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입문을 위한 지상 특강 두 번째 코너. 국내 유일, 국내 최다 12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언론고시카페-아랑>의 운영진의 협조를 받아 아나운서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떨어졌고, 어떻게 탈락의 아픔을 극복했을까요. 사람전문 매체 <인더뉴스>에서 들려드립니다. 새롭게 투입된 이은정 인턴기자가 함께 합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이은정 인턴기자] “나 자신을 파악하고 장점을 깊이 살려나가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모범답안은 없는 것 같아요. 스스로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임현주 아나운서를 만났다. 그는 JTBC를 거쳐 2013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현재는 오전 6시 <뉴스 투데이>를 비롯해 <우리말 나들이> <내 손안의 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서울대 얼짱’으로 통하기도 했다. 이하는 임 아나운서와의 일문일답.
- 아침뉴스 진행하느라 피곤하겠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6시부터 아침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 새벽 2시에 기상한다. 3시쯤 출근을 하면 신문을 보고 앵커 멘트를 수정하며 뉴스 진행을 위한 준비를 한다. 수면시간이 부족할 때가 종종 있어 주말에 컨디션 조절을 하는 편이다. 이후로는 회사 근무를 보거나 운동, 방송진행 구상 등을 한다.”
- 어릴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여장부. 하하하.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일 열심히 하는 똑 부러진 성격이었다. 지금도 공대에서 나를 오빠처럼 따르던 여자 후배들도 꽤 있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긴 했다.”
- 지금의 단아한 이미지와는 안 어울린다.
“그렇지 않다. 어릴 때부터 발표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학교 축제에서도 사회를 맡았다. 지금도 상당히 당찬 이미지라고 자평한다.(웃음)”
- 최종면접도 많이 치른 실력파 수험생에서, 이제는 현직 아나운서 입장인데. 자신만의 카메라테스트 비결이 있다면 귀띔해 달라.
“자신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듣기 좋은 대답을 하기 위해 자신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솔직해야 한다. 상투적인 답변을 피하려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잘 녹여서 말하는 훈련을 권한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배워왔는지 편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다. 또한 자기 확신이 중요하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어떠한 마음가짐과 표정을 보일 것인지를 상상하며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
- MBC만의 특별한 평가 방식이 있다면.
“몇 해 전부터 조금은 특별한 최종면접을 해왔다. 지난해는 미술관을 관람한 뒤 식사를 하는 형식이었다. 각 지원자의 평소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한 면접으로 생각된다. 허를 찔렸다는 느낌이 들었던 질문은 ‘매화의 몇 가지 키워드를 묘사해보라’는 것이었다. 매화의 생김새를 잘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기죽지 않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면서 웃는 모습으로 답을 이어갔다. 면접관들이 기대하는 것은 완벽한 답변보다도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라고 본다. 특히 아나운서는 돌발 상황에 대비한 위기 대처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질문이 들어와도 자연스럽게 답변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탈락의 아픔도 많이 맛보았을 텐데. 가장 아까운 회사는.
“2011년에 떨어졌던 KBS였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졌는데, 어떻게든 합격하고 싶어서 나 자신을 어필하려던 것이 과했다. 무모한 장기자랑도 많이 시도했다.(웃음) 평소의 나는 온데 간데 없고, 과장된 표정과 태도의 지원자만 남아 있었다. 그때 탈락한 뒤로부터는 절대 오버하지 않고 임현주 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 탈락하면 슬럼프가 뒤따라 왔을 텐데.
“나에게는 ‘모범생 같다’라는 질문이 꼬리표처럼 붙었다.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달리 표현하면 개성이 부족하다는 말이 될 수 있다.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눈에 띄고 기준에 없는 색깔의 지원자를 주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범생 같다면 아예 지적인 모습으로 승부하고자 마음을 먹었고, 더 꾸준히 방송진행에 관련된 다양한 공부를 했다. 그게 도움이 됐다고 본다.”
- 지금도 많은 아나운서 지망생들은 탈락으로 고민하고 있다. 조언할 것이 있다면.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평소에 자신감이 차 있다가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날은 한없이 추락하고 낙담했다.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새운 적도 많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단단한 마음을 갖는 것 외엔 답이 없다. 가끔은 본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열정을 갖되 현실적으로 자신을 파악하고 자신이 정말 이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도전을 할 가치가 있는 일인지 판단한 뒤 준비해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라고 본다.”
- 앞으로 당신은 어떤 아나운서가 될 생각인가.
“큰 욕심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며 오래오래 방송을 해나가고 싶다. 또한 아나운서들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말이 있다. 난 경제에 관심이 많다. 경제 쪽에 대한 공부를 심도있게 한 뒤, 경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다. 진행뿐만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참여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