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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나와 가족의 건강한 동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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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anuary 05, 2025, 12:01:36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2024년 12월,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대형 민영 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CEO 브라이언 톰슨이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무려 아이비리그 출신의 고학력자로 상당히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인물이어서 더욱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다. 가장 놀란 건 미국 네티즌들이 피살된 보험회사 CEO에 일말의 동정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용의자를 옹호했을 뿐 아니라 정의로운 협객이라며 칭송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었는데, 이는 자국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미국인의 깊은 불신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은 천문학적인 의료비로 인해 대부분의 미국인이 정당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고, 그중에서도 이번에 CEO가 피살 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미국 의료보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동시에 보험금 지급 거절 비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로 유명하다. 특히 브라이언 톰슨의 재임 후 보험금 지급 거절률은 2020년 10.9%에서 점점 높아지더니 2023년에는 30%를 넘겼다고 한다.

 

미국은 의료보험을 들어도 내 보험을 해당 병원이나 의사가 받아주지 않으면 전혀 활용을 할 수 없는 탓에 최대한 많은 병원에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는 거대 보험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거대 보험사를 믿고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 왔으나 청구할 때마다 매번 까다로운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거나 거절률이 높다면 가입자로서는 불만이 높지 않을까? 이번 암살 사건도 그런 맥락에서 비난보다 옹호의 목소리가 커진 듯하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루이기 만지오네를 비롯해 해당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거나 보류된 사람이 3100만 명에 달한다는 건 눈여겨 볼 만한 수치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과 함께 제2의 건보라 불리는 의료실비보험이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아 사실 치료에 대한 부담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돈이 없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안팎으로 각고의 노력을 해온 결과다. 그러나 미국의 상황과 반대로 의료실비보험 취지를 오해한 가입자와 이를 이용하려는 일부 의료기관 및 보험사의 방만함으로 인해 도덕적 해이에 빠졌음을 부인하기란 어렵다.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건 당연한 일일지 몰라도 이를 공짜에 가까운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하려는 건 이상한 현상이다. 또한 보험이 있다고 해서 과잉진료를 해서도 안된다. 실비보험이 초래할 결과를 꼼꼼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회사의 손해율을 보험료 갱신으로만 해결하려는 것 역시 단순한 접근이다. 실비보험은 개정의 개정을 거듭해 현재 4세대 실손까지 왔으나 회사의 손해율은 여전히 높고 지급을 제한하는 항목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법은 요원해 향후 실손보험의 존폐가 아주 밝지는 않아 보인다.

 

미국의 총기사건을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남 일 같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 접수 건수가 적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우리나라는 보험 가입 시 알릴 의무를 고의로 위반하거나 증거가 뚜렷한 보험 사기가 아닌 이상 대개 가입자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고 대부분의 보험사 재정이 튼튼할 뿐 아니라 보험 성립 구조가 미국과는 달라 다행하게도 지급률이 높고, 개발도상국 중에서 한국의 보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도입하려는 나라가 상당하다는 건 고무적이다. 역사가 오래된 대형 보험사에서 설계사 교육에 적극적인 이유도 보험이 존재하는 근본 취지가 바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반영일 것이다.

 

이제는 인간뿐 아니라 함께 사는 반려동물의 보험 가입도 가능한 시절을 살고 있다. 아직은 반려견과 반려묘에 한정되어 있고 앞으로 보장 범위와 조건 등 많은 부분이 강화되거나 바뀌겠지만 한 번 아프면 큰돈이 들어가는 반려동물의 치료에 걱정을 덜 수 있다면 이 또한 보험의 순기능으로 작용할 거라 믿는다. 보험설계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할 때 교재의 첫 장에는 보험의 정의와 역사가 쓰여 있었다. 보험의 기본 정신은 상부상조(相扶相助), 즉 서로 돕는다는 데 있다. 보험의 정의도 같은 위험을 보유한 다수의 사람이 위험 공동체를 형성하여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를 당한 이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나 한 명만 잘 되면 된다는 마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회사 출근 첫 날 첫번째 회의에서 앞으로 바뀔 사항과 최근의 보험업계 동향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설계사가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할 지를 다시 고민한 시간이기도 했다. 초심을 잃지 말 것, 이는 비단 설계사로서 첫발을 내딛던 순간의 마음가짐만을 뜻하진 않는다. 보험이 어째서 생겨났는지를 잊지 않는 것, 그 또한 새해 새날에 잊지 않아야 할 초심이라 생각한다.

 

PS.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아플 때마다 병원에 가면 된다는 명제를 당연히 여기며 살아왔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열이 나면 늦은 시각이라도 응급실에 달려가 진료를 볼 수 있었고, 그때마다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얼마나 감탄했는지 모른다. 몇 해 전 가족 중 한 명이 희귀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을 때도 국민건강보험의 산정특례제도와 의료 실비를 포함한 보장성 보험이 있어 경제적으로 심각한 부담 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 현직 보험설계사라서가 아니라 매월 내는 보험료가 아깝지 않은 커다란 이유기도 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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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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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뼈아프게 반성 중…보안을 넘어 안보란 생각으로 개선할 것”

최태원 SK 회장 “뼈아프게 반성 중…보안을 넘어 안보란 생각으로 개선할 것”

2025.05.07 11:19:21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SK텔레콤의 사이버 침해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보보호혁신위원회 출범 등을 통해 그룹 보안 체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7일 오전 서울 종로 SK T 타워에서 열린 SKT 일일 브리핑에 참여해 "최근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라며 "SK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통이 부족했고 이 부분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 중이다"며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겠다"라고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현재 혼란을 빚고 있는 유심 교체는 진행하지 않고 유심보호서비스에만 가입했음을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SK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를 재점검하고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그는 "가능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안 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를 위주로 구성된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구성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여태껏 IT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보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라며 "단순한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방이라고 생각이 들며 보안을 넘어 안보라 생각하고 체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최 회장은 "이용자의 형평성, 법적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며 SKT 이사회가 이 사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며 "이사회 멤버가 아니다 보니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라고 답했습니다. SKT는 6일 18시 기준 유심보호서비스 누계 가입자는 2411만명으로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들도 100% 가입이 완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일 시간 기준 유심 교체 누적 이용자는 107만명이라고도 부연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이번 해킹 공격으로 인한 피해나 사고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도 말했습니다. 현재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는 이용자는 로밍 요금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연휴 기간 동안 공항에서의 유심 교체 처리 용량을 3~4배 늘려 진행했으나 그럼에도 출국하는 이용자들에게 불편이 있었던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14일을 목표로 유심보호서비스와 로밍 요금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로밍 요금제를 이용하면서도 서비스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 회장은 오는 8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청문회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청문회에는 유영상 SKT CEO가 출석해 사태에 대한 질의에 답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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