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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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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30, 2014, 17:09:14

나에게 보험이란_⑪ 연애소설가 지망생 강백준

 

[연애소설가 지망생 강백준] 2011.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돌이켜보면 이제 겨우 3년 남짓 지났을 뿐이지만 내가 살아온 30여년의 삶은 그 전과 후로 구분해야 할 것만 같다.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감정이 무뎌진다 한들 지금의 나는 결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반강제적으로 인생 2막을 선언하게끔 했던 두 개의 사건들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시작은 모두 병원이었다.

 

빨간 두 줄이 선명하게 그어진다.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결혼을 했지만 자녀 계획은 딱히 없었다. 임신테스트기의 오작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반신반의로 찾아간 산부인과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난 얼떨결에 아빠가 되었고, 선물 같은 기분에 취해 몇 달이 꿈같이 지나갔다. 아직 만나지도 못한 그 아이를 대상으로 수많은 다짐과 약속을 하며 내일을 기다렸다. 온 가족의 웃음이 늘어만 갔다. 적어도 그 날 전까지는.

 

어떻게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는지 아직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어머니가 울면서 전화를 주셨고, 나도 반쯤은 울먹이면서 부하 직원들한테 설명을 했다. 저기. 우리 아버지가 암 말기 진단을 받으셨대. 나가봐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입원실의 공기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었다. 뭐 이런 걸로 하던 일까지 멈추고 왔냐고 어깨를 토닥거리시는 아버지의 손길이 너무 아렸다. 담당의가 나를 따로 호출한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가족들이 마음에 준비는 하셨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어찌나 야속하던지 잠시 그를 노려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슬프고 기쁜 날이 1년가량 이어졌다.

 

슬픔과 고민이 지친 현실이 되어 갈 무렵, 아버지가 그 어떤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용주의라고 표현해야 할 지 지나친 자신에 대한 과신이라고 봐야 할 지 모르겠으나, 아버지는 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잘 못 느끼셨다. 평소에도 술을 드시면 우리 아들이 내 보험인데 무슨 보험을 드냐고, 목돈을 남겨 놓으면 그만이라는 농담을 하시곤 했다. 농담으로 시작한 그 한 마디가 화살이 되어 가정 경제에 부담으로 다가올 줄은, 누구도 몰랐다. 그래도 이제와 생각해 보면 당신 말이 맞았던 것도 같다. 힘들 땐, 가족이, 가족의 사랑이 곧 보험이니까. 그 힘으로 힘든 시간들을 버틸 수 있었으니까.

 

사실 아버지가 되고 보니, 아버지가 되는 길에 대해 아버지한테 물어볼 것이 너무 많았다. 우선. 아이 이름이 그 시작이었다. 아버지의 입원 시기쯤 해서부터 현대식 이름을 고집하는 나와 조금 더 진중한 이름을 원하시는 아버지 사이에 묘한 기류가 일었다. 십대 시절부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모조리 하고야 말았던 지라, 승리(?)에 대해 별반 의심은 없었다.

 

그러던 나지만 아버지 첫 수술을 마치고 나서 모두에게 선언을 했다. “아버지 뜻대로 아이의 이름을 짓고 싶어요.” 그 이름이 작은 응원이 되고 희망이 되고 보험같이 든든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 희망은 아버지 첫 수술 얼마 후에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그 아이는 세상에 누구보다도 다부진 발걸음을 성큼성큼 내딛고 있다.

 

어느덧 세 돌을 앞둔 아이 앞으로 각종 보험을 들어주며, 나도 최근 이런 저런 보험들을 정리했다. 필요한 항목들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따져봤다. 사랑이 최우선이지만,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니까.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들을 보며 만일을 위한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불러왔다. ‘부자라도 된 것 마냥이라는 표현을 쓰려는데 이미 난 부자인 것도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아버지가 내게 든든한 보험이었듯이, 나도 내 아들에게 산처럼 커다란 보험이 되어 주고 싶다. 부자란 자고로,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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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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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

2024.07.05 13:09:11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나이 좀 먹었다 생각했는데 젊다고 하니 당황스럽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 두번째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전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전날 지명된 뒤 인사청문회 준비차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입니다. 1971년생인 김병환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역대 가장 젊은 금융위원장으로 기록됩니다. 1958년생인 김주현 현 위원장과 비교하면 열 살 이상 차이가 납니다. 김 후보자는 관련 질문에 "현재 기재부 1차관으로 대부분의 실장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 차관 역할 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그런 문제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융위-금융감독원의 향후 관계설정에 대해선 "차관으로 있을 때도 금감원과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제도적으로 협력하고 함께 가야 한다.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핵심측근으로 평가받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민감한 금융권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공개발언을 쏟아내면서 세간에서는 금융위-금감원의 기관간 위상이 뒤바뀌었다는 촌평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관계인 이복현 금감원장에 대해 "대학 다닐 땐 잘 몰랐다. 경제금융비서관 하면서 금감원장과 업무협의를 많이 했고 호흡도 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과 질의응답 전 모두발언을 통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금융시장 리스크로 ▲부동산PF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 ▲가계부채 전반 ▲2금융권 건전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금융은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부분이 있다"며 "부채 총레버리지 비율이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고 외부충격이 왔을 때 시스템 전이로 이어지는 등 경제성장에 제약요인이 될 수 있어 부채에 의존하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기가 대출수요를 자극하고 부동산시장 띄우기를 초래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2개월 연기한 것뿐으로 부동산시장을 부추긴다는 것은 너무 과한 해석"이라며 "(2단계 스트레스 DSR 연기는) 부동산PF도 점검해야 하고 8~9월 점검내용이 나오는 만큼 상황을 좀 보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과 관련해선 폐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으로 금투세를 담당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나 기업과 국민이 상생하는 측면에서 볼 때 금투세를 도입하는 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두고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과실을 주주에게 나눠서 기업과 소액주주가 같이 성장하는 취지와 목적이면서 자본시장 활성화나 기업이 자본을 원활하게 조달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추진의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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