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조성원 기자] 열흘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상상도 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현실을 넘어 초현실적인 2016년 가을입니다. 픽션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현실의 휘몰이 앞에선 마법사 수퍼히어로가 우주적 존재에 맞서 싸우는 내용의 영화도 놀랍지 않더군요.
‘초대형 사고를 친’ 분들이나, 바라 봐야했던 우리 국민들이나 저마다 씻기지 않는 상처가 생긴 듯합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음악만한 것도 없죠. 문득, 작금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상처받은 많은 분들께 들려 드리고픈 곡들이 생겼습니다.
현재 가장 답답한 심정일 것 같은 박근혜 대통령부터 시작합니다. 아마도 혼자 남은 기분이시겠죠. 하지만 여전히 당신과 돌아가신 아버님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간직한 10% 미만의 국민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마시고 기운 얻기 바랍니다. 델리스파이스의 곡을 들려드리고 싶군요. ‘노인구국결사대’. (https://www.youtube.com/watch?v=5xMh6Ai2qe0)
다음은 이 모든 사태의 주인공이신 최순실씨입니다. 볼수록 참 여장부란 생각이 듭니다. 속속들이 알려지고 있는 평소의 통 큰 행실과 언행하며, 나라의 여론이 자신을 마녀로 모는 상황에서도 본인과 관련된 의혹을 모두 풀겠다며 자진 입국한 성정을 보면 말입니다.
검찰에 출두하며 건강도 안 좋은 상황에서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대국민 사죄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벗겨진 프라다 신발이라니.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전설적인 영국밴드 The Rolling Stones의 곡을 권합니다. ‘Sympathy for the Devil’.
(https://www.youtube.com/watch?v=vBecM3CQVD8)
사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는 정말 억울할 겁니다. 태어나 지금껏 해오던 데로 살았을 뿐인데 범국민적 비난을 받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겠죠. SNS에 올린 글을 보면서 그 마음을 잘 알 것 같았습니다. 이 분께는 언니쓰의 ‘Shut Up’을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luvBLJYBjs)
황교안 총리는 좀 부당하게 비난받는 면이 있습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 바쁘게 업무를 챙기다 보면 놓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알면서도 넘어가주는 대범함도 필요합니다. 어쨋든 공식서열 2인자(실제로는?)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모습, 믿음직하지 않습니까? 발랄한 곡으로 격려해 드리고 싶습니다. 빅뱅의 ‘Loser’를 들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1CTced9CMMk)
새누리당에 유독 눈에 띄는 분이 있는데, 바로 김진태 의원입니다. 당조차도 국민 여론을 못 이겨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와중에도 아랑곳없이 대통령을 옹호하고 지키려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더군요. 마치 뒤돌아보지 않고 무대를 내달리는 펑크밴드 같습니다.
여당의 정치인이 웬 ‘펑크’냐고요? 모든 펑크밴드와 펑크곡이 다 체제 전복과 정치 비판만 노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침 펑크의 시조새격인 밴드 The Stooges의 데뷔 앨범에 아끼는 이에 대한 절절한 감정을 담은 곡이 있어 추천합니다. ‘I Wanna Be Your Dog’. (https://www.youtube.com/watch?v=BJIqnXTqg8I)
야권의 잠정적 대선주자들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만, 아직 ‘목소리’뿐인 듯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나름 신중히 대처하려는 속내야 알겠지만 좀 답답합니다. 이른바 ‘잠룡’이라 불리는 분들인데, 잠만 잔다고 붙은 별칭인가 봅니다.
시국에 속이 터지는 국민들은 ‘사이다’같은 결말을 원하는데 이 분들의 행보가 그 기대를 충족시킬지 모르겠습니다. The Tokens의 ‘The Lion Sleeps Tonight’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다들 잠에서 깨시길 바랍니다. ‘Lion’이 아니라 ‘Cat’이라면 할 수 없겠지만요. (https://www.youtube.com/watch?v=OQlByoPdG6c)
끝으로 이 글에 언급된 분들과 지금 읽고 계신 독자분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과 함께 듣고 싶은 곡을 소개하며 마무리할까 합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Bob Dylan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HMBs5yZDEc)
Come gather 'round people Wherever you roam
And admit that the waters Around you have grown
And accept it that soon You'll be drenched to the bone.
If your time to you Is worth savin' Then you better start swimmin' Or you'll sink like a stone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사람들아 모여라, 어디를 돌아다니든지.
그리고 주변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음을 인정하자.
그 물결이 뼛속까지 적시리란 것을 받아들이자.
당신의 세월이 값어치가 있다면 헤엄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돌처럼 가라앉을 테니.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까.
인더뉴스가 [맛·세·이]라는 코너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맛있는 세상 이야기’를 줄인 말입니다. 경제와 관련된 주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겪게 되는 세상의 일을 ‘맛있게’ 풀어보기 위해 만들게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