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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원더풀 월드’ 그 커다란 아픔과 잘 이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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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10, 2024, 13:03:17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이만큼 살다 보니까 잘 만나는 것만큼이나 잘 헤어지는 것도 중요하더라. 그러니까 우리 잘 이별하자. 그 커다란 아픔과 잘 이별할 수 있도록"

 

교도소에서 장기수인 장형자(강애심 분)가 은수현(김남주 분)에게 "나 죽는대"라며 커다란 아픔과 잘 이별하자고 한다. 형자는 교도소에서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삶의 의욕이 전혀 없는 수현의 아픔을 알고 연민을 느끼고 도움을 줬던 대상이다. 어찌 보면 교도소라는 한계 상황에서 수현이의 유일한 애착 대상이다.

 

인간에게 애착은 본능적인 욕구이다. 인간은 애착을 추구하고, 애착으로 인한 정서적이고 행동적인 경험을 반복하려고 한다. 가령, 아기는 엄마에게 애착하고, 엄마는 아기에게 애착한다. 아기와 엄마는 서로 깊은 애착 경험을 한다. 애착은 반드시 사람에게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애착 대상은 구체적인 대상일 수도 있지만, 간절히 이루고 싶은 꿈과 소망 같은 것일 수도 있다. MZ세대 중에 우울하고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다면, 살아가야 할 꿈과 소망을 잃어버린 것일 수 있다. 어찌 보면 죽지 못해 사는 것이다.

 

애착 대상을 추구하는 것은 애착 대상의 상실 경험을 내포한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주변의 아기를 살펴보면 아기는 애착 대상인 엄마와 떨어지면 크게 운다. 우리는 엄마와 떨어져 우는 아기의 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아기처럼 애착 대상을 잃어버리는 상실 경험은 슬프고 두렵고 고통스럽다. 애착 상실을 여러 복합적인 감정을 동시에 크게 느끼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운 정서 경험을 한다.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복합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을 잃은 은수현(김남주 분)처럼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인다.

 

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연출: 이승영, 정상희/ 극본: 김지은/ 출연: 김남주, 차은우, 김강우, 임세미, 원미경, 박혁권 등)는 건설사 대표(오만석 분)가 음주와 뺑소니로 은수현(김남주 분)의 아들이 죽게 만든다. 그러나 수현이 사는 <원더풀 월드>의 법은 건설사 대표를 풀어준다. 그러나 수현은 아들을 죽이고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 범인을 차로 들이받아 죽인다. 수현은 아이를 포함한 삶의 모든 것을 잃고 감옥에서 죽으려고 한다. 그러다가 수현이 장기수로 있는 장형자(강애심 분)의 연민과 보살핌으로 삶을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다.

 

은수현은 아이를 원했지만 네 번의 유산을 하는 아픔을 견디었다. 그러다가 간절히 원하던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산다. 극중 책 <시절인연>의 저자로 유명해진 은수현은 사회적인 성공도 이루었다. 어찌 보면 MZ세대가 꿈꾸는 직업·경제·사회적으로 성공을 한 것이다. 더 이상의 행복을 바랄 수 없을 만큼 말이다. 그럼에도 수현의 가장 큰 행복은 아들인 건우(이준 분)다. 수현은 가족과 아이로 인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수현에게는 아이가 최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들 건우가 갑자기 죽으면서 수현은 고통스러진다.

 

은수현은 <시절인연>이라는 자신의 책 제목처럼 아들 건우와 만나고 헤어진다. 수현이 건우와 만나고 헤어질 때는 수현이 원하던 시간이 결코 아니다. '시절인연'이라는 의미로 보면, 수현과 건우는 만날 때가 되어 만났고 헤어질 때가 되어서 헤어진 것이다. 상당히 운명론적이다. 우리가 사는 경쟁적인 사회는 MZ세대에게 성취와 성과를 요구한다. 그래서 자기 계발을 하고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이른바 '갓생 살기'를 하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우리 삶이 운명론적이라면 갓생살기와 같은 수고와 노력은 의미가 없어진다.

 

개인적인 삶을 넘어 총체적인 인간의 삶을 있는 그래도 한 번 바라보자. 실제로 경험하는 삶의 고통 중에 원인-결과가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은수현은 아들이 죽자 자신의 잘못으로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더욱 큰 고통을 받는다. 우리는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 원인과 결과를 연결지으려고 한다. 그런데 수현처럼 상실의 고통에 더하여 죄책감으로 인한 고통을 더할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죄책감은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애도 반응이다. 그리고 '시절인연'처럼 때가 되어 만나고 때가 되어 헤어진다고 인지적으로 위로하려고 한다.

 

MZ세대 각자가 애착(사랑하는 사람, 꿈, 성취 등) 상실로 경험하는 커다란 아픔과 잘 이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애착 상실로 인한 정서적인 애도 반응과 기간은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가 죽는다면 배우자와 어린 자녀들이 경험하는 애도 반응과 기간은 다를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애착(사랑하는 사람, 꿈, 성취 등) 상실을 경험한다면 애도 반응을 억제하지 말고 애도 기간을 정하지 마라.

 

애착(사랑하는 사람, 꿈, 성취 등) 상실로 인한 슬픔을 느끼고 슬퍼할 수 있는 애도 과정은 심리적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은수현에게 장형자와 같은 사람이 있었듯이 위로와 연민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필요하다. 어찌 보면 상실로 인한 애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도가 약해질 뿐 평생 이루어지는 과정일 수도 있다. 다만, 애도 반응과 기간이 병리적으로 가는 경우가 있으니 심리상담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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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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