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경기 불황에는 싸고 쓴 소주가 잘 팔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쓴 올해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해 겨울은 불황에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송년회가 사라지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더 늘었습니다.
15일 유통·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등에서 소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GS25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소주 매출은 1년 전보다 64.1% 뛰었습니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흐름은 비슷합니다. 세븐일레븐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첫 주(12월 8일부터 13일까지)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0% 증가했습니다. 이마트24에서도 소주 판매량은 1년 전과 비교해 69.7% 늘었습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주 매출 폭이 확실히 크게 확대되는 추세”라며 “와인이나 양주 관련 마케팅을 늘린 효과로 주류 전체 매출이 증가하는 와중에도 견고한 증가세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올해 발간한 ‘2019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소주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접근성과 가격입니다. 특히 지갑이 얇아지는 ‘불황’에는 비교적 저렴한 소주가 때아닌 호황을 누려 ‘불황의 소주’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입니다.
올해 겨울에 가정용 소주 소비량이 폭증한 원인은 코로나19가 불러온 경기 침체에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홈술’ 트렌드가 더해진 결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업소용 채널이 경색되면서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소주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주류 음용 문화가 집에서 혼자서 즐기는 분위기로 바뀌는 추세가 더해지면서 편의점 소주 판매량이 크게 증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편의점은 심야에도 문을 열기 때문에 야간 혼술족들에게 접근성이 높습니다. GS25 관계자는 “회식이나 연말 모임이 사라지면서 홈파티 또는 홈술을 즐기는 고객 수요가 편의점으로 이동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마트에서는 편의점만큼 소주 판매량이 늘지 않았습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전체 주류 매출은 전년 동요일 대비 45.8% 증가했지만 소주는 13.1% 증가에 그쳤습니다.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소주를 주로 구입한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맥주나 와인 등에 소비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