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지난해 아현 국사 통신구 화재를 겪은 황창규 KT 회장이 통신망에 최첨단 인프라를 접목한 기술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KT는 4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KT OSP 이노베이션센터’에서 ‘통신기반인프라 혁신기술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사전에 참석이 고지되지 않은 황창규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트워크 인프라 혁신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고자 간담회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회장은 “KT는 더 큰 미래를 위해 기본을 다진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마음으로 유무선 네트워크 근간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전화와 5G 서비스 핵심인 전국 망 인프라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KT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자체 추산 469억 원이라는 재산 피해를 냈다. 지난 1월 황창규 회장은 KT 노동자와 시민단체에게 배임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통신시설 관리등급을 허위로 낮춰 보고했다는 이유였다. 카드 결제 먹통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보상도 진행했다.
황창규 회장은 “잠깐의 방심과 자만으로 아현화재라는 큰 상처를 낳았다”며 “아현화재는 KT 경쟁력의 근간인 유선 인프라의 가치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황창규 회장은 수개월 동안 불시 현장 점검에 직접 나서며 시설 운용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수풀이 울창할 정도로 관리가 소홀한 시설에는 불호령도 서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KT는 지난 3월 ‘통신재난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3년간 4800억 원을 투입해 통신시설 생존성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통신구 소방시설 강화, 비상시 우회경로 확보 작업, 한전수전 이원화, OSP시설 전수조사와 취약시설 개선, 건물 안전성 향상, 피해보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날 공개한 통신구, 통신주, 맨홀 등 외부 통신시설(OSP) 관리시스템으로 통신시설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관리시스템인 ‘아타카마(ATACAMA)’는 이달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화재감지 기술 등은 2~3년 후 주요 통신구부터 보급할 계획이다.
아현 화재 사고 당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통신 우회경로도 마련하고 있다. 재난 발생 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와이파이를 개방해 가입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타 이동통신사 망으로 연결하는 ‘통신 3사 로밍’을 추진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은 “KT는 과오를 씻고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모든 역량과 기술력을 결집해 네트워크 인프라 혁신 연구개발에 매진해 왔다”며 “오늘 보여드린 기술이 100%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완벽에 가까워지도록 고민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