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현대중공업이 상장 첫날 시총 9조8982 억원을 기록하며 1위 조선사의 위용을 뽐냈습니다.
17일 증권거레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시초가 11만1000 원에 시작해 장중 13만5000 원까지 치솟다가 종가는 11만1500 원에 마감했습니다. 공모가 6만 원보다 85.83% 오른 가격입니다.
현대중공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7조4666억 원)을 비롯해 ▲삼성중공업(3조8745억 원) ▲대우조선해양(3조900억 원) ▲현대미포조선(2조8878억 원) 등 기존 조선주의 시총을 가볍게 넘겼습니다.
조선주 증시 상장은 2001년 대우조선해양 이후 20년 만입니다. 글로벌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상장은 유가증권시장의 큰 관심거리였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공모가에 두 배를 넘는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향후 수주량을 예상했을 때 주가 역시 우상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394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선박 발주량이 다시 반등하고 있고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 가격도 높아지면서 여러 모로 현대중공업의 앞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발주량은 3239만CGT(표준화물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습니다. 이달 초 신조선가지수는 147.6을 나타내 올해에만 2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가 100포인트보다 높으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를 휩쓸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 가격은 1척당 2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도 2023년부터 선주들이 친환경 선박을 보유를 강제하는 데다 노후 선박 교체 사이클과 맞물려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7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 3021만CGT(표준선 환산톤수) 가운데 한국은 42%인 1285만CGT를 수주해 과거 호황기(2006∼2008년) 이후 13년만에 최대 수주량을 나타냈습니다. 최근 3개월간 글로벌 발주의 47%를 수주하며 세계 1위를 달성했고 대형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의 발주량은 63%, LNG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량의 66%를 차지하는 등 한국 조선산업이 과거 글로벌 1위의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조선산업 지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국 조선산업의 메카인 거제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 참석해 조선산업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원활한 인력 수급과 디지털 기반 생산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친환경 선박 및 K스마트십의 개발과 보급을 확대함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중동 산유국들의 LNG선 발주도 현대중공업에게는 호재입니다. 올해 카타르 LNG선 발주 물량은 23조원 규모로 추정합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에 성공하면 향후 7~8년간 LNG선을 나눠 건조할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을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개발 ▲스마트 조선소 구축 ▲수소 인프라 분야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친환경 선박은 수소 및 암모니아 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나아가 2030년까지 생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