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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붕괴 위험' 아파트 다시 가보니...“여기가 2020년 서울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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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06, 2020, 06:03:00

수도관 노후로 녹물 나오고 벽에 오물 새
비용 부담에 보수 포기...지자체 '예산 부족'

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작년 10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한국시설안전공단에 의뢰해 받은 ‘최근 4년간 제 1·2·3 종 시설물 안전등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건축물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 D(미흡)나 E(불량) 등급을 받은 건축물은 전국에 총 241개 있다고 합니다.

 

발표 당시 서울시 아파트 단지 29개동도 목록에 포함돼 매스컴의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붕괴 위험’이 우려될 정도로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철거, 보수·보강 등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는 건데요.

 

이에 서울시는 강화된 정기안전점검 계획을 수립하고, 매월 외부 전문가와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4개월이 지난 지금, 이들 아파트는 어떤 상태일까요? 당시 목록에 있었던 아파트 단지 두 곳을 《인더뉴스》가 찾아가봤습니다.

 

 

"시설 보수에 쓰라고 147억원 모아놓고 녹물을 마셔야 한다니..."

 

3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선 수도관 배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1979년 준공된 이래 41년 만의 첫 상수도관 공사입니다.

 

이날 만난 은마아파트 반상회 소장은 “현재 1, 2, 3, 5동의 13개 배관라인을 공사하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이들 세대에 녹 없는 물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감격스럽게 말했습니다.

 

매매가가 최고 23억원인 아파트에서 수도관 교체가 주민 숙원 사업이라니. 일견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이곳 주민들이 녹물로 고통을 호소한 것도 벌써 십수년 째입니다.

 

은마아파트 녹물 문제는 2009년 이미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됐음에도 시정되지 않아 작년 3월 주민 200여명이 시청 앞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수도관 공사가 진행 중인 한 세대의 주민은 기자에게 자기 집에 있던 수도관이라며 낡은 관을 건넸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관 내부에 누런 녹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배관 겉을 잠시 잡은 손에는 녹 부스러기가 잔뜩 묻어났습니다.

 

 

 

“은마아파트는 이미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노후가 매우 심하고 보수가 시급한데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해도 관리사무소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용부분 보수에 쓰라고 주택 소유자들이 모아놓은 ‘장기수선충당금’ 147억원 중 27여억원을 2014년 사용계획서의 예산으로 잡아놓고도 공사 집행을 안했다.”(반상회 소장)

 

이곳에 모인 주민들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로 부정선거를 들었습니다. 2014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동대표 A씨가 관리사무소 관리과장 B씨와 공모하고 선거인명부와 투표용지를 조작해 C씨를 당선시켰다는 건데, 실제로 A, B 두 사람은 은마아파트 주부들의 고발을 통해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반상회 공용 공간에 방문한 한 주부는 "이렇게 특정 집단이 입주자대표회의를 장악하다보니 주민들 의견이 회의 안건에 상정되지 않거나 상정 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왔던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소란을 겪은 후 은마아파트는 수도관 공사가 시작되고 노후된 콘크리트 벽면에 고드름처럼 콘크리트 덩어리가 자라는 ‘석순’을 공사로 걷어내는 등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반상회 소장은 “유모차나 휠체어가 지나는 길인 경사로가 없는 아파트 동이 많다. 노인이나 장애인 거주자들은 휠체어를 탄 채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이 있다. 또 단지 내 7만평 부지에 CCTV가 한 개도 없어 차량 훼손이나 범죄 발생 시 추적할 방법이 없다. 지난 녹물의 사례처럼 보다 살기 좋은 은마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빗물이 새서 이주했습니다...배수관이 헐어 벽과 바닥에 오물로 얼룩이 졌어요

 

 

D등급인 은마아파트는 충당금으로 일부 해결이 됐지만 E등급인 영등포구 신길동 남서울아파트의 현실은 절망적이었습니다. 한두 문제를 고쳐서 해결이 안될 정도로 시설이 노후된 탓입니다.

 

4일 방문한 남서울아파트는 1974년 준공된 이래 지금까지 46년의 역사를 나타내듯 건물 외벽의 콘크리트가 가뭄의 논처럼 쩍쩍 갈라지고 내부 공용부분에는 석순이 자라 있었습니다. 단지를 둘러싼 담장은 작년에 한번 무너져 영등포구청의 지원으로 다시 쌓아올린 건데 또 붕괴될까봐 차량 접근을 금하는 팻말이 있었습니다.

 

5층 옥상 문은 녹이 슬고 뒤틀려 문틀과 맞지도 않았습니다. 문이 안 닫혀 바람이 불면 덜컹거리고 쾅쾅 부딪히는 굉음이 1층까지 들렸습니다. 주민들은 임시방편으로 손잡이에 비닐 끈을 묶어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옥상은 에폭시는 다 파손됐고 갈라진 바닥에 이끼가 자랄 지경입니다.

