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당초 전문가들의 기대를 뛰어 넘는 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5000만회 투여분의 백신이 개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 참가자 4만 3538명 중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90% 이상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알렸습니다. 이는 외부기관인 '데이터 감시위원회'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 결과에 대해 내놓은 중간 결과입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했는데요. 백신 효과는 두 번째 백신 투여로부터 7일 후, 첫 번째 투여일로부터는 28일 후에 나타났습니다.
백신을 2회 투여한 참가자 중에서는 감염률이 10% 미만이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화이자는 몇 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기대보다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는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주는 일반 독감 백신보다 두 배 가량 높고 93%인 홍역 백신에 맞먹는 수준인데요.
이날 CNBC방송에 따르면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코로나19 백신을 기대해왔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보다 낮은 50∼60% 정도만 효과적인 백신도 괜찮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감염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병원 수용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경제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며 "전세계에 이 글로벌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고 자평했습니다.
화이자는 11월 셋째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미 정부와 과학계는 내년 상반기 중 화이자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올해 안에 총 5000만회 투여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제조할 전망입니다.
이 전망이 실현될 경우 코로나19 중국 첫 발병 후 12∼18개월만에 백신이 나온 것으로, 이는 세계 백신 개발사에서 최단 기록을 경신하게 됩니다. CNBC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단기간에 개발된 백신은 지난 1967년 4년여 만에 승인된 볼거리 백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