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ㅣ올 봄 마트에서 자취를 감췄던 꽃게가 1년 만에 돌아왔다.
이마트는 꽃게 금어기 해제 다음날인 22일부터 햇꽃게 판매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전국 80개 점포에서는 수조에 저장한 활꽃게를 3마리에 9900원에 판매하며, 나머지 점포는 빙장꽃게(얼음과 포장한 꽃게)로 마리당 30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올해 가을 햇꽃게의 신선도 강화를 위해 수조 판매 방식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수조 판매는 주로 랍스터, 대게 등 고급 어종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수산물을 활어차로 유통하고 산채로 판매하기 때문에 최적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판매 방식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는 일반적으로 톱밥꽃게나 빙장꽃게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해 왔다”며 “올해에는 상품의 신선도 강화를 위해 수조에 넣어 판매하는 활꽃게를 주력 상품으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 가을에는 전년보다 꽃게 생산량이 증가해 꽃게 판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여름 잦은 비로 인해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민물이 증가하면서 연근해 어장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수온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꽃게 생산량이 적었던 작년에 비해 올해에는 각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꽃게 치어 방류사업의 규모 역시 더욱 커져 꽃게 개체수가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꽃게 생산량이 최근 10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가을 꽃게 판매가 어려웠는데, 올해 꽃게 생산량 증가 전망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활꽃게를 판매하는 것은 약 1년만이다. 봄 꽃게 제철인 지난 5~6월 꽃게 어획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면서 시세가 크게 올라 판매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꽃게 생산량은 정점을 찍었던 2010년 이후 매년 내리막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3만 3193톤이었던 연간 꽃게 생산량은 8년 만에 3분의 1 수준인 1만 1770톤으로 감소했다.
풍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던 2017년에도 전년 대비 어획량은 증가 했지만 과거 꽃게 생산량이 2~3만톤을 넘던 시절에 비해서는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대형마트에서 처음으로 활꽃게 판매를 포기할 정도로 꽃게 시세가 급등하기도 했다. 전년 대비 꽃게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해양수산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어업생산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꽃게 생산량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봄철 서해 바다의 수온이 평년 대비 약 1℃ 낮아 연안으로 올라오는 꽃게의 개체수가 크게 줄면서 어장 형성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올 5월 꽃게 시세는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수컷 활꽃게 상등급 시세는 1㎏당 2만 333원으로, 2015~2018년 5월 평균치인 1만 244원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이처럼 꽃게 시세가 치솟자, 알이 꽉 차고 살이 오른 암꽃게를 맛볼 수 있는 꽃게 제철인 4~5월 이마트에서는 활꽃게 판매를 포기하고 전년도에 비축해놓은 냉동꽃게로 판매를 대체했다. 21일 0시를 기점으로 꽃게 금어기가 끝나고 꽃게 어획이 시작되면, 대형마트는 1년 만에 활꽃게를 고객들에게 판매하게 되는 셈이다.
이상훈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꽃게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올 봄 신선한 활꽃게를 맛보지 못한 소비자들이 가을 햇꽃게 풍어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이마트는 더욱 신선한 활꽃게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수조 판매 방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