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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사표 쓰고 언론고시 다시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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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y 07, 2014, 10:05:42

[언론고시특강] ㉓언론고시 재수에 대한 불편한 진실

언론계 입문을 위한 지상 특강. 국내 유일, 국내 최다 12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언론고시카페-아랑>의 운영진의 협조를 받아 <인더뉴스>의 청춘 독자들께 촌철살인 언론사 취업팁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아랑카페 운영자] 이번에는 조금 불편하지만,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꺼내본다. 다름 아닌 회사를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언론고시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언론인들과 언론학자, 멘토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를 꺼린다. 어떤 언론사건 나름대로의 역사와 전통, 근성을 갖고 있는데, 신입사원직을 포기하고 다른 언론사에 시험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의 한 후배는 회사를 옮겼다. 이직이 아니라, 사표를 쓰고 아예 신입으로 새로 들어갔다. 후배는 이전에 다니던 언론사가 자신이 생각한 것에 미치지 못해 힘들어 했다. 자신이 꽤 괜찮은 기사를 쓰더라도 인터넷에서 반향도 없고, 독자들에게 전달도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사표를 내는 건 녹록지 않은 일이다. 일단 당장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사라진다. 많지는 않지만 선배들로부터 지도를 받는 멘토링의 역할도 무시할 수는 없다. 선배들에게 훈련을 받으면 자신은 저널리스트로 성장할 수 있지만, 사표를 내는 순간 한 명의 언론고시생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동안 언론계 물 좀 먹었는데 다시 수험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공부를 하는 것도 까마득한 일.

 

하지만, 그는 과감히 사표를 던졌고, 결국 6개월 간의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유수 종합일간지에 합격을 했다. 전화 통화를 했을 때 멘토링을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는 인사치레를 했다. 사실 현직 기자로 몇 달 활동을 했던지라, 필자가 도와준 것은 거의 없었다. 아무리 저널리즘스쿨이나 대학 강의에서 취재와 기사작성을 연습하더라도, 현장에서 욕 먹어가면서 취재를 다시 하고 기사를 작성했던 경험에는 못 미친다.

 

나 역시 저널리즘스쿨과 스터디그룹에서 공부했던 것보다, 모 라디오방송에서 한 달 동안 일했던 게 훨씬 도움이 됐다. 하루에 2시간씩 자면서 매일 10시간 이상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고, 10시간 가까이 취재를 했다. 그런 경험 덕에 수험 현장에서 그 어떤 미션을 받아도 두렵지 않았고, 결국 합격으로 연결됐다.(물론 해당 언론사에는 한 달만에 회사를 그만둬 죄송한 심정이다. 지금도 죄송하다.)

 

아나운서 업계에서는 이런 과정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지역 방송사에서 1년 정도 근무를 한 뒤, 다시 서울에 와서 학원을 다니면서 소위 대형사라 불리는 방송사의 시험을 본다. 수험 현장에서는 지역SO->케이블->지역 지상파->서울 지상파등의 루트를 정형화해 지도하는 강사들도 있다.

 

일부 방송국은 아예 아나운서를 프리랜서 또는 1년 계약으로 변화시킨 지 오래다. 인사조직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채용구조에 있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겠지만, 수험생들은 서울 대형사를 바라보고 회사는 리스크를 줄이려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다.

 

반면, 대형 언론사는 작은 언론사 등에서 재직하던 지원자들이 지원하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 미국의 예를 들면서, 지역 언론사에서 뉴욕타임스로 오는 이야기를 빗대, 자신들의 언론사에 지원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고참 기자들도 있다.

 

물론 인재를 빼앗길 위험이 있는 언론사들의 경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오래 다닐 사람을 주요 평가사항에 두기도 한다. 실제로 언론사 신입사원 최종 면접에 가보면, 절반 정도가 다른 언론사에 몸을 담았거나 합격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채워지는 때가 종종 있다. 실제, 필자의 입사 동기 중에도 다른 곳에서 언론인으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다.

 

그만둬야 하나? 그렇다면

 

계속 다닐 것인가 아니면 그만둘 것인가. 의사결정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 다음 얼마만큼의 공부를 더 할지, 어떤 언론사에 갈지, 자신이 생각한 목표가 실현가능한지 등을 생각한다. 그만두기로 확신이 섰다면 과감히 사표를 내고 B(새로 언론고시 준비)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이전에 공부했던 것의 2배 이상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의지가 약하다면 성급한 사표제출은 말리고 싶다. 사표를 성급히 냈다가 장수의 길에서 고통받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때로는 의지와 실력이 있는데 운이 맞지 않아 계속 합격권 밖에서 맴도는 경우도 있다. 한 지인은 수험생 시절 시험을 잘 보던 사람이었지만, 입사포기 언론사 3, 수습기자로 2주 생활 후 사표 한 곳 등의 결과를 보이다가 결국 언론계를 떠났다. 그는 자신이 바랐던 언론사에는 결국 가지 못하고 재수를 거듭하다가 대학원에 진학해 버렸다.

 

사실, 기자는 그리 폼이 나는 직업은 아니다. 꽤 많은 기자들은 자신이 일하는 것은 전혀 평가받지 않고, 사회적으로 싸잡아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묵묵함을 보상해 주는 것은 자신이 쓴 기사에 대해 독자들이 공감하고 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그 관심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 기자들은 다른 회사로, 더 큰 언론사로 옮기는 것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물론 과도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자들도 있다. 내 아내도 현장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별로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어떤 기자의 팬이다. 이처럼 일반인과 언론계의 시각은 꽤 괴리가 있다. 아니면 내 생각이 잘못 됐거나.

 

다음 글에서는 재수를 하는 현직자출신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는 것, 이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 등에 대해서 다뤄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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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카페 운영자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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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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