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미국 ITC 소송 중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15일 각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의 균주가 유전적으로 자사 균주와는 다르다고 밝혔고, 메디톡스는 대웅이 자사 균주를 훔쳤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사의 법정 공방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 대웅 “메디톡스가 진행한 시험 방법 적절치 않아..균주 근원 달라”
먼저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균주와의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자사가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이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됐다”며 ITC 소송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대웅제약 측 전문가인 데이빗 셔먼(David Sherman) 박사는 ITC 보고서를 통해 “메디톡스가 진행한 유전자 분석이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진행한 유전자 직접 분석(WGS)을 통해 확인한 결과, 특히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이 달랐는데, 이는 메디톡스 균주와의 근원이 다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웅제약은 16s rRNA가 안정적이고 느리게 진화하는 특성으로 통상 균주 확인에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웅제약은 최근 메디톡스가 내놓은 ‘포자감정’ 실험에 대한 반박 입장도 냈다. 메디톡스가 진행한 시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
메디톡스는 본래 ‘홀A하이퍼 균주’가 포자 생성이 안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대웅제약이 진행한 시험 방법대로라면 포자가 형성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감정인인 브렌다 윌슨(Brenda Wilson) 박사는 “메디톡스의 시험에 여러가지 오류가 있었고, 설사 오류가 없었다 가정하더라도 두 균주의 포자형성 특성이 달랐다”며 “양사 균주의 근원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 메디톡스 “대웅의 자사 균주 도용 확인..보고서 전체 공개 제안”
메디톡스 역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회사 측은 자사의 감정인인 폴 카임(Paul Keim) 교수의 ITC 제출 보고서를 인용해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는 자사 균주에서 유래한 것"이라며 "균주 도용을 명백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대웅제약 균주가 분리동정(특정 미생물 분리)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카임 교수의 주장을 근거로, 그간 대웅제약이 해당 균주를 마구간에서 분리동정해 얻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포자감정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메디톡스는 과거 대웅제약이 캐나다 연방보건부(Health Canada)에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보고서를 제출했던 것을 예로 들며, 이는 그간의 대웅제약 주장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의 데이빗 셔먼 박사는 유기화학 전공자로, 한국토양에서 균주를 분리동정 했다는 대웅의 입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했다”며 “대웅제약 측에 보고서 전체 내용 공개 동의를 요청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입장문 발표는 양사의 ITC 법정 대리인들이 별도 합의를 통해 보고서의 결론 부분만을 공개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