 

주민들이 전한 말에 따르면 내부 환경은 더 처참했습니다.

 

“하수도관이 다 헐어 배관이 지나가는 벽은 오물로 인한 얼룩이 진다. 지하 정화조에서 오물이 역류해 1층 계단에 넘친 적도 있다. 상수도는 주민들이 돈을 모아 수도 오염이 심각한 동부터 옥상 물탱크를 해체하고 직결 급수 방식으로 바꿨다. 그러나 하수도 막힘, 결로, 누수 등 다른 문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남서울아파트 주민)

 

 

일대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한 부동산업자는 “남서울아파트의 주거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이제 왠만한 누수는 그냥 참고 사는 지경이다. 5층은 옥상 균열 때문에 빗물이 샐 정도다. 지난해 어떤 집주인분은 누수를 견디다 못해 세입자를 구하기도 전에 집을 비우고 나가기도 했다”고도 전했습니다.

 

한두 군데 고쳐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보니 빨리 재건축을 해달라고 재건축추진위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위원회에 독촉하기도 합니다. 남서울아파트는 신길10재정비촉진구역에 속해있는데요.

 

이곳 주택재건축정비사업위원회 관계자는 “한 달에 한번 정도 하자를 호소하는 주민의 전화가 온다. 우리가 하자를 담당하는 기관은 아니라 난감하지만 오죽했으면 그러겠나. 그래도 건축심의인가가 빨리 떨어져 이르면 내년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사업시행 인허가, 관리처분 인허가 등 지난한 과정이 남은 만큼 주민들이 실제로 이주하려면 수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재건축만 바라보고 기다려야 하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오래된 아파트 중 이렇게 환경이 열악한 곳은 이 곳만이 아닐텐데요. 시설물안전법상 제1·2·3종 시설물에서 누수, 부식 등 중대결함 발생 시 관리주체는 2년 이내 보수하고 3년 이내 완료해야 합니다.

 

그러나 각 아파트의 관리주체인 관리사무소에서 동원할 예산이 부족하면 주민들은 곰팡이가 피고 오물이 역습하는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지자체에서 보수 비용 일부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예산이 넉넉치 않아 문제입니다.

 

영등포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각 아파트 단지별로 시설보수 사업을 할 때 구청에 접수하면 우리가 검토 후 지원금을 보낸다"라며 "전체 비용 중 아파트가 50%, 자치구가 30% 를 협력하는 식의 매칭사업인데 사업의 내용에 따라 부담 비율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구청의 구비 지원 외에 단지에서 확보한 자비가 너무 부족하면, 특히 노후된 아파트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은 구비로 지원해도 돕기 어렵다"며 "예산이 넉넉하면 다 해주고 싶지만 영등포구에만 아파트 180개 단지가 있고 다 같은 공동 주택인데, 특정 아파트가 노후됐다고 예산을 더 투입하면 다른 단지에서 형평성을 지적할 수 있어 난감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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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기자 silentrock@inthenews.co.kr


SK하이닉스, 차세대 모바일 낸드 솔루션 ‘ZUFS 4.0’ 개발

SK하이닉스, 차세대 모바일 낸드 솔루션 ‘ZUFS 4.0’ 개발

2024.05.09 10:43:17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SK하이닉스[000660]가 온디바이스(On-Device) AI용 모바일 낸드 솔루션 제품인 'ZUFS(Zoned UFS) 4.0'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온디바이스 AI는 물리적으로 떨어진 서버의 연산을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스마트폰 기기가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하도록 해 AI 기능의 반응 속도는 빨라지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기능도 강화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ZUFS는 플래시 메모리 제품인 UFS의 데이터 관리 효율이 향상된 제품입니다. 스마트폰 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공간 구분 없이 동시에 저장했던 기존 UFS와 달리 여러 데이터를 용도와 사용 빈도 등 기준에 따라 각각 다른 공간에 저장해 스마트폰 OS의 작동 속도와 저장 장치의 관리 효율성을 높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장시간 사용 환경에서 스마트폰 앱 실행 시간을 기존 UFS 대비 약 45% 향상시켰으며 저장 장치의 읽기, 쓰기 성능이 저하되는 정도가 UFS 대비 4배 이상 개선됨에 따라 제품 수명도 약 40% 늘어났다고 덧붙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ZUFS 4.0은 모바일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는 데 최적화된 메모리반도체로 업계 최고 성능 구현을 통해 HBM으로 대표되는 초고성능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AI 메모리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AI 붐이 도래하기 전인 2019년부터 고성능 낸드 솔루션에 대한 시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협업해 ZUFS 개발을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에 제공한 초기 단계 ZUFS 시제품을 바탕으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규격에 적합한 4.0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올해 3분기부터 ZUFS 4.0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으로 양산 제품은 향후 글로벌 기업들이 내놓을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들에 탑재될 예정입니다. 안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 개발에 집중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고성능 낸드 솔루션을 적시 공급하는 한편,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1등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위상을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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