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손비용 감소 및 이자이익 증가 등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감독원(원장 최흥식)이 발표한 ‘2017년 국내은행 경영현황’에 따르면, 2017년 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1조 2000억원으로 전년(2조 5000억원)보다 8조 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오승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해 국내은행은 대손비용 감소와 이자이익 증가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일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원 증가했고, 특수은행도 2조 8000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48%와 6.0%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ROA 0.11%, ROE 1.37%)에 비해 각각 0.37%p, 4.63%p 상승한 수치다.
작년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요인으로는 대손비용 감소와 이자이익 확대 등이 지목됐다. 지난해 대손비용은 7조 2000억원으로 전년(12조 7000억원) 대비 5조 5000억원 감소했고, 이자이익은 37조 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34조 4000억원)에 비해 2조 9000억원 증가했다.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지난 2016년에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특히, 구조조정 관련해 대손비용이 컸던 특수은행의 대손비용이 5조 2000억원 감소했다.
이자이익 상승의 원인은 금리 상승기 예대금리차이 확대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대금리차이는 2016년 1.95%에서 지난해 2.03%로 확대됐고,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도 2016년 1.55%에서 지난해 1.63%로 개선됐다. 단,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은 美 상업은행(3.19%)의 절반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직원 생산성 또한 향상됐다. 2017년 1인당 당기순이익은 1억 1000만원으로 2016년 2000만원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1인당 총자산도 209억 4000억원을 기록해 2016년(194조 7000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와 관련 오승원 부원장보는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과 함께 명예퇴직 등 임직원 수가 감소한 것도 생산성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총자산(은행계정)은 2363조 5000억원으로 2016년말(2268조 1000억원) 대비 4.2%(95조 4000억원) 증가했다. 전년동기(4.8%)에 비해 자산 성장률은 소폭 하락했다.
원화대출 잔액은 1508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5.7%(80조 9000억원) 증가했는데, 기업대출 중에서 대기업대출은 2.6%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7.4% 증가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작년말 660조 4000억원을 기록했으며, 국내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2016년 9.6%→2017년 7.1%)됐다.
이밖에 자본적정성 현황은 BIS기준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이 각각 15.21%, 13.09%, 12.53%를 기록해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총자본비율 0.40%p, 기본자본비율 0.59%p, 보통주자본비율 0.53%p 증가했다.
오승원 부원장보는 이번 실적 개선에 대해 “국내은행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력한 데다, 기업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한다”며 “올해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은행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이자부담 증가로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