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민기 기자] 여성 최초의 금융기업 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푸르덴셜생명(대표 손병옥)은 손병옥 대표가 대표이사에서 회장 겸 이사회 의장직을 맡기로 해 후임 대표이사 인선 절차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손 대표는 신임대표 선임 때까지 대표로서 당분간 계속 회사를 이끌 계획이다. 새로운 대표 이사가 선임되고 난 후에는 손 대표는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진 조언과 대외활동 등을 수행하게 된다.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당초 손병옥 대표는 회사일에서 손을 떼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손 대표는 “가족에 좀 더 충실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은 개인적 시간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푸르덴셜국제보험그룹이 손 대표가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손 대표는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서 대표이사와 경영진에 회사운영에 관해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라이프플래너들을 위한 영업지원,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 이사장 및 각종 사회공헌활동 지원, 한국푸르덴셜생명을 대표한 대외활동 등을 맡게 된다.
얀 판 덴 베르흐 (Jan van den Berg) 푸르덴셜파이낸셜 아시아지역 대표는 “손병옥 대표는 지난 몇 년간 강한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을 뿐 아니라 여성기업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비전을 줬다”며 손 대표에 대해 평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손 대표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신임 대표이사가 자리잡기까지 지속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회장으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회장직을 수행할 손병옥 대표(62세)는 1996년 한국푸르덴셜생명에 인사부장으로 입사했다. 2003년 부사장을 거친 뒤 2011년 5월 한국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국내 금융기관 최초의 여성 대표라는 기록을 남겼다.
손 대표는 2007년 일하는 여성의 사회적 성공을 돕기 위해 국내 기업 여성임원들의 모임인 위민인이노베이션 (Women in INnovation ·WIN) 창립을 주도하고 초대 회장을 맡아 현재까지 역임해 오고 있다.
2002년에는 메이크어위시(Make A Wish · MAW) 재단의 국내 설립을 돕고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2008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메이크어위시국제본부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과 조지메이슨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10년에는 여성의 경력개발과 여성친화기업 조성을 위한 노고를 인정받아 국민훈장목련장을 수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