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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필드] ‘소통’과 ‘소집’ 사이…금융위 부위원장의 은행장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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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pril 06, 2023, 15:04:03

은행권 제도개선TF 출범후 은행장들과 첫 대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TF 참여·협조 당부
업계 "TF 지지부진하자 은행권 어르고 달래기"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5대 주요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까지 20개 은행장들을 만났습니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이 아닌 차관급 부위원장에 의한 전 은행권 행장 단체 간담회는 극히 이례적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 과점 해소를 내세워 금융위가 가동 중인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TF'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고 당사자인 은행장들과 간담회는 TF 출범 후 50일 만에 처음입니다.


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위 주관으로 '은행장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금융위는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TF 운영 성과 및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간담회에 앞서 'TF가 오는 6월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발표하겠다고 한 점에서 오늘 간담회 개최는 이른 감이 있다'는 인더뉴스 질의에 김 부위원장은 "지금 발표하는 게 아니고 중간에 진행되는 상황을 제가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은행장들이 반발한다면 수용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의가 나오자 "반발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같이 논의하자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김 부위원장의 발언 강도는 낮지 않았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고물가·고금리로 은행 고객인 국민과 기업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은행권이 손쉽게 예대마진으로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미래에 대한 충분한 대비없이 당장 고액 성과급을 지급하는 모습은 결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은행산업은 경쟁이 부족한 과점적 구조에 머물러 있으면서 국민에 더 나은 서비스를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혁신하기보다 독과점력을 활용했다"며 "충분한 예대마진 확보라는 손쉬운 수익 수단에 안주했던 점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TF를 통해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뿐 아니라 금리체계, 성과보수체계 등 경영·영업 관행과 제도를 바꾸고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비이자이익도 확대해 가고자 한다"며 "은행들도 TF 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향후 개선방안이 금융현장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금융업계는 김 부위원장의 발언이 은행권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경쟁촉진 등에 대한 자체적인 개선방안 마련과 실천까지 압박·전가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인식의 밑바탕에는 금융위 TF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여러 개선안들이 진전되지 못하고 사실상 공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깔려 있습니다.


먼저 은행산업을 뒤흔들 '메기' 투입 이슈는 주춤한 모양새입니다. 금융안정과 경쟁촉진 사이 간극이 크기 때문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신규 플레이어 진입에 대해서는 경합시장 관점에서 제도상·인가정책상 '진입 가능한 시장'을 만들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충분한 능력이 검증된 경우에만 진입을 허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허용 여부는 금융업종에 따른 허용이 아닌 동일기능-동일리스크-동일규제 관점에서 지급결제리스크 및 소비자 편익 증진 효과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F 논의과제 중에서도 상징성을 띠는 신규 플레이어와 지급결제 확대안이 상당 수준 '톤다운'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금융시장의 견고한 안정성 유지 책무와 경쟁 유발로 인한 시장질서 혼란·불안 우려가 공존하는 금융당국의 고민을 드러낸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카드·보험·증권사 등 비은행권으로 지급결제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지급결제제도의 정점에 있는 한국은행은 사실상 불가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 3월말 열린 TF 회의에서 한은은 "전세계에서 엄격한 결제리스크 관리가 담보되지 않은 채 비은행권에 소액결제시스템 참가를 전면 허용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비은행권 소액결제시스템 참가 확대시 고객이 체감하는 지급서비스 편의 증진 효과는 미미한 반면 지급결제시스템 안전성은 은행의 대행결제 금액 급증, 디지털 런 발생 위험 증대 등에 따라 큰 폭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지난 2월17일 은행권 제도개선TF 가동 계획을 밝힌데 이어 불과 닷새 만인 22일 첫 회의 개최로부터 50일이 흐른 현 시점, 봇물터지듯 했던 개선방안들이 당초 기대와 달리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입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TF를 주재하는 부위원장으로서 그간 논의된 사항을 은행장들에게 직접 정확히 전달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안다"며 "은행장들도 중간전달자 없이 서로 다른 각 은행의 입장이나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장을 나서면서 'TF가 만들어지고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만난 건데 어떤 의미인가'라는 인더뉴스 질의에 "여러가지 좋은 의견을 받았다"며 "향후 논의해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짧게만 답했습니다.

 

은행장들에게 김 부위원장과의 이날 간담회가 금융당국과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소통의 자리였는지 아니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일방적인 '훈화'를 듣는 소집의 자리였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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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현 기자 heysunny@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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