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법정 최고금리가 내년 하반기부터 24%에서 20%로 낮아집니다. 정부는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저신용자 대상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하는 등의 부작용 완화 조치방안을 함께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6일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당정은 이자경감 효과와 금융이용축소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4%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확정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인하 배경에 대해 “금융권 부실률, 제도권 금융 대출 탈락률 등을 고려해 인하율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결과 20%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금이 최고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20% 초과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올해 3월 기준) 중 87%인 208만명의 이자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인하로 예상되는 이자 경감효과는 매년 4830억원에 달합니다.
최고금리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주도해온 방안입니다. 문 대통령 재임기간 중인 지난 2018년 2월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한차례 인하된 바 있습니다.
상환능력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은 이번 인하 방안으로 경감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행 이후 진행되는 새로운 계약에 인하된 금리가 적용되지만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인하 때도 연 24%가 넘는 고금리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 대상으로 대환상품을 만들었다”며 “최고금리가 인하된 것을 감안해 대환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고, 금융사랑 금리조정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최고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저금리를 낮추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대출심사가 깐깐해져 신용등급이 낮은 취약계층이 대출을 받기 더 힘들어진다는 겁니다.
결국 대출을 받지 못한 금융소비자는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최고금리 인하 당시 대부업 이용자는 177만 7000명으로 2017년 대비 28.14% 줄었고, 정부가 이 시기에 추정한 불법사금융 유입규모만 4~5만명입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민간금융 이용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20% 초과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소비자 중 이자 경감을 받지 못하는 나머지는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향후 3~4년에 걸쳐 민간금융 이용이 축소되고 저신용자 중 일부는 불법사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병행됩니다. 민간금융 이용이 어려워진 차주를 구제하기 위해 햇살론 등 연간 2700억원 이상의 정책서민금융이 공급될 계획입니다. 취약·연체차주에 대한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도 강화됩니다.
불법사금융 근절조치를 추진해 피해구제도 확대될 방침입니다. 불법사금융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불법광고 등을 차단하는 ‘범부처 불법사금융 대응TF’도 단속 범위를 강화합니다. 채무자대리인·소송변호사 무료지원 등 금융·법률·복지 서비스도 지원합니다.
저신용·고금리 금융업권 경쟁력 제고 방안도 시행합니다. 당정은 저신용 서민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공급하는 모법업체에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시행된 금리인하와는 다른 변수로 코로나19 장기화와 금융권 연체율 증가에 대한 우려를 꼽았습니다. 이러한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하는 향후 시장여건이 변해도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된다”며 “시행령 개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 등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