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만성 적자와 재무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이엠앤아이(옛 KJ프리텍)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 153억원 규모로 추진하던 조달 규모가 81억원으로 사실상 반토막이 난데다 조달 목적도 바뀌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새로운 납입 대상 법인도 주소지에 존재하지 않는 등 정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 여부가 확실치 않다보니 회사가 공언한 2차전지 신사업 추진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엠앤아이는 최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조건을 정정하는 공시를 냈다. 규모 축소와 더불어 자금 조달의 목적, 납입 대상자까지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먼저 규모와 대상을 살펴보면, 당초 153억원을 조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자금 규모가 CB 50억원, BW 31억원 등 총 8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기존에 로긴텔로미어가 CB를 납입할 예정이었고 에이치링크가 BW를 납입할 예정이었지만, 납입 주체도 엘비케이파트너스라는 업체로 바뀌었다.
하지만 인더뉴스 취재 결과, 엘비케이파트너스는 등록된 주소지에 존재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 업체는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 5000만원에 자본총계 –2억 84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상태다. 매출액도 3700만원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이같은 정체 불명의 부실 업체로부터 81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엠앤아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나선 업체들은 연이어 납입 능력에 관해 의심을 받고 있다. 앞서 등장한 로긴텔로미어와 에이치링크 역시 각각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드러나 정체가 불분명했고 실제 사업도 영위하지 않고 있었다. 자금 납입 능력에 대한 의문이 따라붙던 중 구원투수로 나타난 새로운 납입 주체(엘비케이파트너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보니 애초 머니게임을 위해 설계된 수단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엠앤아이는 CB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활용의 방향도 선회했다. 기존에 슈뢰딩거와 2차전지 소재개발 및 원자재 매입 비용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정정 공시에는 돌연 제외됐다. 회사는 50억원 전부를 인도 2차전지 배터리 물류센타 설립 및 2차전지 리싸이클 공장 설립에 활용한다고 밝히며 방향을 틀었다.
2차전지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회사 측 발표가 공수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금 조달이 성사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엠앤아이는 결손금이 225억원에 달하고 있고 올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면서 불안정한 재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외부 자금 조달없이 자체적으로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엠앤아이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자금 조달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신사업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규모의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닥 한계기업의 2차전지 신사업 진출 선언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2차전지 신사업 추진 발표가 주가 부양 의도에 방점이 찍혔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며 “자금 조달 성사 여부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