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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의 덫] ②하이브에 BTS가 없다면? 핵심은 ‘더블 카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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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anuary 13, 2022, 07:01:00

주가 하락 유발하는 더블 카운팅
주주권 침해..韓증시 외면으로 이어져
“펀더멘털 이슈 아냐” 반론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잇달아 물적분할에 이은 자회사 상장을 시도하자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모회사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증시만의 독특한 현상입니다. 미국 증시가 신고가 행진을 하는 동안에도 우리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으로도 꼽힙니다. 사업체는 한 곳인데 두 곳의 상장사에서 가치가 매겨지는 이른바 '더블카운팅'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무엇이 문제인지 또 어떠한 개선책이 있는지 자세히 짚어 봤습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기업들의 잇따르는 물적분할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기보다 자회사 상장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신설되는 자회사가 추가로 상장함으로써 모회사 주가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시상장으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바로 ‘더블 카운팅(double counting)’으로 설명된다.

 

쪼개도 작아지지 않는 마법의 사과?

 

더블 카운팅은 말 그대로 중복 계산이다. 즉 영업가치를 지닌 사업체는 하나인데 두 곳의 상장사에서 동시에 가치가 매겨지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의 가치를 지닌 상장사 A기업 안에 30억 원 가치의 비상장사 B기업이 자회사로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B기업의 가치는 A기업을 통해 시장에서 평가받지만, B기업이 별도로 상장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B기업의 가치는 그 자체로 시장에서 별도로 형성될 뿐 아니라 A기업의 지분가치로도 평가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사업 활동은 그대로인데 중복 적용이 이뤄지면서 전체 가치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여기서 실제 사업 가치와 지분 가치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결국 중복 적용된 가치는 실제 사업을 하지 않는 모회사에서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게 되는 구조다.

 

쉽게 비유하자면, 한 개에 100원짜리 사과를 절반으로 갈라 A와 B 두 개로 쪼갠다고 치자. 1+1 이벤트로 A를 살 때 B를 얹어주는 경우라면 A의 값이 그대로 100원이어도 무방하지만, A와 B를 각각 판매하는 경우라면 개당 50원 안팎이 적정가격이 될 것이다. A의 가격만 고려해 단순화해 보자면, 1+1 이벤트는 단순 물적분할만 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각각 판매는 물적분할 후 별도 상장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즉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디스카운팅이 없다면 수없이 쪼개도 작아지지 않는 마법의 사과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비유로 하이브라는 회사에서 BTS를 떼어내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BTS 사업부를 떼어내 메가히트라는 자회사를 신설하고 이 회사를 상장한다면 하이브는 시장에서 기존 그대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까. 아마도 상당한 디스카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이브가 여전히 메가히트 지분 소유를 통해 BTS의 가치를 반영한다 해도, 메가히트가 상장사가 됨으로써 BTS의 사업가치를 직접적으로 시장에서 반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주사에도 적용되는 논리다. 국내 지주사들은 일반 사업회사에 실적 대비 주가가 크게 낮게 형성돼 있다. 이는 지주사만 상장하는 해외 증시와 달리 자회사들이 줄줄이 상장돼 있어 더블 카운팅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해외 증시에 비해 코스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것도 이같이 덩치 큰 지주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 한몫한다.

 

 

주가 하락 유발하는 더블 카운팅

 

이처럼 모회사, 자회사 동시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중복 적용은 자연스럽게 더블 카운팅을 발생시켜 모회사의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회사의 경우 할인율이 더욱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상희 대신지배연구소 책임투자센터장은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소유하는 상황에서 자회사가 상장한다면 하나의 사업 가치가 자회사와 모회사에 각각 평가받게 된다”며 “하나의 사업 가치가 양쪽에서 평가받는 상황은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더블 카운팅의 학문적 배경은 차치하더라도 지주회사의 할인은 엄연하게 국내 증시에서 분명하게 존재하는 현상”이라며 “자회사 상장 이후에는 더블 카운팅 이슈에 직면하게 되면서 모회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의 권리는 철저하게 소외된다”고 말했다.

