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최근 대한종건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달 들어온 새로운 최대주주 측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경영 안정화보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의 메자닌(주식연계채권) 지배력 확보를 노리고 들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오는 6월 전환 및 행사를 앞두고 있고, 이들 메자닌은 최대 50%에 달하는 콜옵션이 붙어있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이를 통해 135억원 규모의 메자닌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새 주인이 된 곳은 멘델스리미티드투자조합(이하 멘델스)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멘델스는 지난달 27일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약 60억원의 유상증자에 납입하며 167만 3640만주(13.19%)를 취득한 것.
멘델스는 로얄파인즈파트너스가 최다출자자다. 이번 인수의 배경으로는 저렴한 유증 가격, 대한종건을 통한 재무개선 기대 등이 꼽힌다. 하지만 수백억원대의 결손금이 쌓여있고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인 만큼, 오는 6월 전환을 앞둔 CB와 BW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해 6월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170억원 규모의 CB, 1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고, 해당 CB와 BW에는 모두 50%의 콜옵션이 걸려있는 상태다. 전환기간이 도래하는 오는 6월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가 콜옵션을 전부 행사한다면 135억원 규모의 CB와 BW를 취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전환가와 행사가가 모두 현 주가보다 높아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콜옵션이 행사된다면 이후 메자닌의 향방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며 “해당 메자닌 콜옵션이 대규모인 만큼 이에 대한 차익실현 구조를 설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상장사에서도 지분과 CB로 차익 실현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 에이치앤비디자인 최대주주에 오른 것 역시 메자닌과 지분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구조를 짠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 셀루메드에서 CB로 차익을 실현한 정황이 드러난다. 셀루메드의 CB는 새로운 대주주 측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비엔에스투자자문과 도너즈인베스트먼트 사이에서 손바뀜이 일어났고, 해당 물량은 즉시 전환 청구된 것으로 보인다. 도너즈인베스트먼트가 전환한 주식을 전부 매도했다면 10%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주인이 들어선 후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며 “재무상태가 열악한 회사에서 경영 정상화보다 다른 곳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