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7월부터 본격화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국내 수입차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브랜드의 대표 격인 렉서스의 판매량은 전달 대비 25% 가까이 급감한 반면, 독일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는 7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 입지를 강화했다.
5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가 발표한 7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토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는 982대 팔리는 데 그쳐 전달 대비 24.6% 감소했다. 다만, 전년 동월(741대)과 비교하면 32.5% 증가했고, 전달에 이어 시장 3위도 유지했다.
렉서스를 비롯해 국내 판매되는 모든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장 6위를 기록한 토요타(865대)는 37.5%, 혼다(486대)는 2.41%, 닛산(228대)은 19.7%, 인피니티(131대)는 25.1%씩 전달보다 줄어들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무려 7345대나 판매돼 전달 대비 10.8%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22.9%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는 같은 기간 6754대에 그친 한국지엠을 600대 가까운 격차로 제쳤다. 또 다른 국산차업체인 르노삼성(8308대)도 메르세데스-벤츠와 1000대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시장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외하면 지난달 수입차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의 총 판매량은 총 1만 9453대에 머물러 전년 동월 대비 소폭(0.3%) 늘고, 2만대를 넘겼던 전년 동월보다 5.2% 줄어들었다.
2위 BMW는 전월 대비 14.1% 증가했지만 여전히 3755대에 머물렀고, BMW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는 906대를 기록해 오랜만에 시장 4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볼보(866대), 토요타(865대), 포드(762대), 지프(706대), 폭스바겐(544대), 랜드로버(527대) 등이 뒤를 이었다.
차종별로 보면 7월 판매 톱 10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가 6자리를 독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E300은 1295대로 전체 1위에 올랐고, E300의 사륜구동 모델인 E300 4매틱(1143대)도 2위를 차지했다. 두 모델을 더한 E300의 총 판매량은 2438대에 달한다.
또 메르세데스-벤츠의 E220d 4매틱(617대)은 4위, GLA 220(523대)은 7위, CLS 400d 4매틱(497대)은 9위, E220d(482대)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메르세데스의 중형세단인 E클래스가 국내 수입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모양새다.
렉서스의 ES300h는 일본 불매운동에도 657대가 팔려 3위를 기록했고, BMW 520(616대)은 5위에 올랐다. 또 폭스바겐 아테온(544대)은 6위, BMW 530 X드라이브(518대)는 8위를 기록했다. “SUV 비중이 높아지는 국산차 시장과는 달리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세단이 강세를 보인 셈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7월 수입 승용차 시장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확보 및 신차효과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휴가철 진입과 일부 브랜드의 감소세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