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울릉도에 뭐 볼 게 있다고 자꾸 와?”
5년 전 보험영업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울릉도 개척에 나선 김진록 위드재무설계 본부장이 방문 6개월 만에 지역 주민으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퉁명스러운 이 말이 그렇게 고마웠다고.
“보험영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매달 4일 정도는 울릉도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6개월 간 주구장창 인사를 드렸는데도 주민들이 관심을 안 주시더라고요. 왜 자꾸 오냐는 얘기를 듣는 순간 ‘드디어 나를 기억해주시는구나’ 싶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추억이지만 당시 울릉도 개척은 녹록치 않았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배가 울릉도에 정박하지 못해 바다 위에 10시간 이상 떠있기도 했고, 3박4일을 계획하고 들어갔지만 날씨 때문에 10일이나 갇혀 이후 일정을 모두 망친 적도 있다.
그래도 그는 매달 울릉도로 발길을 옮겼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듯 마을 주민들도 차츰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이제는 울릉도에 가면 밥을 사먹을 일이 없을 정도로 주민들과 가깝게 지낸다.
또 지역 내 축구리그에도 참여하고 1년에 한 번씩은 다문화가정, 초임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금융세미나를 열면서 주민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울릉도에서만 500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주민 20명 중 1명은 김 본부장 고객인 셈이다.
포항 토박이인 김 본부장이 아무 연고도 없는 울릉도로 개척영업을 나서게 된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보험영업을 시작한 자신을 마땅치 않게 여기는 지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4년 간 토목 엔지니어로 일했다. 전공이 잘 맞아 재학 중에는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보험 일을 하겠다고 하자 부모님은 물론 주변 친구들도 심하게 반대했다.
“술자리에서 한 친구에게 ‘너희 아버지가 그렇게 고생해서 가르쳐놨더니 결국 한다는 게 보험쟁이냐, 너도 별 볼일 없구나’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아직도 가슴 속 한 켠에 남아 있을 정도로 큰 상처를 받았던 순간이었죠.”
곱지 않은 시선을 버티기 어려웠던 김 본부장은 대안으로 무연고지에서의 개척영업을 택했고, 그 첫 타깃이 울릉도였던 것이다. 이후 제주도, 백령도 등 연고가 없는 도서·산간 지역을 찾아 다니며 개척해 나갔다.
이렇게 5년 동안 꾸준히 보험영업을 이어가다보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인들도 조금씩 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꾸준히 일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는지, 처음에 반대했던 분들 대부분이 지금은 제 고객이십니다.”
김 본부장은 보험영업에 지름길은 없으며 ‘꾸준함’이 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본부장이 된 지금도 직원들과 포항에서 강원도쪽으로 이어진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며 영덕, 영해, 울진 등 낯선 지역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설계사는 각자 뜨거운 열정으로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열정이 꾸준히 유지되는 분은 많지 않더라고요. 지금 하시고 있는 일이 잘 안 풀린다면 초심을 다시 한 번 새겨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