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한국과 인도가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5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만들지만 내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 무궁무진한데요. 현대·기아차는 이미 인도에서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수소전기차 등 미래 친환경차 부문에서 더욱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한국과 인도의 각 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산업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한국 측 정만기 회장, 지민철 책임위원과 인도 측 라잔 와드헤라, 라제시 메논 등이 참석했습니다.
두 협회가 손을 잡은 이유는 최근 자동차 분야에서 양국간 산업협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협회 차원에서 협력체계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 총회 참석을 계기로 MOU를 체결했습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는 이미 인도에서 연간 70만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9개 모델이나 만드는 현대차는 내수 2위, 수출 1위 기업으로 성장했는데요. 특히 올해 기아차가 30만대 규모의 새로운 투자를 단행하면서 현대차그룹은 100만대 이상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됐습니다.
인도의 자동차 산업도 꾸준히 한국에 진출해왔는데요. 지난 2004년 타타 그룹이 대우 상용차 부문을 인수했고, 2010년엔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협력 기반이 강화됐다는 평가입니다.
정만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10년간 인도자동차 산업은 2배로 성장하면서 이제는 시장크기 세계 제4위, 생산규모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했다”면서도 “인구 1000명 당 자동차 보급대수는 22대에 불과해 성장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017년 인도정부가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부터는 전기동력차 판매만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는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의 협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양국 협회는 ▲자동차시장 동향 ▲세제 및 관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WP29 등 자동차 안전기준 국제조화 ▲연비, CO2, 배출가스, 소음, 재활용, 연료품질 등 환경 정책 ▲자동차 안전 관련 신기술 적용 ▲커넥티드카 및 자율자동차(CAV) 정보교류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대체연료차(AFV)에 대한 정보교류 등 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특히 정 회장은 OICA 총회 참석에 앞서 인도 첸나이의 현대차 공장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인도 현지공장의 높은 생산성의 원인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습니다.
첸나이 공장은 자동차 1대를 만드는데 17시간이 소요되지만, 현대차 울산공장 등 한국은 26.8시간에 달한다는 건데요. 이는 양국 공장의 노동유연성 차이 때문이라는 게 협회의 분석입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한국의 경우 파견근로 원칙적 금지, 엄격한 주당 52시간 근로시간 제한, 차종별 유연생산 어려움, 최저임금 급속인상, 노사갈등 등으로 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위축이 우려된다”며 “일자리 확대를 위한 생산유연성 확보, 임금과 노사관계 안정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번 OICA총회에서는 협회의 지민철 책임연구원이 한국의 수소전기차 현황과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한국의 수소전기차 관련 노하우를 공유해달라는 게 발표의 핵심입니다.
수소전기차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운행 중 대기의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데요. 독일, 벨기에, 인도 등 각국 관계자들은 수소전기차의 장점에 주목하는 한편, 한국이 수소차 분야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에 감사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