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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앞에 서면 작아지는 오뚜기 ‘보들보들’로 자존심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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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22, 2024, 08:02:36

'K라면 호황' 라면3사 역대급 실적에도 오뚜기 고민
라면 브랜드 매출 TOP10 중 오뚜기는 진라면 유일
보들보들면 인지도 확대..“올해 할랄 시장 진출”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원 히트 원더'란 대중음악에서 한 개의 히트곡만 보유한 아티스트를 말합니다. 라면업계에서는 오뚜기가 그렇습니다. 경쟁사들이 확실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K-라면 역대급 수출을 이끄는 동안 오뚜기는 진라면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제 2의 진라면 발굴이 시급한 오뚜기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라면제조사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이 우수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이 3조4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21억원으로 89.1% 늘었습니다. 면, 스낵 등 국내 주력사업 매출 및 해외사업 성장에 따라 영업이익이 올랐습니다. 

 

삼양식품은 매출 1조원 클럽 가입과 함께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매출 1조1929억원, 영업이익 1468억원으로 각각 31%, 62% 증가했고 3분기 해외 매출은 처음 2000억원을 넘었습니다. 오뚜기도 매출 3조4545억원, 영업이익 2549억원으로 각각 8.5%, 37.3% 늘었습니다.

 

한국 라면을 찾는 외국인도 늘었습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식품 중 라면 수출액은 9억5240만달러(약1조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입니다. 라면 수출은 2015년부터 9년 연속 늘고 있습니다.

 

K-라면의 인기는 농심의 신라면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1991년부터 33년간 국내 라면 시장 1위를 지키는 신라면의 지난해 매출은 1조2100억원입니다. 해외에서만 7000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활약에 신라면은 최근 5년 연평균 12% 성장했습니다.

 

 

전 세계 매운맛 라면 열풍을 일으킨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7월 누적 판매량이 50억개를 돌파했습니다. 삼양식품은 해외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는 기업입니다. 80%가 불닭볶음면인 걸 감안하면 지난해 불닭볶음면 수출액만 6500억~70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국내 매출의 3~5배에 해당합니다.

 

불닭볶음면은 국내 라면 시장의 판도마저 바꿨습니다. 회사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오뚜기, 농심, 삼양식품 순이지만 라면 매출(국내외)만 놓고보면 농심(약 2조4000억원)에 이어 삼양식품(약 1조원)이 오뚜기(약 8500억원)를 제치고 2위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라면업계에서는 삼양식품 라면제품 가운데 불닭볶음면이 국내외 매출 8000억원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삼양라면, 간짬뽕 등의 나머지 제품의 매출이 1500~20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오뚜기의 라면제품 매출은 면제품 매출(약 9500억원)의 약 90% 정도입니다.

 

삼양식품에 추격을 허용한 오뚜기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조로운 제품 라인업과 경쟁사 대비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 상대적으로 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브랜드 점유율 TOP1O에서 농심은 1위 신라면을 포함해 짜파게티, 육개장 등 총 5개가 포함됐습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4위)과 삼양라면(9위) 2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팔도마저 왕뚜껑과 팔도비빔면이 각각 8위, 10위에 안착했습니다.

 

반면 순위권에 든 오뚜기 제품은 진라면이 유일합니다. 상위 5위권 브랜드 중 진라면만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0.28%)했습니다. 지난해 소매점 매출에서 진라면(2092억원)은 짜파게티(2131억원)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오뚜기 라면 제품이 10위권에 포함된 건 2017년 진짬뽕(당시 10위)이 마지막입니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각종 미디어 노출 효과로 인기가 급상승한 사례입니다. 해외 주요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신라면 이색 레시피 등이 활발히 공유됐고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성장한 가공식품의 대표 제품으로서 수혜도 입었습니다.

 

불닭볶음면은 2014년 ‘불닭 챌린지’를 시작으로 이후 SNS에 여러 레시피가 퍼졌고 이들 중 일부는 신제품 출시로 이어졌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온 삼양라면을 포함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삼양식품 라면이 등장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오뚜기 라면의 미디어 노출은 잠잠한 편입니다.

 

물론 오뚜기는 사업 전략에서 두 기업과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라면이 주력인 경쟁사와 달리 오뚜기는 종합식품회사로 라면을 포함해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 중 라면 비중이 79%, 90% 이상인 농심, 삼양식품과 달리 오뚜기는 라면 매출이 전체의 약 25%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오뚜기의 라면·당면 등 면제품류 매출 비중은 약 28%입니다. 즉석밥 등 농수산 가공품류가 20%, 케찹 등 양념소스류 매출이 약 17%입니다. 라면에만 올인할 수 없는 사업 구조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K-라면의 글로벌 인기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제2 진라면 발굴의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올해 오뚜기는 진라면과 함께 ‘보들보들치즈라면’ 마케팅을 강화합니다. 보들보들치즈라면은 오뚜기가 약 10년간 글로벌 수출 전용으로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현재 65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및 동남아 국가에서 수요가 많은 편입니다. 오뚜기는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보들보들치즈라면 라인업을 다양화할 방침입니다.

 

 

할랄 시장 진입도 서두릅니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인 무슬림 인구를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진출 시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미 농심은 신라면 등 할랄 인증을 취득해 해외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글로벌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1조9720억달러(약 2600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라는 기업 브랜드와 '진', '보들보들' 같은 제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글로벌 SNS 채널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며 "국가별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홍보하는 등 기업·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올해 상반기 할랄 라면 제품을 개발하고 연말에 출시하는 등 할랄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울러 국내 조직과 미국법인 조직 재편 및 인력 보충, 제조설비 구축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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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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