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이승재 기자ㅣ금융당국이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에 나선 가운데, 보험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부 보험사는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고, 건강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걸음마 단계를 시작했습니다.
향후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든 보험사가 많아지면 상품과 보상 등에도 영향이 있을 거란 관측입니다. 일례로, 스마트 기기를 통해서 개인의 건강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보험사가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건강보험 상품의 보상 내용이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헬스케어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자회사 혹은 부수업무 방식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 경우 보험사는 헬스케어 관련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데요. 이 곳에서 건강식품, 운동용품 등 판매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선불전자지급’ 서비스도 제공 가능한데요. 보험 가입자의 건강관리 노력과 성과 등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보험료 혹은 건강용품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한 겁니다.
보험업계도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잰걸음입니다.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특히 손해보험사 중에선 KB손해보험이, 생명보험사에선 신한라이프가 선두에 섰습니다. 두 곳 모두 헬스케어 자회사 출범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KB손보는 지난 13일 올 하반기 디지털 헬스케어 특화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삼으면서 헬스케어 시장 진출 의사를 밝혔습니다. KB손보는 이달 헬스케어 자회사 인가 신청을 준비해 다음달 중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을 계획입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자회사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건강상태 분석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방침”이며 “해당 상품과 서비스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허가 획득 후 차차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한라이프도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통합 신한라이프 출범 기자회견에서 자사의 헬스케어 서비스 ‘하우핏’을 자회사로 독립시켜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헬스케어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는데요. 한화생명은 지난 3월 웨어러블 센서기술을 통한 신체활동 측정 기반 건강증진형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하이킹·수영·달리기·걷기·자전거 등 보험대상자의 다양한 신체 활동을 측정해 보험료 할인 등 건강관리 노력에 부합하는 보험 편익을 제공하는 상품입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지난 5월 치아보험에 비흡연자가 특약을 통해 일반보험상품 대비 35% 할인된 보험료로 제공하는 ‘비흡연자 치아보험료 할인’ 특약을 도입했습니다. 이 특약은 금연 의지를 북돋아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역할까지 한다는 평을 들으며 배타적사용권(일정 기간 보험 특허권)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걷기, 달리기 등 운동을 대상으로 목표 달성에 따른 포인트를 제공하는 해당 앱을 업그레이드한 ‘애니핏 2.0’을 출시했습니다.
에이스손해보험도 지난 7월 가입자가 건강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코칭을 해주는 등 앱과 연동된 건강증진형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앱을 활용해 건강목표를 달성하면 마트, 주유, 커피 등의 모바일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해 주기도 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들이 스마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 당분간 이쪽과 연계된 새롭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몇몇 보험회사들은 헬스케어관련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어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헬스케어가 보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헬스케어 사업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웨어러블과 애플리케이션 등 헬스케어와 연동된 스마트 기기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기존 헬스케어 시장이 포화상태이기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 상품, 가입자 대상군들을 깊게 고민해야 한다”며 “회사의 경영진마다 사업 접근 방향성이 다르겠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 발전 범위를 예상하기가 어려워 기존 사업형태와의 변화를 구체화하는 것은 힘들지만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소비자의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관련 상품의 보상 부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하반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