 

“펀더멘털 이슈 아냐”…과도한 반응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일각에서는 중복 상장으로 인한 더블 카운팅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모회사 및 지주사에 적용되는 할인은 펀더멘털이나 내재가치와는 상관없고, 오히려 지주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착화되면서 디스카운트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더블 카운팅은 희소성과 수급에 관한 내용이지 펀더멘탈이나 내재가치와는 상관이 없다”며 “ETF도 일종의 더블 카운팅이라고 봐야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ETF는 시장에 상장된 펀드이기 때문에 ETF의 시가총액도 시장에 반영된다. ETF에 특정 회사 주식이 편입된 상태에서 주가가 오르게 되면 ETF의 가격도 비율대로 오르게 된다. ETF에 편입돼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늘면 ETF의 시가총액도 증가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즉 특정 주식의 시가총액이 두 번 적용돼 시장에 반영되지만 ETF는 할인돼 거래되거나 더블 카운팅 논란이 불거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의장은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공식처럼 자리잡은 상황에서 지주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며 “우선주가 대표적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오른 케이스인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10% 수준까지 차이가 좁혀졌다”고 말했다.

 

뒷전으로 밀려난 주주권…자회사 상장은 ‘남 좋은 일’

 

 

하지만 중복 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디스카운트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모회사 주가 하락의 흐름이 하나의 공식처럼 자리잡자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져가고 있다.

 

일례로 중간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 상장 후 줄곧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상장 전일 종가 11만 8000 원 대비 현재 9만 4600 원(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20% 가까이 주가가 빠진 상태다.

 

 

물적분할을 한 다른 기업들의 주가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 6일 한국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물적분할을 진행한 포스코, SK이노베이션, 만도가 분할 발표 당일 주가가 각각 4.58%, 8.8%, 11.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적분할 공시 후 CJ ENM과 한화솔루션 주가도 부진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이 유망사업을 보고 투자한 모회사의 기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가 하락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등 기존 주주들이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한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은 알짜 사업을 분리, 독립하고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배주주의 지배력 희석은 방지하는 방법”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의 접근권, 관리권, 처분권이 몰취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은 “기존 투자자들은 유망한 사업부를 보고 과실을 받기 위해 투자했을 것”이라며 “자회사 상장 시에 유망한 사업부가 떨어져 나간 모회사의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물적분할 후 상장으로 야기되는 더블 카운팅 이슈는 투자자에게 한국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를 통해 이익을 얻는 주체는 모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우리사주조합, IPO를 통해 신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로 한정돼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의 권리가 철처히 소외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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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남 기자 Ear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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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3 10:09:47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LG전자[066570]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글로벌 차량용 소프트웨어 마켓플레이스 '에스디버스(SDVerse)'에 합류한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에스디버스는 GM, 마그나, 위프로 등이 주도해 설립한 업계 최초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오픈마켓 플랫폼입니다. 완성차 업체(OEM)와 부품사,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 전반에서 소프트웨어 혁신을 가속화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구매자는 에스디버스에서 품질기준 적용 여부 등을 확인하고 맞는 소프트웨어만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솔루션의 판매 담당자와 손쉽게 연락도 가능합니다. 판매자의 경우 글로벌 탑티어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들을 잠재적인 고객으로 둘 수 있고 실제로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들만 집중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LG전자는 이번 에스디버스 합류를 통해 글로벌 차량용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전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S사업본부는 에스디버스에 SDV를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 'LG 알파웨어' 등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 LG전자는 에스디버스에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 및 협력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욱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는 차량용 소프트웨어의 통합·호환성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안정성 및 보안 향상, 운전자 경험 혁신 등 업계의 핵심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SDV 분야에서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ACP) 등 인포테인먼트 영역뿐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 인캐빈 센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텔레매틱스 등 SDV 토탈 솔루션을 갖추는 중입니다. LG전자는 올해 4월 GM으로부터 '혁신적인 전장부품 솔루션 공급을 통해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와 연결성을 새롭게 정의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우수 크리에이티비티 팀'으로 선정됐습니다. 또 글로벌 자동차 미디어 '모터트렌드'가 SDV 분야의 혁신을 이끌어 온 기업에 수여하는 '2025 SDV 이노베이터 어워즈'도 수상했습니다.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에서는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의 영상, 게임, 화상회의 등 콘텐츠 생태계 전략을 소개하며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사용자 경험 중심의 '바퀴 달린 생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LG전자는 다가오는 SDV 시대에 맞춰 검증된 차량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사와 파트너사의 혁신 속도를 높이고 업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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