 철수했지만 팔도는 잔류를 결정했습니다. 투자 초기였기에 매몰 비용이 적었을뿐더러 동유럽⋅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러시아 경제는 1999년 들어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팔도는 당시 블라디보스토크를 넘어 시베리아, 우랄 지역까지 마케팅을 확대하며 비어 있던 시장을 빠르게 점유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현지 판매량은 연간 2억개에 육박했습니다. 2002년 러시아법인 설립 후 라멘스코예(2002년)와 리잔(2008년)에 현지 공장을 세우며 생산을 본격화했습니다. 러시아에서 파는 도시락 제품은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김치, 버섯, 새우 등 10여종에 이릅니다. 현지 입맛에 맞춰 매운맛을 낮췄고 포크를 동봉해 편리성을 높였습니다. 현지 문화를 반영해 2012년에는 마요네즈 소스를 별첨한 ‘도시락 플러스’를 출시했습니다. 최근 즉석 봉지면 타입 '퀴스티' 등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2022년 러시아법인은 연초 가격 인상 및 공장 증설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49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매출은 41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 줄었습니다. 지난해 매출 감소는 러시아 현지 내 일시적인 경기 변동에 의한 것으로 점유율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팔도 측 설명입니다. 2014년에는 러시아 국가 상업협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제품상'에 도시락이 라면업계 최초로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러시아 소비자 투표를 통해 결정됩니다. 국가적 위기에도 러시아를 떠나지 않고 남아 사업을 확장한 팔도에 대한 현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도시락은 이 상을 총 5회 수상했습니다.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전량 생산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러시아 국민 일상에 자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2022년 가격 인상으로 가격이 2배 가량 오르자 현지 내 불만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팔도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 1위 브랜드로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현지화 마케팅을 지속해 명실상부 국민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라면 외에도 음료, 스낵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러시아 내 종합 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②오리온] 초코파이는 깐깐한 중국을 어떻게 사로잡았나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은행연합회(회장 조용병)는 8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가 전달(3.42%)보다 0.06%포인트(p) 낮은 3.36%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4.00%로 정점을 찍었다가 12월(3.84%)부터 올해 4월(3.54%)까지 5개월간 내림세를 보인 코픽스는 5월(3.56%) 소폭 상승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6월(3.52%), 7월(3.42%)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며 최근 1년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합니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변동이 반영돼 움직입니다. 코픽스가 낮아지면 그만큼 은행이 이자를 적게 주고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입니다. 7~8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3.69%에서 3.67%로 0.02%p, 2019년 6월 새로 도입된 신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3.15%에서 3.14%로 0.01%p 각각 낮아졌습니다. 각 시중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합니다. KB국민은행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는 4.56~5.96%에서 4.50~5.90%로 0.06%p 내려갑니다. 우리은행도 5.11~6.31%에서 5.05~6.25%로 인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