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인터넷 공룡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최근 사실상 대출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에 금융업을 주도해 왔던 4대 금융지주사의 행보에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년 전 금융업 대장주인 신한지주 시가총액 규모에도 못 미쳤던 네이버는 현재 4대 금융지주사의 시총 총합을 넘어선 상태다.
◆ 4대은행 시총 총합보다 커진 네이버..금융업 속도 낼까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해 7월 네이버파이낸셜 분사 계획을 처음 발표했는데, 당시 네이버 시가총액은 20조 3500억원 규모였다. 반면 4대 금융지주사(신한·KB·하나·우리)의 시총은 총 61조 1600억원에 달했다. 당시 대장주였던 신한지주의 시총(21조 7400억원)만으로도 네이버를 앞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7월 30일 기준) 네이버 시가총액은 48조 29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반면 4대 금융지주는 총 45조원 수준으로 1년새 26% 정도 감소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8일 사실상 대출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네이버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의 단골 고객 비중과 평판 등 비금융 정보로 신용등급을 매긴 뒤 제휴사인 캐피털사를 통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로써 올 하반기 중소상공인을 위한 최저 금리 연 4%대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놓으며 금융업 진출을 한층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에서 “신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로 분류돼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운 중소 상공인을 위해 한도 높은 사업자 대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적용해 오프라인 매장이 없고 매출이 많지 않은 소상공인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격차 더 벌어질 수도..‘금융은 규제산업’ 제약있을 수밖에”
이로 인해 네이버와 4대은행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들어서도 50% 이상 뛴 네이버 주가는 지난 10일 30만원을 넘어서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전거래일 대비 0.68% 올라 29만 4000원에 안착했다.
이에 반해 4대금융지주사는 모두 코로나 여파로 저점을 찍은 뒤 연초 주가 수준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대장주인 KB금융은 올해 들어서만 24% 이상 빠졌고, 저점(3월 19일)대비 39%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NAVER는 117% 이상 점프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업계가 대표적 규제산업이다보니 네이버처럼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에는 환경적으로 받쳐주지 못한다”며 “다만 네이버의 행보를 모니터링하며 우리 업계에서도 필요한 부분은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